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같은 처지다.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했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02년 대우자동차를 샀다. 둘 다 외국 자본을 대주주로 둔 국내 공장이 됐다. 자동차 자체 개발 역량을 갖고 있었지만 두 회사의 기능은 점차 ‘한국 내 생산…
2013년경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맡고 있을 때의 일이다. 몇몇 청와대 직원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검진센터에서 줄을 서 있는데, 조 비서관이 들어간 위내시경 검진실에서 고성과 폭언이 문틈으로 새 나왔다. 순서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무슨 싸움이 …
1976년 지미 카터 전 조지아 주지사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 때 인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2%였다. 그의 어머니가 “대통령(President)에 도전하겠다”는 아들의 말에 “어떤 협회장(president) 선거에 나서느냐”고 되물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미국 주류 정치…
포르투갈은 관광업계에서 ‘운이 없는 나라’란 얘기를 듣는다. 뛰어난 전통 건축물과 자연경관을 갖췄지만 세계적인 관광대국인 이웃 나라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에 비해선 규모와 명성에서 뒤처진다. 유럽의 서남쪽 끝에 있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약점이다. 불리한…
“그곳 사람들은 다들 웃고 있더라. 그제야 내가 잔뜩 화난 사람 같다는 걸 깨달았어.” 하와이로 휴가를 다녀온 친구가 말했다. 쌓인 업무를 간신히 처리하고 기진맥진해서 비행기를 탔단다.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는 걸 몰랐는데 웃고 있는 현지인들을 보니 자신이 평소에도 화난 듯한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메달 전망을 내놨다. 대부분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는 유연성-이용대 조가,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는 김우진이 금메달을 딸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이 조는 8강, 김우진은 32강전에서 탈락했다. 물론 사격의 진종오(50m 권총)처럼 맞힌 것도 …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A 씨는 2주 정도 남은 8월이 ‘뚝딱’ 하고 쏜살같이 지나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3학년을 맡은 교사라면 대부분 그럴 것이다. 다음 달 각 대학의 수시전형 원서접수를 앞두고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 입력을 완료해야 해서다. 최근 수시에서 학생부 중…
청년수당 때문에 주목을 못 받았지만 눈길 가는 청년 정책이 하나 있다. 서울시의 ‘희망두배 청년통장’과 경기도의 ‘일하는 청년통장’이다. 일하는 저소득층 청년들이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관이 돈을 더해 주는 식으로 자산을 불려 주는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3년간…
최근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부산행’. 영화 속 주인공 석우(공유)는 고객 돈을 대신 굴려주는 펀드매니저다. 파산시켰어야 할 회사를 ‘작전’으로 살려내고, 시장 정보가 부족한 개미(개인투자자)들에게 뻔뻔하게 손실을 떠넘긴다. “우리 아빠 펀드매니저예요”라고 자…
“한 사람의 영혼이 파괴되는 학대 현장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 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그 셋 중에 하나만 없어도 불행은 일어나지 않아.” “수많은 방관자 중에 단 한 명만이라도 눈을 떠준다면 한 사람의 영혼이 완전히 파괴되는 일은 없을 거야.” 이는 작년에 방영…
지난달 15일 터키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 소식은 한가롭던 주말을 떠들썩하게 했다. 쿠데타 진압 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군부 숙청과 법조·언론인 탄압은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하지만 정작 놀랄 일은 사람들이 쿠데타에 정신이 없어 놓친 부분에 있다. 터키에 배…
“나는 갔다 올래요. 그런 것 무서워서 못 하나, 국회의원이?” 국회의원들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격려 방문 비용을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합당한지 묻자 돌아온 한 야당 의원의 답변이었다. 리우 올림픽에 가려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은 모두 8명. 나머지 …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학 시절이던 1965년 폐결핵을 앓았다. 활동성 폐결핵은 기침으로 전염되지만 약을 일정 기간 먹으면 완치된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난 뒤 폐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그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2009년 12월 폐의 상태가 심각해져 3분마다 기침을 했다”…
국토교통부의 한 사무관은 최근 6개월 동안 틈만 나면 서울 서초구의 공인중개사무소를 들락거렸다. 업무시간에 집을 보러 다닌 건 아니다. 부동산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해 달라고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전자계약시스템은 중개사무소에서 종이로 작성, 날인하던 부동산 매매·임대 계약을 태블릿PC, …
“난 배 째라는 놈은 진짜 째준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우병우 부장검사는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2008년 10월경 한국교직원공제회 관련 수사로 검찰에 불려온 과장급 A 씨는 “주요 투자 결정을 내가 다 했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절대 윗선을 불지 않겠으니 할 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