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영화를 담당할 때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배우 품평을 하던 영화기획사 대표가 말했다. “좋은 배우의 얼굴에는 드라마가 있어요.” 깎은 듯, 아니면 깎아서 잘생기고 예쁜 배우는 많다. 그러나 좋은 배우라면 얼굴에 삶의 희로애락과 기승전결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이 작품은 뭘 의미하는 거지? 색채의 특징은 뭐야?” 최근 관람한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전(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한 여성이 여중생으로 보이는 딸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 내고 있었다. 딸은 굳은 표정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은 후 약간 주눅 든 …
‘헬조선’ 안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밖에선 한국을 부러워하고 따라하려는 나라들이 적지 않다. 특히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 사이에 ‘한국 워너비(Wannabe·닮고 싶어 하는) 현상’은 뚜렷하다. 이 나라들은 경제·산업은 물론이고 건강보험, 환경오염 물질 관리, 교통인프라 …
“이 책은 위기 이전과 진행 도중 및 이후에 결정한 선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든 선택 대안이 유망해 보이지 않았는데도 선택을 해야만 했던 금융위기 당시 내가 얻었던 한 가지 교훈이 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해법을 갖고 개입할 능력이 있는지 겸허히 생각해 보는 …
영국의 조사업체 한 곳이 브렉시트에 즈음해 남들과 다른 설문을 했다. 유럽연합(EU) 잔류와 탈퇴 중 지지하는 바를 묻는 질문 다음에 바로 이런 문항을 배치한 것이다. ‘(영국 밴드) 블러와 오아시스 중 어떤 팀을 더 선호하는가?’ 결과는 놀라웠다. 브렉시트에 찬성한 이들 중 3분…
휠체어에 앉은 남자 6명이 팀을 나눠 농구를 한다. 휠체어끼리 부닥치자 사람이 코트 바닥에 뒹군다. 쉴 새 없는 격렬한 움직임.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게 뭐지?’ 한 맥주회사의 CF를 보다 든 생각이었다. 일단 영상은 눈길을 끌었다. 패럴림픽이 열릴 때마다 현장을 누비는…
공기업에 다니는 A 부장은 이달 통장에 찍힌 월급을 보고 어깨에 한껏 힘이 들어갔다.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성과급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최고 S등급부터 A∼E까지 6개 등급으로 나뉜다. 이 중 D, E등급 기관은 성과급이 없다. 직급별 …
“주말에도 수십 개의 메시지가 떠요. 답을 안 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죠 뭐.” 정부 부처 A 과장의 말이다.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알림이 뜰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했다. 카카오톡이 보편화되면서 국·실장은 물론이고 장차관까지 단톡방을 만들어 시도 때도 없이 업무를…
‘보증금 3억 원, 월세 3000만 원.’ 회사 근처 빈 점포의 외벽에 이런 문구가 나붙었다. 커피집이 있던 자리였다. 단순 계산해 커피 한 잔에 5000원으로 치면 하루 200잔을 팔아야 임대료가 빠진다. 인건비 등을 건지고 이윤까지 남기려면 대체 커피 몇 잔을 팔아야 하는 걸까…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개인적으로 ‘롯데 불매운동’을 벌인 적이 있다. 롯데의 국적 논란이나, 집안싸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기업에 대한 분노 때문은 아니었다. 70여 년간 지분 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던 기업을 취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삼복더위에…
인권단체에서는 이번에도 인도주의를 주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의외였다. 본보 6월 13일자와 15일자에 게재된 ‘다문화 인구 200만 시대’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현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금 다문화 정책은 큰일 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10년 동안 한국 정부의 다문화 정책을 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일주일 전 네팔로 떠났다. 문 전 대표는 출발에 앞서 “나라에 어려운 일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다. 특전사 공수부대에서 군 복무할 때 했던 ‘천리행군’을 떠나는 심정이다”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문 전 대표는 네팔에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
동부그룹은 4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공기업 포함)에서 45위로 밀려났다. 2014년 26위에서 19계단이나 미끄러졌다. 2년 만에 계열사가 64개에서 25개로 줄면서 총자산 규모는 17조8000억 원에서 8조2000억 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공정위가 대기업 …
400년 전 숨진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가 올해 영국의 드라마 수출액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까. 3월 한 조사기관이 20개국의 무역 관계자, 회계사, 경영컨설턴트 등을 대상으로 1∼3월 ‘셰익스피어 효과’에 따른 영국의 문화콘텐츠 수출량을 조사한 결과 48%가 수…
지난달 한국고전번역원에선 고전과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 특별 강연을 했다. 이명학 고전번역원장이 초청한 강사는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MBA학과 주임교수. 고전과 빅데이터는 무슨 조합일까? “한문 번역을 꼭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입니다.” 1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