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기 한 달쯤 전이니 지난해 11월의 일이었다. 안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당시 대표)는 분열이냐, 분당이냐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둘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하던 한 의원은 두 사람을 각각 만난 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원래는 비싼 강의다 얘들아.” KAIST 경영대가 목요일마다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는 경영학 강의(afreeca.com/kaistbs)의 채팅창에 한 시청자가 남긴 말이다. KAIST 경영대는 지난해 9월 졸업생과 동문을 위한 ‘애프터서비스’ 개념으로 실시간 인터넷 강의를 선보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차를 몰고 남서 방향으로 20분 정도 가면 리서 시가 나온다. 인구가 2만2000명이 조금 넘는 이 작은 도시에선 세계 최대 꽃 축제인 ‘쾨켄호프(텃밭) 꽃 축제’가 한창이다. 면적 32만 m²(약 10만 평)의 쾨켄호프 공원엔 튤립 장미 수선화 등 70…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기독교수협의회 수요열린예배에는 ‘드래그 퀸’이라고 불리는 여장 남자 두 명이 무대 앞을 왔다 갔다 했다. 앞에 앉은 서울대 동성애자 동아리 큐이즈 회원 20여 명은 ‘혐오를 멈춰 주세요’, ‘혐오하는 당신 마음 못생겼습니다’와 같은 피켓을 흔들었다. 시위…
“저한테 이제 전화하지 마세요. 그럴 상황 아니라는 거 아시면서….”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퉁명스러웠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A 의원의 보좌관 B가 그랬다. A 의원이 4·13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의정 활동을 접었다고…
“차마 눈 뜨고 못 보겠다.”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이 한창 진행되던 이달 중순 중립 성향인 여권의 한 원로 인사는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것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저런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일부는 공천을 받고, 일부는 ‘컷오프’됐으며, 일부는 탈당해 무…
서울시청 잔디광장 앞에는 사람의 귀를 본뜬 ‘여보세요’라는 청동 조형물이 있다. 2013년 3월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서울시가 제작한 것이다. 박원순 시장이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상징물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의 불통(不通) 행…
우리 집 현관문에는 작년부터 스티커가 붙어 있다. ‘아기가 자고 있어요. 똑똑 노크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스티커의 반향은 생각보다 컸다. 스티커가 붙은 다음 날부터 택배기사들이 벨을 누르는 대신 노크하기 시작했다. 스티커가 붙기 전에는 혹시나 애써 재운 아기가 벨소리…
‘맞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은 없다.’ 최근 집단대출 규제를 둘러싼 금융 당국과 은행, 건설업계의 갈등이 딱 이런 모양새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10월 집단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대출을 거부당하거나 금리가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집단대출은 은행이 개별 심…
‘폴리유니언(정치노조·Poliunion).’ 정치(Politics)와 노동조합(Union)의 합성어로, 선거철마다 비례대표나 공천을 요구하는 노조의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폴리유니언 조합원(Unionist)이 정치권에 진출하면 ‘폴리니스트’가 된다. 폴리니스트도 특정 계파의 거두나 실…
최근 해외 석학이 강연하는 자리에 갔다. 강연장은 학구열로 넘쳐났다. 참석자들은 필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찰칵 소리를 내며 파워포인트 파일을 찍는 민폐를 불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강연 후. 그렇게 열심히 강의를 듣던 사람들은 “질문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고개…
올해 2월 청년실업률은 12.5%로 사상 최악의 수준을 드러내 보였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실업률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이다. 이 지경이 되도록 정부는 뭐했느냐는 질타가 쏟아질 게 뻔했다. 정부는 실업률 통계를 내놓으면서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700km 떨어져 있는 투르카나 지역. 끝없는 사막으로 이뤄진 데다 연평균 기온이 40도 이상인 오지다. 이곳에 사는 투르카나족(族)은 케냐에서도 가장 천대받는 부족이다. 이 부족 출신의 한 청년이 2011년 10월 처음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찾아 …
인공지능(AI)의 인간 침공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컴퓨터의 원기능은 연산자였다. 연산의 기본이 되는 10개의 숫자엔 표정이 없다. 기호와 의미가 정확히 일치한다. 음악은 다르다. 길고 짧음, 음색, 강약…. 거기 노랫말까지 결합되면 변수는 핵분열처럼 폭증한다. 인간의 창작엔 주취나…
요즘 개인택시 회사택시 할 것 없이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쓰는 택시가 부쩍 늘었다. 스마트폰 덕분에 이용객과 택시기사 간에 편리한 점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큰길까지 나가서 택시를 잡아야 했지만 이제는 손님이 서 있는 곳까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찾아 들어온다. 몸이 불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