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노동개혁으로 정권을 잃었다. 정권을 내놓을 각오가 정말로 있는가.” “정규직 대우를 낮추자고 하던데 본인들부터 솔선수범할 생각은 없는가.” 7일 밤 KBS 심야토론 ‘일자리 대토론, 청년의 물음에 답하다’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패널로 나온 최경환…
3년 전 여름 아버지와 스리랑카의 시기리야란 곳에 간 적이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꽤 유명한 관광지다. 수풀이 우거진 평원 가운데 높이 370m 바위산이 솟아 있다. 시기리야는 5세기 말 바위산 위에 세워진 고대 도시의 왕궁이다. 절벽을 따라 놓인 철제 계단을 오르면 고대 왕궁의 흔적이…
부부에겐 냉장고가 3대 있었다. 대형냉장고와 김치냉장고가 있었지만 금세 차 버려 작은 것을 하나 더 샀다. 그러던 중 사업이 기우는 바람에 집을 줄여 이사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작은 냉장고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처분해야 했다. 작은 냉장고만 있는 삶은 불편했다. 매주 대형마…
지난 주말 모처럼 만난 친구의 비분강개에 술자리가 격해졌다. 5년 남짓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하다 올해 봄 귀국한 그는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직후였다. 자녀들에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구석구석 보여주겠다며 불편함을 감수하고 대중교통과 민박여행을 택했다. 극성수기에 가는 곳마다 넘쳐나…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서 열린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현장. 자지러지는 듯한 미국식 환호성과 어색한 한국어가 넘쳐나는 속에서 뜬금없이 ‘뉴키즈 온 더 블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벌써 23년이나 지난 기억이다. 1992년 2월 17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
2004년 여당 대표가 됐을 때 그는 51세였다. 정계에 입문한 지 꼭 8년 된 재선 의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8년간 그의 행보는 파란을 일으켰다. 2000년 12월, 권부의 핵심으로 불리던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당시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주장했다. 김대중(DJ) 대통령과의 청와…
기업이 오너의 얼굴을 전략에 따라 공개하는 것은 홍보의 불문율이다. 달콤한 과자와 꿈을 파는 회사라면 오너의 이미지는 더욱 중요하다. 롯데그룹 역시 그랬다. 이번 형제간 대립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얼굴을 좀처럼 공개하지 않았다. 내년이면 사진기자로 일한 지 2…
덴마크 호르센스의 한 도축장. 도축된 육류가 늦어도 서너 시간 안에 덴마크 전역에 배달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하루 돼지 2만 마리가 처리된다. 돼지가 들어오면 이산화탄소로 기절시키고 도축 가공 포장 등 모든 과정이 자동이다. 외관은 반도체공장처럼 보인다. 외부에선 특유의 동물 냄…
‘국회의 의원 정수는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합하여 299인으로 한다. 다만 세종특별자치시의 지역구 의원 정수는 1인으로 한다.’ 공직선거법 21조 1항의 내용이다. 왜 ‘의원 정수는 300인으로 한다’는 간결한 표현 대신 복잡하게 법조문을 썼을까. 과정은 이렇다. 2…
기자들이 기업을 취재할 때 자주 활용하는 ‘취재원’ 중 하나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이다.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는 물론이고 주요 주주의 지분 변동 내용, 사외이사의 선임이나 해임 등 주요 사항이 시시각각 공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유병언 일가가 소유한 청해진…
“지금의 서울에 백제가 도읍하던 한성기의 도성이 맞습니다. 학계의 인식이 다르지 않습니다.”(박순발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 “침수 피해가 뻔한데 한강 옆에다 왕성을 짓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됩니까. 왕궁 수준과는 거리가 멉니다.”(이희진 역사문화연구소장) 13일 열린 ‘풍납토…
정유회사와 이동통신회사. 전혀 유사점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산업에는 공통분모가 꽤 있다. 첫째,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둘째, 정부가 알뜰주유소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등 각종 정책으로 직접 시장에 개입한다. 셋째, ‘비싼 기름값’이나 ‘높은 통신요금’에 대한 비판을 우려해 …
이달 1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게임 BJ(개인방송운영자) ‘대도서관’의 첫 팬미팅이 열렸다. 330명을 모집하는데 5000명이 넘게 몰려 이 행사를 주최한 CJ E&M은 인터넷을 통해 참가 신청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원자들은 언제부터 대도서관의 팬이었고, 팬미…
당연한 말에 놀랐다. 확인차 다시 물었다. “대학에서는 운동을 안 할 거라는 얘기인가요?” 기자의 개념 없는 질문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어머니는 친절하게 대답했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건 어려워요. 계속 국가대표를 하려면 휴학이나 자퇴를 해야 되는데…. 아이도 공부를…
“그런 일을 벌일 만한 직원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난달 우리은행에서는 호주에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기러기 아빠로 지내던 부지점장이 20억 원의 돈을 빼돌려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리 꼼꼼히 준비한 계획적인 범행이었다. 해당 부지점장은 자신이 담당하던 기업 A사로부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