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수병이 서해에 잠든 뒤였다. 당시 사회부 사건팀 기자 중심이던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한 명 한 명의 사연을 취재하고 그들을 떠나보내는 가족들과 지인들의 심경을 들어 46명 전원에 대한 ‘오비추어리(부고 기사)’를 게재했다. 당시 필자도 특별취재…
‘위해(危害) 우려종.’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지만 국내에 유입되면 생태계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종(種)을 말한다. 환경부는 이런 종을 법에 지정해 놓았다. 위해 우려종을 국내에 들여오려면 반입 목적과 용도, 개체 수, 수용시설 등을 담은 반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소설가 신경숙 씨의 표절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사과를 위기 대응의 마무리로 여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과가 위기의 또 다른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위기가 더 커져버리는 것이다. 신 씨 관련 논란이 바로 그렇다. 기업의 위기관리 …
최근 만주지방에서 항일 독립투쟁사 취재차 중국 동북부를 다녀왔다. 주요 도시를 이동하는데 차로 4, 5시간씩 걸리는 광활한 만주벌판에는 한민족의 숨결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우리말 간판과 더불어 중국 사람들이 흔히 수전(水田)이라고 부르는 논을 볼 때마다 어딘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다…
‘긴급 브리핑 공지’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건 4일 오후 9시 26분. 예고된 브리핑 시간은 약 1시간 뒤인 10시 30분. 서울시청 담당기자들은 모두 똑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사회부 기자들은 ‘긴급’이 붙은 공지를 종종 접하긴 하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 갑작스러운 브리핑은 그리…
한 해에 다섯 통 정도. 독자의 격려 메일을 받는다. 업무의 결과물을 누군가가 좋게 보고 시간 들여 편지까지 써서 보내줬다는 사실은 일상을 버티는 데 적잖은 힘이 된다. 하지만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칭찬이 과할수록 더 그렇다. 행여 글 쓴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갖게 됐…
지난해 정의화 국회의장이 취임한 뒤 국회의사당의 안전(보안) 대책은 강화됐다. 출입증만 보여주면 의사당 본관 출입이 가능했던 일은 옛말이 됐다. 지금은 먼저 들고 있는 가방이나 짐을 화물 X선 검색대 컨베이어벨트에 놓고 통과시켜야 한다. 공항에 설치된 것과 똑같은 기종으로 보인다…
20일자 2면에 ‘메르스 최전선의 사투’라는 제목으로 국립중앙의료원 음압병동에서 보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메르스 환자를 돌보는 사진이 실렸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표로 회사 후배가 병실에 들어가서 촬영한 사진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현장을 공개해준 병원에 감사할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물벼룩. 척추 없는 절지동물이다. 몸집은 아무리 커봐야 5mm 정도. 갓 태어난 물벼룩은 볼펜으로 점을 톡 찍은 정도의 크기다. 수명은 50일가량. 이런 물벼룩한테 최근 환장할 일이 하나 생겼다. 환경부가 생태독성 시험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것. 생태독성 시험은 공장에서 …
리히텐슈타인은 인구가 3만7000명에 불과한 유럽의 소국(小國)이다. 면적은 서울의 4분의 1 정도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다. 별다른 부존자원이 없는데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2013년 기준 1인당 GDP는 무려 15만2933달러(약 1억7000만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여러 기구를 만들기는 했지만 유기적인 협조가 되지 않다 보니 메르스 대응에 허점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국무총리 자리가 비어 있어서…
문종 1년(1451년) 4월 경기 교하, 원평 등지에 전염병이 퍼졌다. 조선왕조실록에 ‘악질(惡疾)’이라고 표현된 걸 보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종 전염병이었지 싶다. 조정은 급히 중앙의 의원과 약재를 현장에 급파했다. 개성부의 활민원(活民院)을 수리해 ‘중점치료병원’으로 삼았고, 토…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그리고 2015년 메르스까지. 공교롭게도 6년을 주기로 집단 감염병 유행 상황이 반복됐다. 이런 국가 위기단계에서 정부의 행정력이 빛을 발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과거 정부의 대응이 궁금해 얼마 전 국민안전처 관련 부서에 사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삼성 걱정이다.” 국내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떠도는 얘기다. 2011∼2014년 4년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절대 강자’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부러움 섞인 찬사다. 올해도 정규시즌 경기의 40% 정도가 치러진 현재까지 이 팀은 …
가난한 흑인 여성이라는 콤플렉스를 딛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혀온 오프라 윈프리는 마케터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이다. 그녀가 TV에서 소개한 책은 바로 베스트셀러가 된다. 거대한 미국 출판시장에서 그녀가 추천한다는 것은 저자와 출판사에 돈벼락을 뿌려주는 것이나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