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이 끝나고 열흘 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개막작은 영국 거린더 차다 감독의 ‘슈팅 라이크 베컴’(2002년). 베컴처럼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어 하는 영국의 인도계 소녀 2명이 주인공이다.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 여성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베컴은…
솔직히 아이를 낳기 전까지 ‘경단녀(경력단절여성)’란 단어는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워킹맘이 되고 보니 경력단절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 퇴근시간이 불규칙하고 주말 근무가 다반사인 ‘기자 엄마’가 어린이집에만 기대 아이를 키우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집에서 아이를 돌봐줄 아주머니…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메르스 사태를 지휘하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의 김성근 감독이 아무리 뛰어나도 국가대표 축구대표팀을 맡는 건 이상하지 않은가.” 기자는 평소 “의사 출신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의학지식은 일반 공무원보다…
배우 이나영과 원빈의 ‘가마솥 결혼식’이 최근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강원도 정선의 푸른 밀밭에서 사랑을 맹세했다. 정선은 광부의 아들인 원빈의 고향이다. 이들은 “태어나고 자란 땅 위에 뿌리 내린 경건한 약속을 기억하며 굳건한 나무처럼 살겠다”고 했다. 신랑 신부와 소수의 하객은…
파마머리에 푸석푸석한 피부로 정규직 직원을 꿈꾸는 두 아이의 엄마(염정아), 눈물을 참고 입술을 깨물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문정희). 영화 ‘카트’는 대형마트에서 비정규직 계산원으로 일하는 이들이 부당한 해고를 당하고 회사와 공권력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007년 실…
목요일 밤. 시간은 11시를 넘겨 12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부슬부슬 비까지 내렸다. 우산이 없었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곧 택시만 잡으면 상관없었다. 목요일 밤 서울 종로에서 택시를 잡기란 보통 일이 아니지만 30분가량 기다리면 택시를 탈 수 있을 걸로 생각했다. 평소 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한 뒤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윤태영 씨의 회고록 ‘바보, 산을 옮기다’(문학동네)에 그런 생각의 일단이 드러난다. 이 책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들이 P…
“너는 멋있게 살아.” 약간의 부축을 받았지만 아버지는 스스로 걸어서 응급실에 들어가셨다. 그 뒤로 숨을 거두기까지 1년 8개월 동안 다시는 스스로 걷지 못하셨다. 자존심 하나로 모든 것을 버텨내며 살아온 분이 몸 어디 한 부분조차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없이 누워만 지냈다. 고…
영화 ‘스물’에서 대학 신입생 경재는 짝사랑했던 여자 선배가 내연 관계인 교수의 부인으로부터 뺨을 맞는 장면을 바라본다. 강의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으로 이를 촬영한 학생들에게 경재는 고개 숙여 정중하게 부탁한다. 제발 삭제해 달라고. 그러나 다음 날 친구들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장면은…
스위스중앙은행이 올 1월 15일 최저환율제를 전격 폐지했지만 이 나라 국민들과 산업은 그 여파에 크게 휘말리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그 비결에 주목하고 있다. 스위스는 유럽 금융위기로 스위스프랑이 급등하자 2011년 9월 이후 유로와 스위스프랑을 1 대 1.2로 유지하는 최저환율제…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 출근길 라디오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내 모든 걸 바쳐 당신만은 지키겠다는 뜨거운 청춘의 노래.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곡 ‘그대에게’였다. 그런데 살면서 수백 번은 들었을 이 노래가 참기 …
지난달 22일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PC를 켠 주식 투자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장 초반 7년 4개월 만에 720 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지수가 오후 1시 반경부터 수직 낙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닥지수 700 선이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하루 최대 하락폭이 5.39%나 됐다. …
“○○○ 의원이 특별교부금 ○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도로 보수에 ○○만 원, 학교 화장실 정비에 ○○만 원….” 의원들은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거액의 특별교부금을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역을 위해 내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중국은 무너진 유통망부터 다시 정상화하는 게 우선입니다. 갤럭시S6(와 엣지)가 목표치만큼 팔리는 건 그 다음입니다.”(삼성전자 고위 관계자) “중국은 내년 말까지는 우선 교두보(유통망)를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북미와 중남미 등에 주력할 수밖에요.”(LG전자 고위…
동성애자 등 성(性) 소수자 행사인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이 다음 달 9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올해 16회째로 그동안 신촌, 홍대 앞 등에서 진행됐으나 이번엔 ‘서울의 중심’에서 열린다. 축제조직위는 “그동안 서울광장 사용 신청이 매번 거부됐지만 항의공문 발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