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이 이유 없이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하지?” 북한 평양과학기술대에서 6개월간 영어를 가르치며 생활한 경험을 토대로 ‘평양의 영어 선생님’이란 책을 쓴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키 김 씨는 평양 생활 초기에 학생들의 상습적인 거짓말에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달 22…
부산에서 동북쪽으로 약 5000km 떨어진 러시아 베링 해의 환경은 가혹했다. 8m 높이의 파도는 대원들을 쉴 새 없이 들었다 놨다. 초속 20m가 넘는 강풍에 실린 물보라는 차디찬 얼음 알갱이로 변해 대원들의 뺨을 때렸다. 영하 18도의 추위와 거센 파도 탓에 결국 엔진 2개 가운데…
윤호일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부소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6월 초 남극 킹조지 섬 세종과학기지에서였다. 2003년 12월 전재규 대원이 고무보트 전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반년쯤 지났을 때였다. 당시 세종기지 월동대장이 윤 부소장이었다. 기지에 도착한 지 몇 시간이…
2010년 10월,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지하철 무료 승차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을 때 한 후배가 들려준 이야기다. 지방 농촌에 살고 있던 부친을 서울로 모시고 왔는데 무료로 지하철을 타본 부친이 “처음으로 세금을 내는 보람…
“제과회사가 과자를 만들 때 경영진이 공장에 ‘알아서 하라’고 맡깁니까? 영양 성분까지 깐깐하게 고려해 ‘이런 제품을 만들라’고 주문을 합니다. 그 뒤엔 제대로 만들었는지 확인을 하죠. 불량품이 있으면 걸러 내고…. 프로농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프로농구와 …
지금 일본 규슈국립박물관엘 가면 백제의 ‘칠지도(七支刀)’ 진품을 볼 수 있다.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1일부터 열린 ‘백제 특별전’에서다. 현재 일본 이소노가미(石上) 신궁이 칠지도를 소장하고 있는데 평소 진품을 전시하지 않아 일본 내에서도 이를 볼 기회가 드문 편이다…
매달 내는 수도요금. 쓴 물값만 낼까? 실제로는 쓴 물값보다 더 내는 가구가 많다. 한강수계권 서울의 25개구 전체, 강화와 옹진군 일부를 뺀 인천 전역, 수원 성남 고양 용인 등 경기도 내 25개 시. 이곳 주민들이 받는 수도요금 고지서에는 실제 사용한 물값에 ‘물이용 부담금(…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부행장 시절 매일 아침 회의를 선 채로 진행했다. 이런 자세는 긴장감을 가져다줬고, 그 결과 쓸데없는 이야기는 생략하게 됐다고 한다. ‘스탠딩 회의’는 10분을 넘기지 않았다. 권 행장은 “회의 시간을 확 줄여 항상 오후 7시에 퇴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켰는데 드라마 한 편이 눈길을 끌었다. 제목은 ‘킬미 힐미’. 다중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주인공인 드라마다. 다중인격장애는 한 사람의 정신 속에 여러 인격이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의학용어로는 ‘해리성(解離性) 정체장애’.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2중 3중을…
2010년 11월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위해 주말이면 12시간씩 비행기에 몸을 싣고 영국 런던을 오갔다. 당시 금융팀에서 하나금융을 담당하면서 그를 취재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자주 찾곤 했다. 김 회장이 참석한다는 말을 듣고 서울 강남의 한…
요즘 한반도에는 러시아 시베리아와 중국 북부지방의 추운 날씨를 피해 날아온 겨울 철새들이 북적인다. 철새들이 한반도를 찾아오는 이유가 있다. 월동지인 한강과 낙동강, 천수만은 평야를 끼고 있어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의 낟알에서 탄수화물을 확보하고 하구의 …
감자칩 열풍을 일으킨 해태의 허니버터칩이 최근 이른바 ‘짝퉁’에 밀려났다. 유사한 맛인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유통매장에서 원조 격인 허니버터칩을 제쳤다. 허니버터칩은 ‘감자칩은 짭짤하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짠맛 대신 꿀을 가미해 달달하면서도 고소하다. 이 제품을 개발한 해…
광우병 촛불시위 광풍이 서울 도심을 휩쓸던 2008년 5월 8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깜짝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인적 쇄신 요구가 봇물 터지듯 했다. 기자들의 관심도 온통 인적 쇄신 여부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번에 세게 훈련했는데 뭘 바꾸느냐. 기…
“외국에서 오래 살아보지도 않고 어떻게 외국과 비교해 한국의 문제를 비판할 수 있나?” 지난해 말 술자리에서 한 동료 기자에게 받은 지적이다. 유쾌하지 않았지만 반박하기 어려웠다.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글에서 혹시 지나친 일반화의 어감이 없었는지…
‘고객님의 예상 연금액은 98만 원입니다.’ 매년 생일 즈음 한 통의 우편물이 온다. 국민연금공단에서 보낸 안내문이다. 지금까지 보험료를 얼마나 냈고 60세까지 납부하면 얼마나 받을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월급에서 매달 얼마나 많이 떼는데 이것밖에 안 주나. 직장인 평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