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내용이 괜찮던데 시간 나면 한번 읽어보세요.” 얼마 전 만난 대기업 임원 A 씨가 전한 이야기다. 몇 해 전 해외 출장길, A 씨는 비행기에서 책 한 권을 승무원에게 건넸다. 그는 “시간을 보내려고 샀던 책을 금방 다 읽었는데, 내용이 좋아 별생각 없이 권했다”고 말했다.…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유연했다. 경제민주화라는 새 옷을 꺼내 입었다. 맞춤형 복지를 내세워 야당의 전매특허를 뺏어 왔다.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야권 인사들을 끌어안았다. 마지막 고비에서 아버지를 밟고 넘는 결단을 내렸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이 일주일이 넘도록 인터넷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문이다. 그는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독일 슈피겔 등 세계 유수의 언론까지 관련 보도에 가세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조롱을 받고 있다. …
금융공기업에 다니는 K 씨는 요즘 뜬눈으로 밤을 새울 때가 많다. 난생처음 혼자 살게 된 작은 오피스텔도 생경하거니와 ‘이산가족’이 된 가족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K 씨는 얼마 전만 해도 주변의 부러움을 사는 가장이었다. 결혼한 지 10년도 안 돼 서울 강남에 번듯한 아파트를 장…
‘우리는 꿈에 부풀어 왔고, 이제는 떠나려 한다. 그런데 저 여인이 우리를 떠나기 힘들게 하네.’ 서기 79년 8월 24일 정오쯤부터 뿜어져 나온 화산재로 로마제국의 화려했던 도시 폼페이는 이런 낙서까지 품은 채 인류의 ‘타임캡슐’이 됐다. 당시 사용하던 수도관과 화덕에서 구워지던…
10대 초반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A그룹 학생들에게는 “시험 결과가 나오는 즉시 성적이 올랐으면 상금을 주겠다”고 했다. B그룹에는 “성적이 오른 학생에게 한 달 뒤에 상금을 주겠다”고 했다. 두 집단 학생 모두에게 상금이라는 ‘당근’을 내걸었지만 성적 상승의 효과…
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에두아르도 포터의 책 ‘모든 것의 가격’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국은 2010년 당시 화폐 가치로 한 생명의 가치를 750만 달러로 매겼다. 영국 환경부는 한 사람의 건강한 삶은 연간 2만9000파운드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으며 세계은행은 인도인…
1527년 5월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의 군대가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 로마를 침공했다. 그는 조부로부터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부친으로부터 네덜란드, 모친으로부터 스페인과 그 식민지라는 광대한 영토를 물려받았다. 유럽과 남미 대륙을 다스리며 막강한 위세를 떨친 카를 5세와 중…
2010년 11월, 미국 법무부가 애플, 구글, 인텔, 어도비, 픽사, 인튜이트 등 실리콘밸리 기업 여섯 곳이 ‘셔먼 액트’로 불리는 미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기소했다. 이들의 혐의는 ‘노동시장에서의 담합’이었다. 이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서로 간에 직원을 빼가기 위한 전화나 …
“버린다고 버렸는데도 아직 많네요.” 4일 오후 휴대전화로 전해진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56·여)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마침 그는 전날(3일) 퇴임하면서 가져온 책을 정리 중이었다. 1977년 시작된 이 전 청장의 경찰 생활이 37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경찰로서 …
며칠 전 50대 중반에 들어선 선배와 오랜만에 술자리에서 만났다. 파마를 하셨기에 잘 어울린다고 했다. 평소 숱이 빠져서 걱정이셨는데 파마를 하니 훨씬 풍성해 보였고 젊어 보였다. 흰머리가 많으니 이참에 염색을 해보시는 건 어떠냐고 했더니 아직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단다. 젊음이 경쟁…
국회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힘이 빠진 듯한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회심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의원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인 ‘공천제도’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1일 혁신위 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국민공천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전략공천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공천제도,…
체념. 고뇌. 분노. 항변. 좌절. 수치. 샅샅이 다시 뜯어봐도, 빈궁한 내 정서에 전해지는 단어는 그렇다. 오귀스트 로댕이 조각한 ‘칼레의 시민’. 1347년 영국군의 침공에 1년 가까이 저항하다 항복한 프랑스 해안도시 칼레에서 벌어진 일이 이 청동상의 모티브다. 영국 왕은 “6…
지난해 매출 300억 원을 올린 중소기업 K사. 정밀한 기계를 만드는 기업 특성상 연구 인력과 엔지니어의 상시 충원은 필수다. 그러나 중소기업인 탓에 신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대표 A 씨는 “최근에도 사내 연구소에 근무할 엔지니어를 뽑으려다 대기업과의 연봉 차이…
올해 1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만든 ‘정윤회 동향’ 문건을 두고 찌라시(풍문)냐, 감찰보고서냐 논란이 뜨겁다. 일단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적지 않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이 동시에 떠도 소문이 쫙 퍼질 텐데 ‘십상시(十常侍·중국 후한 말 전횡을 일삼은 환관들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