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배리 골드워터 상원의원 등이 1974년 8월 7일 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방문해 “의회에서 당신에 대한 지지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원 본회의의 탄핵소추 의결을 앞둔 상황이었다. 닉슨은 이틀 뒤인 8월 9일 사임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 의…
최근 일각에서 정치적 해법(解法)으로 제기하는 ‘헌법 71조 대통령 권한대행 수용’은 반(反)헌법적이다 못해 억지에 가깝다. 헌법 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事故)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가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
대통령은 내란 외환의 죄를 제외하고는 재임 중 형사 소추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위법 행위에 연루됐는데 가만둘 수는 없다. 그 위법 행위가 대통령의 정당성을 심각히 훼손한 경우 헌법이 예정한 절차가 탄핵이다. 대통령을 기소해서 처벌하는 것은 재임 후에 하더라도 당장은 대통령직에…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까지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쓴 노래의 가사들은 문학상은 아닐지라도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는 사실이다. 고작 ‘Blowin' in the wind’나 ‘Knocking on heaven's door’나 듣고 …
이언 톰린슨은 영국 런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2009년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의 곤봉에 맞아 사망한 사람이다. 톰린슨은 당시 47세로 런던의 금융 중심지 시티오브런던 근처의 신문가판대 판매상이었다. 그는 퇴근길 시위대 때문에 경찰 봉쇄선에 갇히게 됐다. 그는 그날…
고통스러운 후회의 시간이다. 우리는 왜 북한의 핵 보유를 막지 못했을까. 길을 잃었을 때는 높은 데 올라 먼 곳을 살펴봐야 한다. 노태우 대통령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했다. 우리 쪽 미군의 전술핵무기는 놔두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만을 반대하기는 어렵다는 비핵화의 논리는 …
건국을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보는 측은 망명정부(government in exile)와 임시정부(provisional government)의 엄연한 차이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망명정부는 원래 있던 정부가 외국으로 옮겨간 것이지만 임시정부는 정부가 생기기 전의 말 그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진퇴를 둘러싼 기(氣)싸움은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것이었다. 우 수석과 넥슨 사이에 정말 비리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 의혹이 번져 논란이 되는 만큼 우 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옳다는 입장과 의혹만으로 물러나면 계속 의혹만으로 물러날…
작은 나라는 사대(事大)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사대를 현대적 용어로 큰 나라와의 동맹으로 정의한다면 작은 나라의 존립은 예나 지금이나 ‘자주국방’보다는 큰 나라와의 동맹에 의해 결정된다. 사대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지만 나쁜 사대가 있다. 조선시대 인조반정의 주역으로 권세를 …
이 칼럼은 ‘본지를 포함한 대다수 언론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는 양해를 구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처가 땅 매매를 둘러싼 의혹이 돌아가는 꼴이 정윤회 문건 때와 비슷하다. 정윤회 문건은 액면 그 자체로 찌라시 수준이었으나 세상…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결정의 순간’에는 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부시 대통령은 2005년 12월 뉴욕타임스(NYT) 발행인인 아서 설즈버거 2세와 편집국장 빌 켈러를 백악관으로 불러 테러리스트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 게재 보류를 요청했다.…
뭘 하겠다고 나서면 겁나는 사람들이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1987년 학문적으로는 족보가 없는 ‘경제 민주화’란 말을 헌법에 집어넣은 사람이다. 그가 얼마 전 국회 원내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회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내각…
편집증을 가진 사람은 타인이 자신을 박해하거나 악의를 가지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에 시달리며 불안해한다. 편집증이 정신병적 단계에 이르면 조현병(調絃病)이라고 부른다. 강남 ‘묻지 마 살인’ 사건은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여성 혐오’로 규정하…
지난달 총선 패배로 새누리당에서 다시 쇄신이 논의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뭘 개혁하겠다면 이제 겁이 난다. 4년 전인 2012년 대선 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때도 새누리당은 쇄신에 나섰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밑에서 황우여 원내대표가 한 대표적 쇄신이 국회선진화법이다. 이 법은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