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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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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41>나의 빈티지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41>나의 빈티지

    나의 빈티지 -박도희(1964~) 나쁘지 않은 시 늦가을을 닮고 싶은 의자 배터리가 다 된 시계 죽은 매미들이 새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는 상상 장난의 운명을 믿는 헝겊 뼈다귀를 물고 오는 강아지 제 속도감을 즐기는 햇살 50% 세일 아이스크림 각종 펜 사랑 시선이라는 행위 예술을 위…

    • 201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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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40>근황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40>근황

    근황 ―김남호(1961∼) 요즘은 자꾸 웃음이 나 달리던 타이어에 펑크가 났는데도 웃음이 나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면서도 보험회사 직원이 지금, 거기가 어디쯤이냐고 묻는데도 웃음이 나고 도대체 여기가 어디쯤이지? 웃음이 나고,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데도 장례식장이 어디냐고…

    • 201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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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9>바람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9>바람

    바람 ―다카하시 아유무(1972∼) 나와 사야카 그리고 바테루텐(홈스테이 집의 아들) 세 사람이 양을 몰고 초원을 한없이 걸었다. 나는 하모니카로 밥 딜런의 ‘바람의 소리’를 불었다. 장난을 좋아하는 바테루텐이 내 손에서 하모니카를 뺏는다. “하모니카 불 줄 알아?”라고 묻자, …

    •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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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8>음악들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8>음악들

    음악들 ―박정대 (1965∼)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 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

    • 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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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7>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7>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장옥관(1955∼) 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탱자처럼 올라붙은 불알 가진 수캐가 아닙니다 꽃핀 암캐 항문이나 쫓는 수캐가 아닙니다 갓 피어난 채송화 꽃밭 휘저으며 나비를 쫓다가도 눈동자에 뭉게구름을 담아냈지요 비록 늘 굶주렸지만, 이웃의 후한 대접에는 …

    • 20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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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6>환상의 빛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6>환상의 빛

    환상의 빛 ―강성은 (1973∼) 옛날 영화를 보다가 옛날 음악을 듣다가 나는 옛날 사람이 되어버렸구나 생각했다 지금의 나보다 젊은 나이에 죽은 아버지를 떠올리고는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생각했다 명백한 것은 너무나 명백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몇 세기 전의 사람을 사랑하고 …

    • 201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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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5>떨어뜨린 것들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5>떨어뜨린 것들

    떨어뜨린 것들 ―김행숙(1970∼) 여름 과일은 물주머니지 겨울에 물은 얼지 강물이 단단해지고 있어 10센티쯤…… 내 얼굴에도 눈이 쌓였으면…… 나의 시체처럼 그것은 내가 볼 수 없는 풍경이겠구나 아이들은 흙장난을 하다가 이상한 것들을 발견하곤 하지 어느 날은 야구공이 굴러간 …

    • 201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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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4>가족의 힘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4>가족의 힘

    가족의 힘 ―류근(1966∼) 애인에게 버림받고 돌아온 밤에 아내를 부둥켜안고 엉엉 운다 아내는 속 깊은 보호자답게 모든 걸 안다는 듯 등 두들기며 내 울음을 다 들어주고 세상에 좋은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세월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따뜻한 위로를 잊지 않는다 나는 더 용기를 …

    • 201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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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3>파리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3>파리

    파리 ―장석주(1955∼) 비굴했다, 평생을 손발 빌며 살았다. 빌어서 삶을 구하느라 지문이 다 닳았다. 끝끝내 벗지 못하는 이 남루! 벽에 앉아 앞발을 싹싹 비비고 있는 파리. 발바닥에 들러붙은 이물을 비벼서 터는 중이시다. 파리는 발바닥으로 냄새와 맛을 느낀다. 그래서 발바닥을…

    • 20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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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2>상수리나무들아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2>상수리나무들아

    상수리나무들아? ―이은봉(1953∼) 상수리나무들아 상수리나무 둥치들아 너희들이 좋구나 너무 좋아 쓰다듬어도 보고, 끌어안아도 보고, 그러다가 상수리나무들아 상수리나무 둥치들아 나, 너희들 들쳐 업는구나 너희들, 나 들쳐 업는구나 우거진 잎사귀들 속, 흐벅진 저고리 속 으흐흐 젖가…

    • 20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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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1>것들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1>것들

    것들 ―이하석(1948∼ ) 바다는 우리의 것들을 밖으로 쓸어낸다 우리 있는 곳을 밖이라 할 수 없어서 생각들이 더 더러워진다 끊임없이 되치운다 우리가 버린 것들을 바다 역시 싫다며 고스란히 꺼내놓는다 널브러진 생각들, 욕망의 추억들, 증오와 폭력들의 잔해가 바랜 채 하얗게 뒤집혀지…

    • 201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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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0>강가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0>강가

    강가 ―이용악(1914∼1971) 아들이 나오는 올 겨울엔 걸어서라도 청진으로 가리란다 높은 벽돌담 밑에 섰다가 세 해나 못 본 아들을 찾아오리란다 그 늙은인 암소 따라 조밭 저쪽에 사라지고 어느 길손이 밥 지은 자췬지 그슬린 돌 두어 개 시름겹다 시집 ‘오랑캐꽃’에는 이용악이 …

    •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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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29>버스에서 자는 어머니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29>버스에서 자는 어머니

    버스에서 자는 어머니 ―고형렬(1954∼) 흰 양말에 남자 고무신을 신었다. 통치마 아래 반들거리는 정강이 항포돛색 보자기로 네 귀를 묶고 풀다라를 안고 졸고 있었다. 엷은 구름에 바다는 훤한 새벽 불켜고 버스는 북쪽으로 간다. 자식들의 늦은 등교 찻간에서 나는 동해안 어머니를 자주…

    • 201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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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28>차단기 기둥 곁에서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28>차단기 기둥 곁에서

    차단기 기둥 곁에서 ―서대경(1976∼) 어느 날 나는 염소가 되어 철둑길 차단기 기둥에 매여 있었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염소가 될 이유가 없었으므로, 염소가 된 꿈을 꾸고 있을 뿐이라 생각했으나, 한없이 고요한 내 발굽, 내 작은 뿔, 저물어가는 여름 하늘 아래, 내 검은 다…

    • 201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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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27>그리며 사색하는 이 순간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27>그리며 사색하는 이 순간

    그리며 사색하는 이 순간 ―월트 휘트먼(1819∼1892) 홀로 앉아 그리며 사색하는 이 순간 다른 나라에도 그리며 사색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만 같다. 멀리 바라보면 도이칠란트,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혹은 더 멀리 중국, 러시아, 일본에서 그 나랏말을, 지껄이는 그런 사람들의 …

    • 201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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