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 은신한 정유라의 체포 장면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면서 스물한 살 아기 엄마에게 언론이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나온다.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정적으로 단죄해서는 안 되지만 정유라가 안고 있는 혐의가 가볍지 않다. 첫째는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 둘째는 …
새해는 420년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대군을 보내 조선을 재침략한 정유재란(1597년)이 있었던 정유년이다. 당시 조선이 전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장군의 존재, 명군의 개입 외에도 유성룡이 제안한 면천법과 같은 개혁입법 때문이었다. 노비라도 의병에 가담하면…
최순실 게이트가 영화 같은 현실이라 황당하다면 영화 ‘판도라’는 현실 같은 영화라서 아찔하다.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와 더 큰 재앙을 막으려는 원전 직원들의 사투,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원전 고위층의 무능과 이기심을 다룬 이 영화를 보는 도중 많은 관객들이 분노하며 흐느꼈다. 영화의…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작전의 지휘봉을 잡았다고 해서 아이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아닐 것이다. 구조 성패는 현장에 출두한 해경 지휘관의 판단과 능력에 달렸다. 그러나 국가 최고지도자가 재난과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관한 상징성은 중요하다. 관저에서 보고서 읽은 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졸업취소가 가능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정유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졸업취소 결정보다 교육부의 이화여대 입학취소 요구가 먼저 나왔다. 고교 졸업과 상관없이 이화여대가 입시과정과 학사관리 전반에서 정유라에게 부당한 특혜를 줬다는 의…
‘참 밸난(별난) 여자였다.’ 최순실 정유라 모녀를 사우나에서 가까이서 지켜봤던 세신사의 증언은 핵심을 찔렀다.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체불명의 때때옷을 입혀놓고 본인과 딸은 명품을 휘감고 다녔다.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3만8000원짜리 구두를 살 때 72만 원짜리 프라다 …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대권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제기한 모병제, 수도이전, 핵무장론 모두 나라 운명을 좌우할 메가톤급 공약인데 네 번째는 국민투표로 사교육을 폐지하는 거다. 공정성장이니 격차해소니 하는 모호한 말잔치보다는 구체적 공약이란 점은 평가하고 싶다…
지난여름 많은 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가뭄을 끝내줄 ‘효자 태풍’을 간절하게 바랐다. 이런 기대를 배반하고 여름 태풍은 한반도를 뒤덮은 고기압에 밀려 일본과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10월 초 태풍 ‘차바’가 한반도 남측을 할퀴고 지나갔다. 면죄부 된 ‘기-승-전…
선선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요즘이지만 한 달 전만 해도 고통지수를 높인 것은 폭염이었다. 9·12 경주 지진을 계기로 국민의 걱정거리는 폭염에서 지진으로 이동했다. 봄철 미세먼지까지 포함하면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이 금년에만 크게 세 번 바뀐 셈이다. 지진, 폭염, 미…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답게 금융범죄 전문가 김형준 검사가 구속시킨 사람은 2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 서슬 퍼런 검사가 고교 친구와는 양아치처럼 놀았다. ‘오랜 친구들이 주는 축복 중의 하나는 그들과 함께 바보짓을 해도 괜찮다는 것’이라는 철학자 에머슨의 말처럼 친구는 사회적 …
리우 올림픽 때문에 브라질은 망할 것이라던 예측은 빗나갔다. 정정불안이 이어지고 있지만 헤알화 가치와 주가가 오르며 브라질 경제는 탄력을 받고 있다. 잘 치른 올림픽의 힘이다. 저예산으로 대성공한 리우 경기 운영과 시설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개폐막식의 성공이 모든 걸 덮…
평생교육대학 개설로 시작된 이화여대 사태가 최경희 총장의 퇴진 거부로 또 한 번의 고비를 맞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나는 미래라이프대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주장은 옹호하지만, 이들이 보인 배타성이 거슬린다. 농성장의 소녀시대 노래 고령화시대에는 누구든 평생 배워야 하며 대학도…
제너럴 다이내믹스라는 회사에서 여성 최초로 회장이 된 린다 허드슨은 정장 몇 벌을 사면서 백화점 직원의 추천으로 스카프도 구매했다. 놀라운 건 그 스카프를 매고 출근한 다음 날이었다. “열 명이 넘는 직원이 똑같은 스카프를 매고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이는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의…
영국 런던에 있는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의 주인공인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공. 앨버트 공은 여왕의 부군이라는 이유로 공직도 작위도 받지 못했지만 42세에 사망할 때까지 여왕을 현명하게 보필해 대영제국의 절정기를 구가하게 만들었다. 초상화에서 짐작되지만 여왕은 알아주는 고집불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