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미는 ‘행운의 꿈’을 선물하는 아티스트다. 창조와 풍요, 순결의 상징인 연꽃이 집 안에 가득 피어나는 이 작품도 그녀가 관객에게 선물하는 좋은 꿈이다. 유현미는 꿈, 그중에서도 길몽에 관심이 많다. 길몽이 한국인의 원형적 사고나 무의식에 자리한 욕구, 소망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라…
‘가슴에는 자라나는 애기 해가 하나. 나긋나긋 새로 크는 애기 해가 한 덩이’ 박두진의 시 ‘산맥(山脈)을 간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아기가 있는 부모라면 시인이 왜 해를 자라나는 아기에 비유했는지 알 수 있으리라. 밝고, 힘차며 생명력으로 충만한 아기는 사랑과 희망, 평화와 행복…
조선 후기 시인이며 문인화가로 이름을 떨쳤던 자하 신위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는 만시(挽詩)를 여러 편 남겼다. 만시는 죽은 사람을 애도하여 지은 시를 말한다. 시 중에서 ‘눈물을 참는 것이야 이젠 어렵지 않소만 … 가슴속이 청매실이라도 들어있는 듯 이상하게 오래도록 시큰해져 …
영국 출신의 여성화가 그웬 존의 누드화는 늦가을 대기처럼 쓸쓸하고 애잔한 느낌을 준다. 화가는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가냘픈 처녀의 벗은 몸을 그렸다. 쇄골이 드러난 앙상한 어깨, 힘없이 늘어뜨린 가늘고 긴 팔, 작고 여윈 젖가슴, 텅 빈 눈동자에 서린 슬픔이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킨다…
가끔은 철학자가 되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존재의 본질을 묻는 이 질문은 인간에게는 가장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가정이나 학교, 직장, 어느 곳에서도 해답을 가르쳐주지 않는 …
그림의 배경은 황량한 초원, 한 여자가 뼈가 앙상히 드러난 두 팔로 땅을 짚은 채 언덕 위를 올려다보고 있다. 여자의 이름은 크리스티나 오르손, 이 그림을 그린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의 작업실 근처에 살았던 마을주민이다. 그녀는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이다. 어느…
‘아가톤에게 키스할 때 내 영혼은 입술에 실려 있었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시 ‘아가톤에게’에 나오는 구절이다. 플라톤에게 생명은 호흡이며, 입에서 입으로 숨결을 불어넣는 키스는 두 영혼의 합일을 의미했다. 키스는 입술의 접촉을 통해 서로의 영혼을 호흡하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이라는 글귀를 좋아한다. 예술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고 소중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찮고 시시한 것들을 가슴 두근거리는 존재로 변신시키는 예술의 마법은 박상미의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탁자 위에 정물이 놓여 있…
그림 속의 소년이 관객을 향해 눈웃음을 짓고 있다. 아이의 순수함과 성인의 섹시함을 함께 지닌 이 소년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신(神) 큐피드(아모르)다. 17세기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는 커다란 날개와 오른손에 쥔 두 자루의 화살로 소년의 정체가 큐피드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
건물 신축공사장에서 인부 한 명이 비계에서 떨어져 크게 부상했다. 함께 작업하던 인부 두 명이 사고를 당한 미장이를 급히 병원으로 옮기는 중이다. 두 남자의 눈빛에서 동료의 불행을 나의 일처럼 걱정하고 동정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18세기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코 데 고야가 …
내가 아는 가장 무서운 그림을 그린 화가는 폴란드 출신의 즈지스와프 벡신스키다. 그의 그림은 의식이 있는 채로 꾸는 악몽처럼 무시무시하고 끔찍하고 오싹한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그림으로 보는 ‘지옥의 묵시록’이다. 이 그림에도 섬뜩하고 괴기한 벡신스키 화풍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는 마티스는 70세가 지나 독특한 방식의 그림을 선보였다. 긴 대나무 막대 끝에 목탄을 묶어 초상화를 그리거나 모델에게 종이에 빨강, 파랑, 노랑, 녹색 과슈(불투명수채) 물감을 칠하게 한 다음 자신이 직접 연필로 드로잉하고 가위로 오려 화…
설치예술가 김도명은 ‘녹색의 손’을 가졌다. ‘녹색의 손’이란 식물을 잘 가꾸는 사람을 뜻하지만 보다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식물도 인간처럼 감성과 지능, 기억력, 심지어 욕구도 있다는 것을 느낌으로 아는, 식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김도명은 자신과 식물이 하…
설치예술가 김도명은 ‘녹색의 손’을 가졌다. ‘녹색의 손’이란 식물을 잘 가꾸는 사람을 뜻하지만 보다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식물도 인간처럼 감성과 지능, 기억력, 심지어 욕구도 있다는 것을 느낌으로 아는, 식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김도명은 자신과 식물이 하…
영국 화가인 데이비드 호크니가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제라르메르(G´erardmer)에서 휴가를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스타예술가는 휴식을 취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평화와 고요의 낙원으로 불리는 제라르메르의 호수를 배경으로 드러누운 남자의 두 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