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참! 민망하다. 쯧! 쯧!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생겼다. 천하의 김응용(72·한화이글스)이 꼴찌감독이라니. 팬들은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9위 감독’이라며 비아냥거린다. ‘무능용’(무능한 김응용) ‘킬끼리’(팀을 죽이는 코끼리)라고 야유한다. ‘코끼리’는 우승을 밥 먹듯이…
지난해까지는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일본을 찾는 한국인보다 많았다. 배경은 한류 등 다양하지만 핵심은 엔고-유리한 환율-였다. 그게 올해는 반대다. 한국행 일본인은 줄고 일본행 한국인은 증가한 것이다. 그 이유 역시 환율-원고-이다. 100엔당 1400원대에서 1000원대로 떨어진 ‘엔…
“명확히 얘기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가입하지 않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한국의 미국 MD체계 편입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은 미국 MD체계에 참여할 여건이 안 되고, 수조 원에 이르는 관련 예산도 부담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서 전시작…
역시 류현진(26)이었다. 한 번은 ‘쫄았지만’ 두 번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15일 세인트루이스와의 메이저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의젓하고 침착했다. 완벽했다. 7일 디비전시리즈 애틀랜타전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그날은 너무 쫄았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잇달아 저질렀다. 입스…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어느 유행가 가사의 한 구절. 그런데 굳이 이런 걸 들추지 않더라도 우린 잘 안다. 갈등이란 게 당시엔 세상을 다 준다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여도 지나고 나면 ‘그럴 때도 있었지’ 하며 쉬이 넘기게 되는 것을.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내가 …
화학무기는 ‘빈자(貧者)의 핵무기’로 불린다.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고, 소량으로 가공할 살상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린 가을. 모시바람이 사각사각하다. 바람 속에 뼈가 없다. 육즙이 모두 휘발돼 새물내가 난다. 고슬고슬하다. 봄바람은 갓김치처럼 알싸하지만, 어린 가을바람은 상크름하고 새콤달콤하다. 춘풍은 는실난실 모과빛이지만, 초가을 바람은 선들선들 푸르스름하다. 왜 유목민들은 가을을 ‘어린 …
78분 만에 근 3000명을 살해한 대참사. 12년 전 오늘(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45분(뉴욕 시간)부터 10시 28분까지 미국 네 곳(뉴욕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에서 거의 동시에 벌어진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9·11 공중테러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제로니…
스텔스 전투기는 미래 전쟁의 판도를 가를 ‘창(槍)’으로 불린다. 적의 레이더에 들키지 않고 적국 영공 깊숙이 침투해 일격을 날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레이더파를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특수재질로 제작된 미국 공군의 F-22(랩터·Raptor) 스텔스기는 레이더 화면에 작…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을/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하마 지금쯤 여름 풀꽃들…
‘일본인은 상상력이 부족한 하위인종이지만 능숙하고 현명하니 우리의 심부름꾼으로 쓰기에 적합하다.’ 1940년 어느 날. 나치독일을 좇아 삼국동맹에 가입하자는 일본 해군장교들에게 한 제독이 책의 이 부분을 찾아 읽어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그 책엔 그 구절이 없다”며 항의했다. 그…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극적인 허구성 없이 그 전개에 따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나 소설, TV 드라마.’ 국어사전은 ‘다큐멘터리(documentary)’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영화사전을 찾아봤다. ‘허구가 아닌 현실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허구적인 해석 대신 현실 그대로를 전달하…
어와, 세상 벗님네야! 이내 말 좀 들어보소. 장마 끝 팔월이라 입추말복 절기로다. 이글이글 아스팔트 바닥 ‘앗 뜨거워라!’ 불에 덴 듯, 돌담 위 호박넌출 개 혓바닥 모양 늘어졌다. 모기 입 삐뚤빼뚤 처서는 언제 오나. 문득 곰곰 손꼽아 헤아리니, 아직 보름여나 남았구나. 오호라, …
오십대 중반에 골프를 배운다니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말을 많이 듣는다. 그동안 뭘 했느냐부터 지금도 늦지 않았다느니, 하루라도 일찍 배워야 느는데… 등등. 우려와 핀잔, 걱정의 말이 참으로 다양하다. 20여 년간 한사코 치기를 거부했던 골프. 그런데 그걸 한순간에 뒤집은 건 ‘보비 존스…
“철의 장막(iron curtain)을 몰래 들여다볼 수 없을까.” 냉전의 서슬이 시퍼렇던 1950년대 초 미국은 극비리에 소련을 염탐할 수 있는 정찰기 개발에 착수했다. 첩보위성이 없던 시절 적국 영토 깊숙한 곳을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는 정찰기는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꿀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