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과 저축은행은 닮았다. 둘 다 대중의 인기를 누리다가 한순간 신뢰를 잃으면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홍 감독은 선수로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고, 지도자로서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대법원은 지난주 ‘이혼할 때 배우자가 수령할 퇴직금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가’란 문제를 놓고 공개변론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채웅 변호사는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어디에도 퇴직금에 대한 분할 규정이 없다”며 분할에 반대했다. 퇴직금을 나누는 문제에만 세간의 관심이 집중…
불혹(不惑)을 넘긴 초등학교 동창들. 그들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재테크는 역시 땅이지” “아니야, 달러를 사야 돼” “무슨 소리, 금이 제일이야”….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다 정신이 번쩍 든 건 ‘똘똘이 스머프’라는 별명을 가진 동창이 만기도래한 적금 2000만 원으로 선…
아내의 저축 습관은 뽀로로통장 덕분이다. 지난 어린이날에도 아내는 두 딸이 할머니에게서 받은 용돈을 챙겨뒀다가 통장에 넣었다. 딸들은 용돈으로 군것질도 못하는 현실을 깨닫고 반항했지만 “너희들 대학 등록금”이라는 엄마 말에 곧 제압당했다. 은행의 어린이적금, 증권사의 어린이펀드,…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창용 인생에는 사연이 많다. 보기 드문 강속구 투수로 한국에서 성공했지만 팔꿈치 부상이 겹쳐 선수생명이 끝나는 듯했다. 재활을 거쳐 일본 최고 마무리투수로 우뚝 선 뒤 미래가 보장된 일본을 뒤로 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그는 “살아보니 인생은 속도가 아…
가족이라도 ‘당신의 재산을 달라’는 말은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내 재산을 가족 누군가에게 주는 것도 고민할 일이 많다. 그런데 지난달 말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보면 13명이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된 재산을 증여하거나 증여받았다. 고위공직자 A 씨는 지난해 …
사람 목숨에 가격을 매길 수 있다면 스크루지(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인 고리대금업자)의 목숨 값은 3만 원이다. 반면 그의 가게에서 주급 15실링(약 11만 원)을 받으며 일했던 크래치트의 목숨 값은 2400만 원이 넘는다. 스크루지는 악하고 크래치트는 착해서가…
‘한국의 펀드왕’으로 불리는 A, B 두 사람에게 ‘펀드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열흘 붉은 꽃이 없듯 잘나가는 펀드도 곧 고꾸라진다는 의미)’이라는 말에 동의하는지 물었다. 둘 다 “과거 성적표를 보면 그럴듯한 말이지만 예외가 있다”고 했다. 요즘 펀드에 들려고 은행에 가면 직원은…
언론에서 최근 ‘집값이 오른다’는 기사를 비중 있게 쓰기 시작했다. 독자들이 어떤 마음일지 추정해 보면, 우선 주택 소유자는 수년간 떨어져 온 자산가치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을 것이다. 세입자라면 ‘집을 사야 하는 것 아닐까’ 하며 동요할 것 같다. 그런데 기자가 지난 주…
이탈리아 에이나우디 경제금융연구소의 루이지 구이소 박사팀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큰 수익보다 작은 수익에 만족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밝혀냈다. 돈의 흐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충격 탓에 사람들이 위축돼서다. 여기까지는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다. 흥미로운 대목은 공포영화를 본…
“나폴레옹이 죽었다.” 1814년 2월 21일 월요일 아침, 군복을 입은 사람이 영국 남부 윈체스터 거리 여관을 돌아다니며 “영국-프로이센 연합군이 승리했다”며 이런 말을 퍼뜨렸다. 긴 전쟁에 지친 영국인들은 단박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세마포어 텔레그래프’라는 수신호 장비로 다…
복부인만이 아니다. 아내들은 대체로 돈 관리에 타고난 재능이 있다. 독자들 중에는 세계 최고의 부자 워런 버핏,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 전설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등 돈의 세계를 주름잡은 사람들이 모두 남자였다면서 필자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
결론부터 말하면, 새해 세운 장밋빛 재테크 결심은 보통 실패한다. 나의 재테크 태도를 점검하지 않고 목표부터 덥석 세우기 때문이다. 월 400만 원 벌어 500만 원 쓰는 생활습관에 빠져 있는 사람이 갑자기 ‘매달 200만 원 저축’을 결심하는 것은 하루 담배 2갑을 20년 동안 피우…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 때 재무상인 장바티스트 콜베르는 “과세(課稅)의 기술은 거위가 얼마나 고통을 느끼지 않게 깃털을 뽑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세금 부담을 급격히 늘리면 조세저항이 거세지므로 요령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물건 값에 붙이는 간접세 부과 대상을 늘리고 …
1980년대 미국에는 과부들이 많았다. 이들은 건물 청소와 세탁 도우미 일을 닥치는 대로 했지만 벌이가 들쭉날쭉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월가의 투자자 피터 린치는 홀아비가 아닌데도 과부 사정을 잘 알았던 것 같다. 매년 배당금이 나오는 담배회사 같은 회사 주식을 안정적 수입이 없는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