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2일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대사관에 이례적으로 화교들을 대거 초청해 ‘중화의 아들 딸’이라며 치켜세우는 일이 있었다. 좀 이상하다 싶었다. 보름쯤 지나 북한에서 살던 화교들이 비공개로 대거 중국에 나오면서 수수께끼가 풀렸다. 이들이 몰려와 귀국시켜 달라고 성…
북한에서 숨은 실세로 꼽히다가 하루아침에 처형된 대표적 인물이 류경 보위부 부부장이다. 그는 2010년 12월 한국에 김정일의 특사로 파견됐다가 돌아간 뒤 얼마 안 돼 처형됐다. 당시 한국 언론은 그가 간첩죄로 처형됐다고 보도했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설명이었다. 김정일의 신임을 받아…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지 벌써 한 달 반이 넘었다. 그러는 사이 한국에선 차기 대통령 후보가 정해져 정치권은 대선 정국에 들어갔다.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은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매듭지을 것이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김정은 역시 마찬가지다…
열흘 전 중국 지린(吉林)교도소에 수감됐던 탈북민의 탈옥 소식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주현건이란 이름의 39세 탈북민은 교도소 내 가건물을 능숙하게 타고 오른 뒤 전기철조망까지 손상시키고 담장 밖으로 사라졌다. 단신에 그쳤을 수도 있는 뉴스지만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 권력기관은 국무위원회다. 김정은도 대외적으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국무위원회는 위원장 김정은과 12명의 부위원장 및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무위원회는 2016년 6월에 신설돼 지금까지 5년 남짓 지났는데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에서 3기 국무…
코로나 봉쇄가 1년 8개월째 이어지면서 북한 내부 경제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수입에 의존하던 생필품과 식료품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10배 이상 가격이 뛴 것들이 많다. 주민들은 아우성을 칠 힘조차 없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아직 봉쇄를 풀 생각이 없어 보인다. 북-중 무…
북한의 인터넷 사이트인 ‘조선의 오늘’에 2일 눈길을 끄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김정은이 지난달 30일 탄광과 건설장 같은 험지에 자원해 새 출발을 한 ‘뒤떨어졌던 청년’ 9명을 만났다는 사진이다. ‘조선의 오늘’은 “지난날의 과오를 깨끗하고 성실한 땀으로 씻으려는 자그마한 양심의 싹도…
2001년 모 월간지에 ‘황해제철소 노동자 폭동 사건’이라는 탈북민의 기고가 실렸다. 황해북도 송림시에 있는 황해제철소에서 간부들이 압연 철판을 중국에 팔아 옥수수로 바꿔 노동자에게 배급을 줬는데 보위사령부가 탱크를 몰고 몰려와 간부들을 무리로 처형했다고 썼다. 다음 날 노동자 수천 …
2월 중국 주재 북한대사가 교체됐다. 그런데 전임 지재룡 대사는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핑계로 받아주지 않아 아직 베이징에 머무르고 있다. 1942년생인 지 전 대사로서는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평양에서 자녀와 손자들과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베이징에서 기약 없는…
북한 여성이 남성에게 잘 대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탈북 여성을 만나고 싶어 하는 미혼 친구들이 주변에 좀 있다. 북에서 살아봤고, 한국과 중국 일본을 다 가본 개인적 경험에 비춰 보면 그건 맞는 것 같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때 여성이 장마당에 나가고, 집에 돌아와 …
북에서 살 때 내가 손목시계를 처음 가져본 것이 1991년이었다. 그즈음에 중국에서 숫자로 시간만 표시되는 초기 형태의 전자시계가 밀려들어 왔다. 그때 전자시계는 북한 돈 100원 정도였는데, 노동자의 한 달 월급과 맞먹었다. 당시 북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차고 다니는 시계는 모란봉이…
북한 노동당 비자금을 관리하던 38호실은 많이 알려졌다. 38호실은 2008년경 비슷한 역할을 하는 39호실과 통합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군에도 숫자 ‘38’로 시작되는 38부라는 비밀 부서가 있다. 총정치국 소속인 38부는 김정일 시절부터 있던 역사가 오랜 조직이지만 지금까지 외부…
대다수 사람들은 북한 호텔에 묵으면 도청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확실한 증거가 없어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가령 “나 같은 사람도 도청할까” “수천 명의 관광객이 한꺼번에 가도 다 도청이 가능할까” “몰래카메라(몰카)는 없을까” 등의 의문을 제기한다. 남과 북에서 화제가…
최근 몇 년 새 북한에선 느닷없이 역사물 애니메이션 수백 편이 쏟아졌다. 50부로 종영됐던 ‘소년장수’라는 애니메이션이 100부로 연장되고 ‘고주몽’ ‘고구려의 젊은 무사들’이란 수십 부작 시리즈도 시작됐다. 2014년 11월 26일 김정은이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를 방문한 것이…
구글어스로 북한을 자주 살펴본다.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을 제외하면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김정은 관저나 별장은 많이 바뀐다. 대표적으로 평양 중심부 김정은 관저는 두 차례나 리모델링됐고, 원산 별장도 김정일이 쓰던 기본 건물을 버리고 새 단장을 했다. 별장 주변엔 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