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이 내 유년의 기억을 일깨웠다. 그렇다고 그리 오랜 것도 아니다. 1958년생 개띠에겐 그래봐야 50여 년, 그러니까 북한 무장공비가 침투한 1·21사태에 이어 향토예비군이 창설(1968년)되고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란 노래(1969년)가 유행하던 1960년대…
지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엑스포(EXPO)가 한창이다. 주제는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 인류의 앞날에 중요한 먹거리를 지구촌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현장이다. 엑스포에선 매일 참가국의 날을 둔다. 우리 …
2010년 3월 30일, 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있었다. 남아공 월드컵 개막(6월 11일)을 두 달 반쯤 앞둔 시점이었다. 기억하다시피 남아공 대회는 축구 역사상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월드컵이었다. 그렇다 보니 희망봉과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한 케이프타운은 일찍부…
“여러분 앞에는 전혀 딴 데로 통하는 문이 열렸습니다. 평생 지겹게 볼 ‘거절’로 통하는 문입니다. 이 문은 피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맞닥뜨린 현실이 이것이라 그렇지요. 거절은 최선을 다해도 당합니다. 그 이유와 상황이 무엇이든지. 그래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진정 최선을 다했다면…
아프리카 여행 중에 특별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 대륙에서만큼은 사람들이 매우 진지해진다는 것이다. 다른 대륙에선 그렇지 않은데 대체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그러다 고원의 사바나 초원에서 사파리 투어를 취재하던 중 그 실마리를 찾았다. 사실 아프리카 야생동물이라고 해서 그리 특별…
싱가포르를 가 본 이라면 저 머라이언(Merlion)상만 보고도 이 엽서가 거기 것임을 금방 알아챈다. 머라이언은 싱가포르 상징물. 그리고 여긴 싱가포르 강 하구, 마리나베이의 워터프런트다. 배 한 척을 고층빌딩 세 개가 떠받친 모습의 복합리조트호텔 마리나베이샌즈가 물 건너로 보…
오늘은 만우절. 서양에선 ‘4월의 바보 날(April Fools‘ Day)’이라고 하는 날이다. 이걸 보면 악의 없는 거짓말로 골탕을 먹고 먹이며 즐기는 이 특별한 날은 서양에서 유래한 것 같다. 그렇다. 무대는 프랑스, 배경은 샤를 9세(재위 1560∼1574) 때 현재 우리가 쓰고…
얇은 나무판의 이 엽서. 미국 텍사스 주 앨러모(Alamo)에서 산 것이다. 앨러모는 미국프로농구(NBA) 팀 근거지 ‘샌안토니오’에서 가깝다. 그림 속 바로크 스타일의 파사드(건물 앞면)는 ‘디 앨러모’라는 선교관인데 1718년 스페인 선교사가 지었다. 그 아래엔 ‘앨러모를 잊지 말…
이 아름다운 건물, 독일 작센 주의 주도인 드레스덴 시내의 성모마리아 교회(Frauenkirche)다. 어떤가, 범상하지 않은 이 아름다움이. 미려한 외관에서 풍겨 나오는 우아한 기품은 어떻고. 그런데 고백하지만 이 엽서에 담긴 실제 모습을 기자도 아직은 보지 못했다. 내가 찾았던 1…
이 엽서는 체코의 플젠(영어명 Pilsen·필젠)이란 도시 모습이다. 프라하 서쪽 90km쯤에 있는 공업도시다. 체코가 ‘보헤미아’라고 불리며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지배하에 있던 19세기에는 교역의 중심이었다. 독일 바이에른(바바리아) 주와 이웃한 데다 유럽의 동서남북으로 사통팔달하…
오스트리아에서 이 엽서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정색하고 강조하고 있는 사진과 문구 때문이었다. 그 뜬금없음이 내 웃음보를 작동시킨 것이다. 알다시피 유럽의 오스트리아는 알프스 산맥에 걸쳐 있으며 국토의 60%가 산지인 산악국가다. 그리고 캥…
엽서의 이곳은 프랑스 알프스의 발디제르. 해발 1850m로 프랑스 사부아 주 타렌테즈 계곡에 있다.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의 주 무대이자 남자 활강 경기가 열렸던 스키마을이다. 멀리로 댐과 설원이 보이는데 이 케이블카로 오르는 솔레즈 봉(2560m)의 산악과 이어진다. 그래서 …
이 엽서에 있는 희한한 건물. 미국 뉴욕시내 ‘솔로몬 알 구겐하임 미술관’(1939년 개관)이다. 설립자 솔로몬 구겐하임(1861∼1949)은 필라델피아의 부유한 광산 집안 자손이다. 알래스카 주 유콘 강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일어난 클롱다이크 골드러시(1896∼1899년) 때 큰돈을 …
그림엽서를 빼곡히 메운 이 작은 물체. 파리(영어로 fly)다. ‘백만 마리 파리에게 죄를 물을 수는 없다’는 글씨가 이를 확인시켜 준다. 아래엔 ‘호주(Australia)’라고 쓰여 있다. 관광엽서에 파리 그림? 통상의 엽서치고는 기괴하다. 게다가 파리는 뒷면까지 장식했다. 엽서 전…
5년 전 시게이에 도시노리 당시 주한 일본대사가 한 방송사의 음식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대사관 만찬을 이끌어가는 일본인 조리장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유는 분명했다. “정통 일본 요리를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