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좀 여유롭게 살고자 왔는데 되레 도시보다 더 바쁘고 힘이 드네요. 아내는 안 해본 농사짓고 체험농장 운영하느라 힐링은커녕 병까지 얻었습니다.”(귀농 4년 차 L 씨·55·강원) “겨울 비수기에도 펜션 시설물을 보수·관리하고요. 매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 올…
최근 일본 홋카이도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일본의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 및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마련된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연수단에 전문가 자격으로 합류했다. 일본은 농촌의 고령화·공동화 문제, 심지어 귀농 흐름까지 한국과 매우 유사하고 앞서 간다는 점에서 자못 기대…
10월 말 영하 6도까지 떨어지는 반짝 추위 이후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절기는 입동(8일)에서 소설(23일)을 지나…
귀농이나 귀촌을 준비 중인 이들은 대개 전원생활을 통해 여유와 안식, 힐링 등 전원의 가치와 투자가치를 함께 얻길 원한다. 인생 2막 노후생활이다 보니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시골 이주 이후 맞닥뜨리게 될 생활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하다. 3년 전 매입한 강원도…
내년 정년을 앞둔 김모 씨(57·서울)는 10년 전 사둔 시골 땅(농지 1만 m²)을 팔아야 하는지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해 은퇴한 박모 씨(59·경기 안양시)는 수년 전 모친에게서 상속받은 땅(농지 8000m²)을 어찌해야 할지 고심 중이다. 이들은 일단 도시에 계속 눌러 살고 싶…
지난주 8일은 절기상 한로(寒露)였다.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이다. 이즈음 농촌의 들판은 황금물결로 넘실거리고, 산은 오색단풍이 더욱 짙어진다. 귀농·귀촌에 관심이 많거나 준비 중인 도시인들이 단풍 구경을 겸해 인생2막의 터를 찾아 나서는 시기이기도 하다. 필자…
‘3000만∼5000만 원으로 귀농·귀촌 성공하기’ ‘월 소득 200만∼500만 원대 가능’ ‘정부와 지자체의 저리 대출 4억 원까지 가능’ 최근 수도권에서 열린 한 귀농·귀촌박람회장 곳곳에는 다수의 ‘부동산개발업자(○○영농조합, ○○협동조합)’가 내건 이런 내용의 홍보…
5일 강원 춘천시 S고 교내, 이날 이곳에서는 농업 관련 국가자격 중 하나인 유기농업기능사 실기시험이 시행되었다. 다소 긴장한 표정의 중장년층 수험생 중에는 나이가 지긋한 노인도 일부 보였다. 그 가운데는 필자도 끼어 있었다. 자격증 시험을 보기는 참 오랜만이었다. 1989년 입사…
‘엄마의 품속 같은 자연 속에서 되찾은 평온. 이 행복감이야말로 내가 속세(도시)를 버리고 전원으로 향한 이유다.’ 필자가 2010년 8월 가족과 함께 강원 홍천 산골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6개월쯤 된 시점에서 쓴 전원일기의 한 구절이다. 초기 전원생활의 만족감과 행복이 한껏 …
“솔직히 힘든 농업·농촌의 현실과 비관적인 전망보다는 희망적인 얘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귀농을 심각하게 고민 중인 Y 씨(45·경기 안산시)의 푸념이다. 그는 7월 중순 강원 홍천군이 개최한 2박 3일 일정의 ‘귀농·귀촌학교’에 참가해 귀농·귀촌 멘토들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
지난달 온 나라를 뒤흔든 가뭄과 메르스로 농촌은 큰 고통을 겪었다. 여기에 본격적인 여름인 7월과 8월은 폭우와 폭염,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농촌의 고통이 가중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자연은 어머니가 갓난아이를 돌보듯이 인간을 품어주지만, 때론…
도시를 내려놓고 강원도 홍천 산골로 들어간 2010년 가을, ‘그’를 처음 만났다. 이사한 지 며칠 지나 집 주변의 밭을 둘러보던 중 갑작스럽게 맞닥뜨렸다. 조금 거리가 있어서일까. ‘그’는 경계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눈빛으로 필자를 바라보았다. 다름 아닌 꿩이었다. 이렇게 필자와 …
“농민이 되면 보조금 지원에다 세금이나 보험료 감면 등 각종 혜택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퇴직하면 시골로 들어가 혜택 받으면서 농사나 지어야겠어요.” “솔직히 죽느니 사느니 해도 지금의 농촌은 역대 정권이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 유지되어온 것 아닌가요. 그 돈은 도시민이 낸 세금이…
최근 남녘에 들렀다가 푸른 감나무를 보고 문득 ‘까치밥’이 떠올랐다. 수확이 끝난 감나무 가지 끝에 매달린 잘 익은 홍시를 까치밥이라고 한다. 어릴 적 시골에서는 겨울에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까치 등 날짐승이 먹게 감 몇 개는 일부러 따지 않고 남겨두었다. 송수권의 시에서 보듯 까치밥…
봄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필자는 간간이 귀농·귀촌 관련 강의차 서울과 지방을 오간다. 주로 귀농·귀촌에 관심이 많거나 이를 준비 중인 도시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낭만적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음을 보게 된다. 시골의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면 이후 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