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씨(Mr. Carter), 당신의 비판은 근거 없고(groundless) 비건설적(unconstructive)입니다….” 지난달 30일 제14차 아시아 안보회의가 열린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의 대연회장. 중국 군사과학원의 자오샤오줘 대교(대령)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을…
‘2020년 5월의 어느 날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 물 위로 사출(射出)된 탄도미사일 1발이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쳤다. 미사일은 약 500km를 날아가 공해 상에 떨어졌다. 이어 핵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최종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는 북한의 발표가 날아들었다. …
1978년 6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한국의 핵 개발 전말을 다룬 한 편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2005년 공개된 이 보고서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1974년 12월 ‘890계획’이라는 암호명으로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승인했다고 나와 있다. 1973년 공식 발효된 한미 원자력협정이 …
임진왜란 발발 12년 전인 1580년(선조 13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전라 좌수영의 발포(현 전남 고흥군)에서 수군 만호(萬戶)로 근무했다. 만호는 종4품의 지방무관으로 지금의 대령 계급에 해당한다. 어느 날 전라 좌수사가 보낸 심부름꾼이 이순신을 찾아왔다. 그는 “거문고를 …
“다른 나라에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타국 얘기를 듣지 않는 미국의 행위는 패권주의의 상징이다….” 2011년 7월 1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이 작심한 듯 미국을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 앉은 김…
“군대에도 이 대위가 아닌 ‘미스 리’로 부르는 상관이 있었다.”, “평점이나 보직에서 보이지 않는 벽이 늘 존재했다….” 법무병과 최초의 여성 장군 출신인 이은수 변호사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3년간 군 생활의 애환을 이렇게 회고했다. 창군 이래 첫 여성 법무관으로 군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배상문의 병역기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병무청은 최근 배상문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외여행기간 연장 불가 통보 뒤에도 귀국시한(1월 31일)을 넘겨 해외에 머물면서 병역의무를 미루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병무청은 판단했다.…
“국가안보의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지….”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군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방치하다시피 한 지난 20여 년을 이렇게 규정했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내용의 ‘2014 국방백서’가 발…
도심 전역의 교통신호가 제멋대로 작동하면서 도로는 뒤엉킨 차량으로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철도와 공항의 관제시스템도 고장 나 기차와 항공기 운행이 ‘올스톱’ 되고 대형 참사와 인명 피해가 속출한다. 이어 은행과 증권시장의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고, 휴대전화와 인터넷까지 먹통이 돼 버…
중국어로 젠(殲)’은 ‘섬멸하다’, 리젠(利劍)은 ‘날카로운 검’을 각각 뜻한다. 중국은 독자 개발 중인 두 종류의 스텔스 전투기에 ‘젠(J)-20’, ‘젠-31’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 전투기는 미국의 F-22, F-35에 버금가는 강력한 성능의 5세대 첨단 전투기다. ‘리젠’은 …
“나는 금품이나 향응 수수로 적발되면 스스로 사직할 것을 서약합니다.” 2011년 8월 서울 용산구 방위사업청(방사청) 대회의실. 노대래 당시 방사청장을 비롯한 과장 팀장급 이상 직원 160여 명이 ‘청렴실천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비리 부정에 연루되면 스스로 옷을 벗겠다”…
“나무에 홀려서 숲을 놓치면 대북정책은 백전백패(百戰百敗)한다. 지금껏 그랬듯이….”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군 고위 당국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도발과 화해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 북한의 대남전술 실체를 현미경의 시각으로는 절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북한의 화전…
“국내정치가 국가의 대외정책을 좌우한다.” 미국 정치학자인 잭 스나이더는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관계를 이렇게 규정했다. 한 국가의 대외 행동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으로 내부 정치를 지목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특정 국가의 대외정책은 집권세력 등 ‘정치 엘리트’들이 벌이는 자국 내 권력…
침과대적(枕戈待敵). 2011년 새해 첫날 김관진 국방부 장관(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전군에 내린 장관서신에서 언급한 사자성어다.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항상 전투태세를 갖춘 무인(武人)의 자세를 강조한 말이다. 그는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을 앞두고 난중일기에 쓴 …
5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만든 윤종빈 감독은 9년 전 군 당국과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갓 대학을 졸업한 가난한 무명감독 시절 여기저기서 빌린 돈을 보태 2000만 원으로 찍은 첫 장편영화 때문이었다.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제목의 영화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