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위에는 일본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런 친구들 덕분에 쾌적하게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명동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사는 광화문 주변의 음식점이나 옷가게 등 점포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도 일본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정말 많다. 내가 일본…
올해 초, 양력설 연휴를 이용해 포항에 갔다 왔다. 친구가 그곳에 살고 있어 방문하는 김에 관광도 하고 오기로 했다. 고속버스로는 시간이 상당히 걸리므로 KTX로 신경주까지 가서 거기에서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생각보다 가까웠다.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는 포항에서 유명하다는 …
지난달 11일은 동일본지진이 발생한 지 4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국에 살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슴이 아프다. “벌써 4년!” “아직 4년!” 등 지난 4년간에 대해 느끼는 바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벌써 4년이나 흘렀는데도 여전히 답답하고 불편한 가설 주택에서 생활해야만 하는 상황을 참…
아무도 나를 모르는 타국에서는 왠지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았던 내 모습과 전혀 다른 내가 될 수 있다는, 일종의 해방감 같은 것이다. 서울 이태원에서 길을 걸을 때였다. 앞서 걷던 외국인 남녀가 다 마시고 난 플라스틱 음료수 용기를 길가에 …
2015년의 목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특별히 아팠던 적은 없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 일상생활도 좀 더 활기차게 될 것 같다. 한국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내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우선 채소 섭취량이 늘었다. 단것을 먹을 기회도 많이 줄었다. 일본에서는…
난 차가 없다. 그래서 버스나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 지하철도 그렇지만 특히 버스는 노선이 그물처럼 펼쳐져 있어 더욱 편리하다. 시간에 여유가 있으면 여러 노선을 시도해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은데, 워낙 버스 수가 많다 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버스 정류장마다 10개 이상의 …
일본인에게 설날은 1년 중에서도 특별한 날이다. 일본에서는 12월이면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바쁘고 거리 분위기도 시끌시끌하다. 12월은 또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준비의 달’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거나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을 보내고 지인들에게…
몇 년 전부터 성형 수술을 할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과 중국인이 대폭 늘었다. 한국은 성형 기술도 좋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손에 습진이 생겨 피부과에 갔을 때였다. 손을 진찰한 의사가 진료를 끝낸 뒤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렇게 …
모처럼 한국에 살기 시작했으니, 한국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서 궁중요리를 배운 적이 있다. 일본인은 나 혼자. ‘음식은 만국 공통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 우선 한국 역사와 궁중요리의…
얼마 전 오랜만에 일본 친정에 다녀왔다. 일본에 돌아가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특히 도쿄는 인간관계가 희박하다. 자기 일만으로도…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인간관계가 긴밀하다고들 한다. 생활 속에서 그렇게 느끼는 장면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해하기가 좀 복잡하다. 예를 들면 한국인들은 친해지면 상대를 위해 무엇인가 해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에서 내 가족이 놀러 왔을 때의 일이다. 나는 차가 없…
한국에서 살기 시작해 처음에 놀란 것 중 하나는 생각보다 물가가 높다는 점이다. 근처 슈퍼에 가서 보면 진열 상품의 종류는 달라도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싸다.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했던 기억이 있어서 물가 상승 폭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데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물가가 좀 싸지 않을까 …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알아보고 싶은 시설은 병원이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한 한국은 의료기술도 높고 설비도 좋다고 들었는데,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 가 보고 과연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넓은 공간과 차분한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패스트푸드점부터 유기농 전문가게까지 있었다. 나를 …
지하철을 타고 있는데 휴대전화가 울렸다. 옆에 있던 친구가 “여기 일본 아니잖아. 전화 받아도 괜찮아”라고 말했다. 그래도 조심스러워 작은 소리로 통화하는 나를 보고 “역시 일본인답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일본에서는 지하철은 물론이고 버스 기차 등을 타고 가면서 통화하는 사람을 …
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누구나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만, 대화가 가능하게 되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진다. 그러나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 한국은 일본보다 윗사람을 대하는 말이 많다. 상하 관계가 뚜렷한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면 부모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