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몬스터’의 ‘내 루돌프’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오늘 기준 670만 회를 넘었다. 메이저 음악방송에 나오고 잡지 화보도 찍었다. 그런데 이들은 가상 인물이다. ‘매드몬스터’는 개그맨 곽범과 이창호가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 ‘빵송국’으로 내보내는 일종의 드라마다. 최근 2030세…
1980년대생, 90년대생, 그리고 90년대 후반생들은 모두 서로를 다르게 본다. “요즘 97년생 욕하는 게 유행이에요.” 요즘 많아진, 구도심의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4층에 있는 카페에서 어느 90년생이 분개했다. “저희 나이가 이제 대리쯤 됐잖아요. 그런데 신입사원이 ‘대리님!’…
나이를 먹으며 수다를 잃었다. 시간이 뜰 때면 용건 없이 전화해 “뭐 해?”로 시작하는 통화를 기본 30분 넘게 하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별것 아닌 고민으로도 전화기가 뜨거워질 때까지 밤새 떠들고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 하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남자친구가 남편이 되어서일까,…
주변에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이 많다. 보디 프로필은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몸을 만든 다음, 몸매를 돋보이게 찍는 프로필 사진이다. 지난해부터 몇몇의 카카오톡 프로필이 보디 프로필 사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같이 준비하자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어떻게 준비…
지인 집에 집들이를 가니 거실에 벽시계 5개가 걸려 있었다. 세계 시간을 표시한 호텔 프런트 인테리어인가 싶었다. 아니었다. 시침이 가리키는 시간이 다 같았다. 이렇게 해둔 이유를 물었다. “예뻐서요.” ‘벽시계남’은 안목이 높고 집요하며 예산 면에서는 현실적이다. 설명이 이어졌다…
“제 계정요?” 출판사 미팅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공개해 줄 수 있느냐는 편집자님의 물음에 반문했다. 저자의 개인 SNS가 출판 마케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였다. 충분히 예상 가능했는데도 주춤했다. 꽤 오랜 기간 SNS 비공개를 고수해 왔다. 관심 받고 싶지 …
“지난 주말에 세 명이 동시에 주문했는데도 로제 떡볶이를 못 먹었어요.” 20대 후반 동료가 월요일 출근 시간에 말했다. 요즘 인기인 로제 떡볶이는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피크 타임에 매장들이 소화를 못 할 만큼 주문량이 많다. ‘로제’는 토마토와 크림을 섞어 만든 파스타…
‘고등래퍼’라는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이번 해는 0.5%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큰 화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멘토로 나오는 네 팀 중 하나인 ‘따큐’팀을 열심히 봤다. 따큐는 염따와 더 콰이엇이라는 래퍼가 멘토인 팀이다. 염따와 더 콰이엇이 멘토로 적절치 않아 보일 …
모든 게 엉망인 날이었다. 한 달 넘게 공들여 준비한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고, 크고 작은 이슈들이 더해지자 스스로의 선택들에 대한 불신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만원버스를 잡아탄 퇴근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류장까지 잘못 내렸다. 걷기에는 멀고 택시를 잡기에는 가까웠고, 다시…
“저도 이거 좋아해요.” 어느 날 회의에 참석한 대리님이 내 노트북에 붙은 스티커를 보고 말을 걸었다. 그것은 ‘굿즈’였다. “국립중앙박물관요? ‘굿즈’ 맛집이잖아요.” 트렌디한 20대 후배가 이야기했다. 여기도 굿즈, 저기도 굿즈. 굿즈가 대체 뭐길래? ‘굿즈(goods)’는 테마…
“오리지널 뮤직비디오 보셨어요? 저 군대 있을 때 정말 많이 봤습니다.” 2016년 군번인 20대와 2021년 상반기 최대 히트곡 ‘롤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들은 말이다. 찾아보니 정말 있었다. 롤린의 오리지널 뮤직비디오는 성인 인증을 받아야 할 만큼 자극적이다. 그걸 보자 롤린 공…
라디오를 좋아한다. 한 방을 썼던 언니의 영향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라디오를 달고 살았다. 거실의 TV가 온 가족에게 속한 미디어라면 내 방의 라디오는 내게 속한 것이었다. 라디오는 내 방의 배경음이 되었다. DJ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분명 듣기만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
얼마 전 회사에서 ‘트렌디한 콘텐츠’에 대한 자료를 만들었다. 나를 포함한 네 명이 예시를 모았다. 넷은 성별이 같고 나이와 업무도 비슷하다. 남들이 보면 비슷비슷한 사람들로 보일 것 같다. 우리는 서로 가져온 콘텐츠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모두 너무 다른 걸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회의…
어떤 젊은이들은 외국 낯선 도시에 도착하면 구글 맵과 우버와 함께 틴더를 켰다. 틴더는 글로벌 데이트 매치 애플리케이션이다. 여기서의 데이트는 연애를 뜻하기도, 친근한 하룻밤을 뜻하기도 한다. 한국에 일 때문에 온 북미 교포 모니카(가명)도 그런 생활을 하다가 그만뒀다고 했다. 틴더로…
“어릴 때 취미랑 특기 헷갈리지 않았어?”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여기저기서 맞장구를 친다. 사물함에 취미, 특기, 장래희망을 써 붙이던 시절. 고작 열 해 가까이를 산 어린이에게 취미와 특기를 구별하는 것은 퍽 버거운 일이었다. 취미는 좋아하는 것, 특기는 잘하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