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령’은 홍수 이후 인류의 재전(再傳)을 내용으로 한 홍수신화다. 옛날 어느 곳에 한 그루의 신령스러운 교목(喬木)이 있었다. 그 나무 그늘에는 천상의 선녀 한 사람이 항상 내려와 있었다. 그러다가 선녀는 목신(木神)의 정기에 감응해 아들(목도령)을 출산했다. 목도령이 예닐곱 살이…
‘마누라’는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이다. ‘마누라’는 마마의 제주도와 황해도 방언이다. ‘마누라’에 대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설명이다. 제주도의 ‘마누라본풀이’는 이 중에서 마마, 즉 마누라의 내력을 설명하는 구전신화다. 옛날에 생불할망(아기생육신)이 하늘에서 …
‘천지왕본풀이’는 우주와 인간 세계의 창조를 다룬, 제주도의 대표적 창세신화 중 하나다. 최초의 하늘에는 해도 두 개, 달도 두 개가 떠있었다. 그로 인해 인간들은 낮에는 뜨거워 죽고 밤에는 추워 죽었다. 어느 날 하늘나라 천지왕이 해도 하나 달도 하나 먹는 꿈을 꾸었다. 인간들의 고…
제주도의 ‘이공본풀이’는 서천꽃밭을 지키는 신의 유래를 내용으로 한 구전신화다. 옛날에 김진국과 원진국이 친구로 지내며 살았는데, 둘 다 자식이 없어서 근심하고 있었다. 하루는 지나가는 스님이 자신의 절에 백 근의 황금을 갖고 와서 공양을 드리면 자식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이에…
생불할망은 인간에게 자식을 잉태하게 해주고 출산을 도와주며 낳은 아기가 무사히 자라도록 돌봐준다고 한다. 말하자면 자식 점지부터 산육(産育·낳아 기름)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해주는 여신인 셈이다. 제주도의 ‘생불할망본풀이’는 바로 이 여신의 유래를 설명하는 구전신화다. 생불할망…
옛날에 짐진국 대감과 자지국 부인이 백 일 정성을 드리고 아기를 낳았다. 이마에는 해님달님이 양어깨에는 샛별이 박힌 듯한 예쁜 딸이었다. 이름은 자청비라 했다. 하루는 자청비가 베틀에 앉아 노는데 하녀의 손발이 유난히 하얗고 고왔다. 자청비가 그 이유를 물으니, 하녀는 주천강 연못에서…
갑자기 음주를 심하게 하거나 도둑질, 노름 등 해괴한 짓을 하는 행위를 ‘전상’이라고 한다. ‘삼공본풀이’는 이 전상을 몰아내는 신인 ‘삼공’의 유래를 내용으로 하는 구전신화이다. 옛날에 강이영성과 홍운소천이라는 거지가, 길에 구르는 돌도 연분이 있다고, 서로 만나 부부가 되어 세 딸…
함경도 지역의 혼수굿에서는 어린아이의 병을 낫게 할 때 ‘숙영랑앵연랑신가’라는 구전신화를 불렀다. 옛날에 숙영이라는 선비와 앵연이라는 각시가 있었다. 숙영 선비는 열다섯 살, 앵연 각시는 열네 살이었다. 신부 쪽에 중매쟁이를 넣으니 첫 번째도 거절하고 두 번째도 거절하더니 세 번째에야…
‘차사본풀이’는 저승차사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 구전신화이다. 옛날 옛적 동경국에 버무왕이 살았는데, 아들을 낳는다는 게 하나둘 낳다 보니 칠형제를 낳았다. 위로 4형제는 장성하여 장가가고, 아래로 삼형제는 아직 어렸다. “너희 삼형제의 관상을 보니 열다섯까지밖에 못 살겠구나.” 지나…
옛날 조선 땅에 높은 벼슬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벼슬도 벼슬이지만 아들을 아홉이나 두어 뭐 하나 부러울 게 없었다. 그러나 딸 하나만 더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정성이 부족해 그런 것이니 명산대천에 백일기도를 드려봅시다.” “그렇게 하시오.” 하루 가고 이틀 가고 …
제주도의 ‘궤눼깃당본풀이’는 궤눼깃또라는 당신(堂神·마을신)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 구전신화다. 천자국의 백주또가 천기(天氣)를 짚어보고는 천생(天生)의 신랑감이 제주도 송당리에 살고 있음을 알았다. 백주또는 곧장 제주도로 들어가 소천국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아기는 이리 많이 탄생하…
궁산선비가 해당금한테 장가를 가게 되었다. 그런데 색시가 너무 예뻤다. “오늘은 산에 가서 나무를 해 오십시오.” 궁산선비는 색시를 홀로 둔 채 집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럼, 제 얼굴을 그려 줄 것이니 그걸 가지고 가십시오.” 궁산선비는 하는 수 없이 색시가 그려 준 그림을 지니…
한민족(韓民族)의 영산(靈山)이라고 일컬어지는 백두산. 중국 지린(吉林) 성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전하는 구전신화 ‘천지수’에 따르면 본래 그 일대는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심술 사나운 흑룡이 출현해 검은 구름을 타고 동에 번쩍 서에 …
하늘땅이 생길 적에 거인 창세신 미륵신도 함께 생겨났다. 처음이라 조정하고 마련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늘을 가마솥 뚜껑의 손잡이처럼 도드라지게 하고, 땅의 네 귀퉁이에 기둥을 세워 하늘과 땅을 갈라놓는 일부터 시작했다. 두 개의 해 중에 하나를 떼어 큰 별과 작은 별을…
제주도 ‘세화본향당’에서 모시는 신은 백주또라는 여신이다. 본래 서울 남산 서대문 밖 ‘가는대밭’에서 솟아났는데, 웬일인지 일곱 살이 되자 아버지 눈에 거슬리고 어머니 눈에 거슬리게 되었다. “용왕천자국에 사는 일곱 삼촌의 수청이나 들도록 하라.” 부모는 가차 없이 딸을 쫓아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