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할 게 있다. 몇 개월 전에 나온 칼럼에서 난 한국인과 유럽인의 독서문화를 비교하면서 이렇게 썼다. “매일 일하느라 정신없는 한국의 샐러리맨들에겐 그런 여유가 없어 보인다. 생활 속 스트레스가 심한 그들에게 동네 서점에 들러볼 생각이 들긴 할까. 설령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해도 동네…
벨기에인으로서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는 출판물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만화’다. 만화는 프랑스말로 ‘그려진 스트립’이란 뜻인 방드데시네(bande dessin´ee·보통 약자로 베데·BD라고 함), 플랑드르말로 ‘스트립으로 된 이야기’란 뜻인 스트립베르할(stripverhaal)이라…
지난달 부모님이 한국으로 여행을 오셨다. 첫 번째 방문은 2006년이었다. 너무나 진부한 표현이지만 ‘세월이 참 빠르다’. 두 번째 방문까지 9년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다. 2006년에는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 동안 경상도와 강원도에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남해 쪽으로 다녀왔다. 부모…
매년 봄이 올 때마다 하고 싶어지는 것들 중 세 가지를 꼽으면 첫째, 전주 국제영화제에 놀러 가기(간다 간다 하고 매년 못 가고 있다). 둘째, 가수 김정미의 ‘봄’을 연달아 서너 번 들어보기. 셋째, 공원 잔디밭 위에 펼쳐놓은 담요에 드러누워 독서하기. 동네에서 벗어날 여유가 없다면…
2월 말로 한국에 이사 온 지 딱 10년이 된다. 참 행복한 10년이었다. 그동안의 수많은 좋은 만남 중 몇 개만 말해 보면 청국장, 찜질방, 영화제, 장마, 한글, 친구. 또 수많은 열광의 추억 중에는 해수욕, 함박눈, 자전거, 등산, 동료, 친구. 10년 동안 고향 뉴스에 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