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의 해인 내년은 정유년이다. 420년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임진년의 1차 침략에 이어 2차 침략에 나섰다. 이른바 정유재란이다. 정명가도(征明假道·명을 치려 하니 길을 내라)를 내세운 1차 침략은 조선 수군의 승전과 각 지방에서 일어난 의병의 창의(倡義)로 실패했다. 이어진…
뭉클한 여운이 남는 영화를 오랜만에 봤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 불이 켜졌는데도 자리를 한참 못 떠났다. 톰 행크스의 연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이 화면을 압도했다.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은 2009년 뉴욕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US에어웨이스 1549편의 추락 사고를 다룬다. …
한반도는 신령스러운 땅이다. 그래선지 숨은 도인(道人)들이 유난히 많다. 지금 대한민국과 북조선인민공화국이 절반쯤 나눠 점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에서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 도서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휴전선 이남만 실효 지배하고 있다. 1년 전쯤, 작가 서영은 선생에게서 흥미로운…
숭어가 솟는 걸 보고 망둥이들도 튄다. 바닷가 풍경이 세상사에서도 벌어진다. 거꾸로 망둥이가 튀니 숭어도 튄다. 대권욕(大權慾)에 눈먼 도토리들이 출마 선언하는 데 자극받은 것인가. 중립을 지키려고 당적을 버린 국회의장까지 체통 없이 튄다. 정세균 의장이 1일 첫 정기국회 개회사에…
“그건 그렇고, (우병우 거취가) 어떻게 될 것 같나?” 어제 통화한 검찰총장 출신 A가 대화 말미에 대뜸 물었다. “자르긴 자를 것 같은데…”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이 식을 때를 기다려 택일(擇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밀려서 사람을 바꾸…
얼마 전 일본 도쿄에서 만난 기업인 A는 한류 붐이 식고 한국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한숨부터 지었다. 김영삼 정부 때 악화된 한일관계는 이명박(MB) 정부 때 MB의 독도 방문과 뒤이은 ‘일왕 사죄 발언’ 때문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담소 중 “천황을 언제까지 일왕으로 불…
박근혜 대통령이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그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말했다. 이 발언은 궁지에 몰린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는 해석이 유력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의 정당성을 역설한 뒤 ‘대통령 흔들기’를 그…
그제 과거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고 현 정부의 통일정책에도 관여하는 A와 만났다. 그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9월 방북 추진에 관한…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예술원 회원인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이하 경칭 생략)은 1964년 서울대 음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ROTC 2기로 입대했다. 편하게 정훈장교로 근무하던 그는 사단장에게 요청해 위험…
현충일 하루 전인 5일, 한나절에 세 번 눈시울을 붉혔다. 임란 때 전라도 의병대장 제봉 고경명(霽峯 高敬命·1533∼1592) 선생의 대종가(大宗家)를 방문했을 때다. 제봉은 임란 때 치열했던 금산전투에서 순절(殉節)했다. 빼어난 시문으로 명나라에까지 이름이 났던 문인이다. 1…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둘러싸고 구설(口舌)이 끊이지 않는다. 법조계는 물론이고 정·관계의 화려한 등장인물로 화제를 모으는 ‘정운호 게이트’ 수사 초기에도 우 수석 얘기가 나왔다.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참모 중 한 명이다 보니 세상 사람들이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어제 …
그제 나는 한 정치인을 밤에 만났다. 그는 내년 대선에 도전할 것 같다. 그에게 ‘조직의 논리에 함몰돼 바보가 되지 말라’는 책을 선물했다. 책에 이런 글을 적어서 주었다. ‘大業(대업)을 이루려면 작은 일부터 성...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젊은 시절 검찰 내 으뜸가는 칼잡이 중 한 명이었다. 대표적인 특별수사통이라는 뜻이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비롯해 굵직굵직한 수사를 도맡았다. 그에게서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의 비화를 들었...
대뜸 “화도 못 내겠다”고 했다. 며칠 전 신희택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통화를 할 때 꺼낸 말이다. 민심 이반(離叛)을 초래한 집권당의 공천 파동에 합리적 보수우파들이 화가 나 지역구는 2번, 비례는 3번을 찍은 표심 변화를 지적한 말이다. 그의 말에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생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