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잔잔한 옛 노래들이 나온다. 명곡들이 복고풍 드라마의 촉촉한 분위기를 살렸다. 그중 ‘걱정말아요 그대’는 압권이다. 지난날 향수를 물씬 담았다. 이 노래가 ‘응팔’을 띄웠다. 서울대 출신 뮤지션 이적이 불렀다. 며칠 전, 원로급 인사들과 저녁을 했다…
나는 ‘단디 국장’이었다. 경남 출신인 나는 3년 전 편집국장을 할 때 후배들에게 “단디 하라”고 입버릇처럼 주문하곤 했다. 최근 남양주의 금선사 주지 홍산 스님에게서 ‘단디’의 유래를 흥미롭게 들었다. 끊을 단을 두 번 겹친 ‘단단(斷斷)히’의 경상도 사투리라는 설명이다. “상이…
화약내가 풍긴다. 동대구역에서다. 상상 속의 포연(砲煙)도 보인다. 아뿔싸, 4·13총선의 격전지로 대구가 떠오르다니. 이한구발(發) 불공정 공천 후폭풍이 새누리당의 뿌리 대구를 덮쳤다. 어제 오후 5시경. 무소속 주호영 후보(수성을)가 강행군에 지쳐 보인다. 표정은 밝다. 이인선 후…
이번 총선 결과는 뻔하다. 그래서 관심이 별로 없다. 다만 전북 고창과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두 정치인이 당선될지 눈여겨볼 뿐이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는 없다. 최근 몇 년간 두 사람과 옷깃을 스친 일조차 없다. 당파 싸움을 일삼았던 무능한 대한민국 국회, 그중 19대는 역대…
새누리당은 ‘여의도 공천 잔혹사’를 다시 썼다. 낯 뜨거운 장면이 속출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인공지능 로봇을 빼닮았다. 친박·비박을 구분해 피아를 갈랐고 보복 학살이라는 한 방향으로만 기계처럼 움직였다. 막무가내여서 입력한 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세돌 9단과 격돌…
장영실은 조선 전기 당대 최고의 과학자다. 15세기 조선의 과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그를 총애하고 발탁한 왕은 세종이 아니라, 아버지 태종이다. 세종실록에는 이 사실을 전하는 내용이 한 줄 나온다. “장영실은 공교(工巧)한 솜씨가 뛰어나 태종께서 보호하시고 나 역시 그를…
1970년 9월 29일 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은 명승부였다. ‘40대 기수론’을 내건 거산(巨山·김영삼)과 후광(後廣·김대중)이 맞붙었다. 얼마 전 타계한 소석(素石·이철승)도 뛰어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1차 투표의 1위 YS는 과반 득표에 실패한다. 결선에서 DJ는 극적인 역전승을…
이어령 선생은 천재다. 1934년 충남 아산에서 났다. 올해로 82세. 양주동 박사(1903∼1977) 이후 거의 유일무이한 국보급 천재다. 양주동은 생전 술이면 술, 글이면 글, 말이면 말로 ‘국보 제1호’였다. 시인, 문학평론가, 국문·영문학자, 번역문학가, 수필가였다. 비공식 통…
안보 위기 상황에 대통령 비판하는 글을 써도 될지 잠시 망설였다. 그래도 쓰기로 했다. 위기 때야말로 참모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충신(忠臣)과 양신(良臣)이 있다. 우병우 민정수석과 현기환 정무수석, 우(右)병우와 좌(左)기환은 박근혜 대통령의 충신들이다. 우병우는 2009…
경세가 박세일은 2004년 국회의원이 됐다. 박근혜가 한나라당 대표이던 시절이다. 그때 양박(兩朴)은 의기투합했다. 박근혜 대표가 서생(書生) 박세일에게 비례대표 인선을 일임했다. 박세일은 “나를 믿고 모든 것을 맡긴 뒤 한마디 간섭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제 만난 박세일은 …
나는 바보가 됐다. “30년 기자 한 것 맞느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삼고초란(三顧草蘭)’ 때문이다. 아직도 나는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무엄하긴 하지만 혼자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만난 사람들은 열이면 열 모두 “제1야당...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로 시작한다. 조용필이 30년 전 내놓은 앨범 8집의 대표곡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부부인 김희갑 양인자가 작곡 작사자다. 조용필이 코냑 한 병을 들고 김 씨 부부를 찾아와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