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에 이익이 뒤따르지 않는 경우에도 기꺼이 제 몸을 돌보지 않고 명예를 따를 수 있겠는가 及其名之無利 亦肯忘其身以殉乎哉 (급기명지무리 역긍망기신이순호재) ―최규서 ‘간재집(艮齋集)’ 이익을 좇는 것은 일반 사람들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직장 생활을 통해 급여를 받는다거나 …
거미가 허공에 거미줄을 쳐 놓고 날아다니는 것들을 잡아먹으려고 기다렸다. 작은 놈으로는 모기, 파리에서부터 큰 놈으로는 매미, 제비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대로 잡아먹어 배를 채우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벌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들었다. 거미는 재빨리 거미줄로 벌을 칭칭 감다가 갑자…
가장의 잘못을 처첩과 자제와 노복이라도 모두 간언할 수 있어야 덕이 있다 할 수 있다 家長過失 雖妻妾子弟奴僕 皆可規諫 方能至於有德 (가장과실 수처첩자제노복 개가규간 방능지어유덕) ―윤증 ‘명재유고(明齋遺稿)’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흔히 집안을 다스리는 것에 비유하며, 나…
집에 개가 두 마리 있었는데 같은 시기에 새끼를 낳아 젖을 먹였다. 그런데 며칠 후 그만 어미 개 하나가 죽었다. 남은 새끼들은 젖을 빨지 못하자 낑낑거리고 신음하며 울었다. 이를 보는 사람마다 불쌍히 여겼으니, 짐승이라고 해서 사람과 다를 바가 없어서였으리라. 그러나 어떻게 구원해 …
노신이 죽지 않았으니 전하께서는 결코 이렇게 하실 수 없습니다 老臣不死 殿下決不得如此 (노신불사 전하결부득여차) ―성준(成俊·1436∼1504) 10여 년 전 1000만 관객으로 사극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왕의 남자’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폭군 연산…
백이와 도잠이 죽고 죽지 않은 것은, 그 길은 달랐으나 그 의로움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伯夷陶潛死不死殊塗, 而其義則無不同). 죽은 것이 의롭다고 한다면 도잠이 없을 것이요, 죽지 않은 것이 의롭다고 한다면 백이가 없을 것이다. 그 의로움이 다르지 않다면 죽은 자는 모두 백이일 것이요 …
소인이 안에서 일을 주관하면 밖에서 일을 이룰 수 있는 장수는 있지 않다 小人用事於中 而將帥成功於外者 未之有也 (소인용사어중 이장수성공어외자 미지유야) ―홍대용 ‘담헌서(湛軒書)’ 중국의 삼국시대는 위나라의 조조, 촉나라의 유비, 오나라의 손권이 나라를 3등분하여 …
전주(全州) 모기는 나라 안에 명성이 자자한데 바닷가 모기 또한 전주 모기와 막상막하이다. 그런데 그 모기들은 모두 순천(順天) 금오도(金鰲島)의 모기를 대부(大父)로 치켜세운다. 금오도의 모기가 나라 안에서 으뜸인 것이다. 금오도에는 고라니와 사슴이 많기로 유명해서 사람들이 바…
대나무를 깎아 만든 것은 그 절개를 취함이요 종이를 바른 것은 그 깨끗함을 취함이다. 削以竹 取其節也 塗以紙 取其潔也 (삭이죽 취기절야 도이지 취기결야) ―김주 ‘우암유집(寓庵遺集)’ 더운 여름이다. 많은 사람이 더위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일터에서 땀을 흘리며 힘들어하고 있…
죽계(竹溪) 사람이 개를 길렀다. 새끼 한 마리를 낳자 이웃에게 주어 기르게 했는데, 후에 새끼 두 마리를 낳자 자기가 길렀다. 새끼들이 다 자랐을 무렵 주인이 어미 개를 잡으려고 시냇가로 갔다. 새끼 두 마리는 급히 달려가더니 먼저 태어난 새끼 개를 데리고 시냇가로 왔다. 새끼 세 …
천하에 두려워해야 할 바는 오직 백성일 뿐이다(天下之所可畏者 唯民而已·천하지소가외자 유민이이) ―허균 ‘성소부부고(惺所覆부稿)’ ‘홍길동전’의 작가로도 유명한 허균의 ‘호민론(豪民論)’이란 글의 첫 대목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백성을 두려워해야 하는…
강가에 사는 여자가 술을 팔았는데 장사가 잘되었다. 그런데도 욕심이 많아 손님을 술 취하게 해서 물건을 훔치거나 장부를 부풀려서 갚으라고 생떼를 쓰니 사람들이 두려워하였다. 어느 상인이 그 집에 묵었다가 며칠 후면 떠나게 되었는데, 여자가 남편과 일을 꾸몄다. 하루는 남편이 거짓 …
벌을 받아야 할 죄가 있는데도 요행히 면한다면 속이는 풍조가 만연할 것입니다 有可罰之罪而幸免 則欺罔之風滋矣 유가벌지죄이행면 즉기망지풍자의 ―정여창 ‘일두집(一두集)’ ‘효(孝)’는 인류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여겨져 국가의 장려 대상이 된다. 이에 효행이 …
단양(丹陽)에 열일곱 먹은 나무꾼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사촌 형과 함께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는데 표범이 형을 덮쳤다. 그런데 표범이란 놈이 어찌나 빠른지 마치 바람처럼 달려들었기 때문에 아우는 표범을 보지도 못했다. 형의 비명 소리를 듣고서야 돌아보았는데, 표범이 형을 올라탄 모…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소송을 제기하였으니 벌을 주지 않을 수 없다. 以子訟父 不可不懲 이자송부 불가부징 ―‘성종실록’ 요사이 뉴스를 보면 형제간뿐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의 법정 소송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세상이 흉흉해졌음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지만, 인륜을 대단히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