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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의 神品名詩

이근배의 神品名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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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광개토대왕비

    [이근배의 神品名詩]광개토대왕비

    광개토대왕비 ―한분옥(1951∼ ) 광활한 만주벌에 떡 버티고 선, 대왕이시여 거침없는 말발굽에 내달린 천년 세월 불호령, 산하 깨우는 용오름 하고 있다 내 역사 기웃대는 변방의 북풍들은 억지로 고개 들어 고구려 하늘 넘나들고 분노가 끓어오른다. 장군총 앞에 서면 눈보라 모래바람…

    • 201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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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꽃 궁전에 들다

    [이근배의 神品名詩]꽃 궁전에 들다

    꽃 궁전에 들다 ―강영은(1956∼ ) 참외 넝쿨에 레이백 스핀을 건 한 송이 꽃, 굽 높은 구두 받쳐 신은 잘록한 허리에 외주름치마 둘러 입었다 긴 목덜미에는 활짝 핀 참외 꽃잎 여덟 장 향긋한 속내 드러내는데 호접몽 꾸는 밤이면 너는 나비처럼 날아 들거라 꽃 왕조의 궁전이니 온갖…

    •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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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흐려진 미소여 미소 일천의 바다여

    [이근배의 神品名詩]흐려진 미소여 미소 일천의 바다여

    흐려진 미소여 미소 일천의 바다여―나 태 주(1945∼ ) 조팝꽃, 산수유 꽃이라 해도 좋았고 더러는 모란이라 함박꽃이라 해도 좋았을 게다 봄철 하루나 이틀 환한 날빛 속에 몸부림 하나로 피었다 지는 목숨을 두고 무엇을 더 바라고 무엇을 더 꿈꾼다 했던가 연꽃 불꽃무늬 모자를 쓰시고…

    • 201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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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파문

    [이근배의 神品名詩]파문

    파문 ―우대식(1965∼ ) 첩첩의 산을 넘어 상원上院에 선다 어두워져가는 고원, 희미해져가는 몇 개의 불빛과 눈발을 만나 악수를 나눈다 오래 헤어졌던 길고 긴 강물처럼 울려나오는 동종 소리에 몸을 싣고 잘못했다 아름다운 고통이었다 몸을 구부려 또 빌고 빌었다 악기를 타는 비천飛天의…

    • 20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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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흰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어디로

    [이근배의 神品名詩]흰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어디로

    흰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어디로 ―안 정 옥(1949∼ ) 문밖에는 당나귀 한 마리 있을 법, 타지 않을 때는 종이처럼 접어가지고 다닌 신선을 그는 문밖으로 설명하였다 대문을 가장 먼저 열 백성을 위하여 한 곡조의 노래를 하듯 꿈처럼 들어맞는 그림으로 설명하였다 비치는 햇빛도 없이 …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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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천마총 금관

    [이근배의 神品名詩]천마총 금관

    천마총 금관 ―박제천(1945∼ ) 천마를 타고 잠시 자리를 비운 그대 500억 광년 하늘 밖을 떠도는 그대 비어 있으되 가득하고 적막하되 유정하고 어둘수록 더욱 눈부신 그대 금관의 기다림을 아시는가 해처럼 달처럼 우주사막의 나그네 되어 밤이면 밤마다 꿈속을 드나드는 내 그리움,…

    •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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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못난이들이 지은 화엄세상

    [이근배의 神品名詩]못난이들이 지은 화엄세상

    못난이들이 지은 화엄세상 ―홍 사 성(1951∼ ) 못난이는 누구든지 지리산 화엄사 각황전에 가볼 일이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새든 벌레든 꽃이든 나비든 흙이든 물이든 그 무엇이든 꼭 한번 가볼 일이다 가서 깨달을 일이다 중생이 어떻게 부처가 되는지를 그 부처가 얼마나 멋진 화엄세상을 …

    •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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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표충사 청동함 은향완

    [이근배의 神品名詩]표충사 청동함 은향완

    표충사 청동함 은향완 ―이우걸(1945∼ ) 공양구여 공양구여 향기로운 공양구여 어지러운 고려의 뜰 한편에 숨어서 간절히 바치고 싶던 마음의 그릇이여 청동 은입사 균형 잡힌 품격 안으로 얼마나 많은 백성의 기원이 담기고 스며 오늘도 시정市井을 향해 잠 못 들고 계시온지… 꽃…

    • 20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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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청화백자

    [이근배의 神品名詩]청화백자

    청화백자 ―김 정 인(1950∼ ) 어린 대나무와 등짝 굽은 소나무가 절대 고요를 가두고 합방하고 있다 허공을 바닥부터 꾹꾹 눌러놓은 항아리는 들끓던 제 무게를 쓸어 담고 배 한껏 부풀어 있는데 무엇을 버티면서 여기까지 왔나 바람이 불면 댓잎 서걱이는 소리 어금니 꽉 깨문 솔방울 …

    •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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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중앙탑을 노래함

    [이근배의 神品名詩]중앙탑을 노래함

    중앙탑을 노래함 ―신 경 림(1935∼ ) 강과 산과 들의 푸른 기운을 한 몸에 모아 땅속 저 깊은 곳의 뜨거운 숨결까지 끌어 모아 저 높은 곳 하늘로 쉼 없이 올리고 해와 달과 별의 노래들을 몸으로 받아 넓은 하늘에 수없이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꿈들을 손으로 따서 이 땅 위에 …

    • 201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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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첨성대

    [이근배의 神品名詩]첨성대

    첨성대 ―신수현(1953∼ ) 하늘에 오르면 별이 된다? 별무리 사이 꼭 별만큼 반짝이며 눈치 못 챌 만큼 별들의 비밀을 훔치며 다니는 인공위성 혹, 지상의 한 부분 담아내도록 입력된 것일까 신호를 기다리듯 끝없이 목마른 까닭이 그리운 이라도 두고 온 듯 하늘 바라본다 …

    • 20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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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백제의 미소

    [이근배의 神品名詩]백제의 미소

    백제의 미소 ―김지헌(1956∼ ) 가야산 수정봉 처마바위에 천년을 갇혀 살고 있는 마애삼존불 인간세상 희로애락 모두 외면하고 그렇게 웃고만 계시다가, 제화보살 억겁의 돌을 깨고 인간세상 나와서 서산 저잣거리 중생들 만나보니 미타세계 다른 게 아니었구나 산벚꽃 분분…

    •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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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모란이 피기까지는

    [이근배의 神品名詩]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1903∼1950)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

    •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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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금동삼존불감

    [이근배의 神品名詩]금동삼존불감

    금동삼존불감 ―임보(1940∼ ) 저 고려나 신라 적 우리 조상님네들 생각도 참 갸륵했다 먼 길을 떠날 일이 있으면 혼자 가시지 않고 부처님과 늘 동행하셨다 그것도 한 분의 본존불만이 아닌 좌우 두 분의 보살님도 함께 모셨다 아니, 부처님들만이 아니라 한 채의 절, 대웅전을 …

    •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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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창경궁 명정전에서

    [이근배의 神品名詩]창경궁 명정전에서

    창경궁 명정전에서 ―이건청(1942∼) 명정전 처마 끝에 새들이 깃을 들이고 살았는데 새들이 조선 팔도 양지며 그늘까지 골고루 날면서 햇볕은 따사로우며 우물에 물은 잘 고이는지 백성들은 베갯머리 편히 잠들고 깨어나는지 살피고 돌아와 어전에 세세히 아뢰곤 하여서 눈 밝고 귀 맑은 임…

    •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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