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득점하는 것보다 팀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스포츠 경기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멘트다. 하지만 이는 스포츠 세계의 미담일 뿐. 어느 때부턴가 한국 정치에선 이런 정치인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팀의 승리(정권의 성공)보다 자신의 득점(당선)에만 혈안이 된 사람…
윤석열 대통령 취임 7개월. 비로소 대통령의 궤도에 올라섰다는 느낌이다. 취임 반년은 참으로 불안했다. 이명박 대통령 때 광우병 선동의 성공 경험에 취해 어떻게든 취임 6개월 안에 대통령을 무력화시키려 했던 좌파세력의 조직적인 대선 불복(不服). 여기에 정치경험 부족한 대통령과 정무감…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인가. 윤석열인가. 이 당연한 질문에 아직도 내심 대답을 거부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취임 반년이 지났음에도. 윤석열 대통령. 나도 실망스럽게 느끼는 대목이 많다. 무엇보다 만사(萬事)의 기본인 인사(人事)가 그렇다. 대통령의 인사는 임명 못지않게 경질도 중요하…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거리가 있다. 아니, 있어야 한다. 파리 특파원 시절, 두 사람이 겨우 지나칠 수 있는 좁은 골목이나 복도에서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한국 같으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그들은 달랐다. 옆으로 비켜서서 먼저 지나가라고 했다. 그런 배려가 처음에는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
2019년 쌍방울그룹이 중국으로 외화를 밀반출할 때 직원 수십 명이 동원됐다. 이들은 1인당 수천만∼수억 원에 이르는 달러와 위안화를 책자나 화장품 같은 여행용품에 숨겨 나갔다. 이 직원들은 과연 현행법 위반 사실을 모르고 외화를 밀반출했을까. 그렇다고 이들에게 ‘아무리 회사가 요구해…
새삼 헌법을 들여다본다. 대통령의 첫 번째 책무는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 수호’(66조 2항)다. 대통령의 취임 선서(69조)에서도 ‘국가 보위’는 ‘조국의 평화 통일’이나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에 앞선다. 쉽게 말해 대통령이 해야 할 지상(至上)의 과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민망하지만, 큰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참에 윤 대통령의 말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끔 방송으로 접하는 대통령의 어투, 말이 짧을 때가 적지 않다. 그런 반말 투가 사적으로 들으면 친근감의 표시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식행사에서 대통령의 언…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한국 정치를 물밑에서 움직이는 동인(動因)은 두려움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처리에 대한 두려움. 이 대표는 대선 전부터 그런 두려움을 토로했다. “이번에 제가 (선거에서)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고. 너무 나갔다 싶었던지, 발언…
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써야 하나. 취임 100일 만에 이처럼 많은 지지율 여론조사가 쏟아진 게 윤 대통령이 처음이지만, 이토록 많은 대통령 비판 칼럼이 나온 것도 내 기억엔 처음이다. 과거에는 있었던 ‘허니문’ 기간이 사라진 것, 문재인 정권 이후 어느 때보다 진영으로 갈라진 언론…
윤석열 대통령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아니, 내가 무슨 대단한 잘못을 했다고 취임 석 달 만에 지지율이 임기 말에도 나오기 힘든 20%대인가. 안보 경제 민생 위기를 부른 것도, 누구처럼 국정농단 사태를 자초한 것도 아닌데…. 오히려 외교·안보는 한미 동맹을 중심축으로, 경제는 마차…
지배자가 폭군인 나라가 있었다. 압제에 신음하던 민중의 뜻을 업고 왕의 조카가 쿠데타를 일으킨다. 폭군을 추방하는 데 성공한 그가 시민들에게 제안한다. 폭군을 낳는 왕정 자체를 없애자고. 그리고 자신이 첫 공화정의 지도자가 된다. 추방된 폭군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왕정 폐지에 불…
탈(脫)진실의 시대. ‘탈진실(Post-truth)’이란 용어로 그럴싸하게 포장했지만, 진실은 중요치 않고 개인의 신념이나 감정이 세상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진실이 무시되는 세상엔 조작된 정보와 대안현실(Alternative reality)이 판친다. 뻔히 보이는 현실을 외면하고 가상…
검찰공화국 논란을 부른 검찰 편중 인사 건(件)을 들여다보자. 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은 다음 네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할 수 있겠다. 첫째, 가장 바람직한 건 누가 봐도 검찰 편중으로 느껴지는 인사를 안 하는 것이었다. 취임 전부터 검찰공화국 우려가 나온 만큼 최소한의 선에서…
동아일보사가 청와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그런지, 가끔 가던 식당 중에 대통령이 다녀갔다는 곳들이 있다. 그런 식당들은 현직 대통령이 왔다는 데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꼭 잘되는 건 아니다. 정권의 부침(浮沈)이라는 거대한 파도의 끝자락은 때로 음식점 장사까지 때린다…
“저는 이제 해방됐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가는 길에 ‘해방’이란 단어를 세 번이나 말했다. 그 말을 접하며 역시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분이란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 문재인 시대의 대한민국은 공정 정의 상식은 물론 안보까지 흔들린 ‘아무나 흔들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