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뭐 했어?” 참으로 민망하게도 ‘화천대유 게이트’에 1000배 이상 대박을 친 기자들이 등장하자 적잖은 친구와 지인들이 이렇게 농(弄)을 건다. “그러게…” 맞장구를 치면서도 그런 기자로 살지는 않았다고 자위(自慰)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헛헛한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시작은 청원게시판이었다. 어느 날 이런 요지의 글이 올라왔다.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아 하루에도 몇 번씩 고통을 당하고 있다. 조치를 취해 달라.’ 그런데 다음 날부터 ‘나도 당했다’며 청원에 동의하는 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수십∼수백 개 수준이던 동의가 인터넷에…
딱 두 달 전인 6월 23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이런 말을 했다. “실정법에 따라서 간첩을 잡는 것이 국정원의 일이다. 국정원이 유관기관과 공조해서 간첩을 잡지 않는다면 국민이 과연 용인하겠는가.” 간첩을 잡아야 할 국정원의 수장으로서 당연히 할 말이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 당연하…
돈은 많지 않아도 먹고살 만큼은 벌었다. 가정도 그럭저럭 꾸려 큰 걱정은 없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불편하다. 내 인생은 왜 이거밖에 안 됐을까. 더 큰 사람이 될 수는 없었나. 어느 날 그 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나라 탓이다.” “반칙과 특권이 지배해온…
‘내가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 오래 몸담은 회사나 조직을 떠난 뒤 욕하는 걸 삼가라는 경구(警句)다. 더구나 누가 봐도 적잖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돌아서자마자 욕하는 모습은 보기에 안 좋다. ‘남이 먹는 우물에 침 뱉지 말라’는 말도 있다.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면 …
참으로 징글징글하다. 벌써 햇수로 20년. 대통령이란 사람이 자신을 뽑아준 이 나라의 정통성을 부정(否定)한 뒤 ‘대한민국 부정’은 좌파들이 배턴을 이어받는 스포츠가 됐다. 최근 여권의 지지율 1위 대선주자도 ‘미(美) 점령군과 친일세력의 합작’ 운운하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우려…
나는 윤리적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돌연 내게 던진 질문이다. 최근 유럽을 방문했던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가톨릭의 가치가 평생 내 삶의 바탕을 이루었고, 정치인이 된 이후에도 높은 윤리의식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어떤가. 솔직히 윤리적이다, …
자, 이제 우리는 모두 안다. 한국사회의 지반(地盤) 아래 뭔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걸. 지난 주말 헌정사 첫 30대 제1야당 대표의 탄생은 한 개의 분화구로 그 마그마가 분출한 것이다. ‘더는 안 된다, 이젠 바꿔야 한다’는 민심의 마그마가. 바꾸라는 민심은 정권교체를 정조준하고 …
잘한 건 잘했다고 하자. 한미 정상회담 말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드물게, 아니 거의 유일하게 잘한 일 아닌가 싶다. 공동성명 내용 가운데 중국이 반발하는 ‘대만해협·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중요성 인식’ 등은 레토릭(수…
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의 가장 큰 잘못은 뭘까? 실정(失政)을 열거하자면 입이 아프지만, 나보고 딱 하나만 꼽으라면 이거다. 언어 파괴. 그 4년 동안 공정 정의 법치 개혁 상식 도덕 같은 사회 규범 언어의 어의(語義)가 훼손되고 변질됐다. 잘못된 정책이야 이 정권이 정신을 차리…
꼰대라고 해도 할 수 없다. C레이션을 아십니까? ‘라테(우리 어릴 때)’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C레이션이나 PX식품을 맛보는 날은 입이 호강하는 날이었다. 밀가루 범벅이 아닌 진짜 소시지, 처음 맛보는 땅콩버터, 노란 가루 탄 물이 아닌 진짜 오렌지 주스…. C레이션이란 게 고작 …
대개는 들어본 말일 듯.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다.’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의(民意)를 요약하면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는 거다. 지난해 총선에서 한 번 속여 놓고 1년 만에 같은 수법으로 두 번 속이려 드니 영화 …
2016년 4월 20대 총선 이틀 뒤 게재된 내 칼럼 제목은 이랬다. “위기의 박근혜, 개헌 ‘블랙홀’ 펼칠까”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었다. 그런 위기가 오히려 실패한 대통령을 줄줄이 양산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청산할 기회라는…
20시간. 대통령의 부동산 ‘남 탓’이 사과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후 2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건에 대해 ‘부동산 적폐(보수정권 탓)’ ‘부동산 정쟁(야당 탓)’ 타령을 했다. 그런데 16일 오전 10시 국무회의에서는 …
내일부터 딱 1년 뒤,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대선을 1년 앞두고 던진 윤석열의 승부수는 극적(劇的)이었다. 그런데 그 드라마는 누가 만들었을까. 윤석열 본인이 만들었다면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리인으로 세운 추미애 박범계가 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