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퍼스트레이디 아베 아키에 여사와의 인터뷰가 예정된 지난달 1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 내릴 때까지만 해도 진행을 확신하지 못했다. 열흘 전 일본 정부가 부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들였고 민주당 대선주자는 “집권하면 위안부 합의를 재협상하겠다” 등 한일관계에 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을 거의 미국의 주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강도 높은 북핵 해법도 나올 것 같다. 마이클 플린 안보보좌관은 중국, 북한 전문가들로부터 상세한 보고를 받으면서 “오바마 정책과 차별화된 실질적 대안을 요구했다”고 배석했던 관계자는 전한…
집이 헌법재판소 근처라 하루에 최소 두 번은 지난다. 평일에도 경찰버스가 서 있고 사복형사들과 순찰차들도 눈에 많이 띈다. 정문 양쪽엔 1인 시위 두 사람이 마스크를 쓴 채 한쪽엔 ‘탄핵’, 한쪽엔 ‘기각’이라 휘갈겨 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재판소 위쪽은 북촌한옥마을이다. 서울의 …
# 3년 전 A그룹 회장과 3명의 부회장이 미국 최고 명문대의 한국학 연구소장실을 방문했다. 1시간의 면담 내내 회장만 발언을 하고 부회장들은 대화 내용을 받아 적기만 했다. “미국의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배우러 왔다는 사람들이 권위적인 문화에 길들여 있으니 새로운 상상력이 가능할까 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책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에서 “한국은 강대국이 절대 아니다. 몸을 낮추고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한일 관계에 대해 ‘거망관리(遽忘觀理·분노를 접고 사리를 따진다)’를 주문한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북아의 안보지형 자체가 바뀌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핵 브리핑을 받았다’ ‘트위터에 북핵을 언급했다’는 게 대서특필됐다. 외교부도 “북 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라 즉각 논평했다. 실제 워싱턴 분위기는 어떨까. 트럼프 인수위와 접촉하고 있는 현지 고위 외교안보 당국자들에게 새벽부터 전화를 걸었다…
2016년 대한민국 광장은 뜨거웠다. 분노와 격앙이 가득했다. 하지만 ‘촛불’도, ‘태극기’ 집회도 모두 평화로웠고 진정성이 있었다. 지난 10년간 지구촌에는 격렬한 시민투쟁이 많았다.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가 대표적이다. 미국 시민은 ‘1 …
지난주 일본 외무성이 주최한 ‘여성을 위한 세계총회(WAW)’에 다녀왔다. 27개국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여성 공무원, 언론인, 학자, 기업인, 국제기구 종사자들과 일본 여성계 지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기조연설을 하고 부인 아키에 여사도 “남자보다 소수인 여…
전직 청와대 경호실 간부들을 두루 만나고 내린 결론은 ‘최순실 국정 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의 절반은 경호실장에게 있다는 거였다. 경호실의 조직, 직무범위, 운영에 관해서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등을 통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경호실장 밑에는 청와대 출입을 …
이전 정권에서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낸 이의 말이다. “최순실이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청와대를 무단으로 출입한다는 것, 문고리 3인방 권력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이고 간호장교 업무까지 경호실장에게는 전부 보고될 수밖에 없다. 몰랐다면 있을 수 없는 직무유기이고 알았다면 직을 걸고 잘못을 …
“국정이 혼란스러울수록 장관들이 사명감을 갖고 본연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지난 토요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안부를 묻자 나온 첫마디였다.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장관이 할 일이 너무 많아 전화 통화만 하다 이뤄진 만남이었다.…
15일 세종연구소와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가 주최한 ‘미국 신(新)행정부 대외정책’ 세미나에서 미 전직 외교 관료들을 만났다. 예상치 못했던 미 대선 결과와 한국의 리더십 위기로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미 대선과 한국의 국정…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두고 국내에서 “악몽이 현실화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에 놀랐다. 남의 나라, 그것도 동맹국 대통령 당선인을 ‘악몽’이라고 한 것은 예의도 아니고 미 국민의 민심을 무시하는 것이다. 하기야 그동안 서울에서만 보면 이번 대선은 이미 힐러리 클린턴의 압승이…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이 추락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 재미 대학교수는 “아프리카 부족국가도 아닌데 무속인이 대통령을 앞세워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 세금을 도둑질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지식인들이 자꾸 묻는다. 창피해 죽겠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어제 만난 일본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