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걱정하는 이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10·26 37주기였던 그제 저녁 모임에서 만난 분들은 모두 한때 박정희 대통령을 포함해 박근혜 대통령과도 오랜 기간 가까웠던 원로들이었지만 ‘하야(下野)’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퍼즐이 맞춰진 느낌 대통령 당선을 도운 이른바…
한반도는 역사상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팽창 관문이자 쟁탈의 요지(要地)였다. 고대는 물론 근현대를 거치는 동안 미국 중국 일본 소련 등 강대국이 각축하면서 전란(戰亂)이 몰아쳤고 갈등과 대립이 격화됐다. 지금도 한미일이 북중러와 대결하는 신냉전 전선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 북이 ‘절대…
국내에도 생중계된 미국 대선 2차 토론회를 보면서 새삼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상대방을 향한 비방과 매도는 저주에 가까웠다. 정책 경쟁 같은 것은 없었다. 민주 공화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입에 주로 오르내린 단어들은 성추문, 거짓말, 인종차별, 정경유착, 탈세, 국가…
일본이 과학 분야에서 22명째 노벨상 수상자를 내자 연간 19조 원대 예산을 쓰면서 한국은 왜 못 받느냐는 비판으로 시끌벅적하다. 이틀 전 만난 미국 잭슨연구소 유전체의학연구소장 찰스 리 박사(예일대 의대)는 다른 이야길 했다. “한국 젊은 과학자들은 똑똑하고 열정이 있고 사명감도 강…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 후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힐러리 승리’라고 보도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가 이겼다”는 정반대 조사 결과를 내놓은 언론도 많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55 대 45로 트럼프가 앞섰고, CNBC방송에서…
역사를 돌이켜보면 한민족의 쇠락은 임진왜란 때부터 가속도가 붙었던 것 같다. 중국과 일본이 내전 상태에 있을 땐 발 뻗고 살 수 있었지만 두 나라가 통일국가로 발흥할 땐 어김없이 국난의 위기를 피해 나가지 못했다. 명나라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면서 국제정세가 바뀌자 위기…
매일 장을 보는 동네 식당 여주인의 말이다. “시장에 가서 배추를 사는데 가게 주인이나 손님들이 너무 날카로워져 있어요. 살짝 부딪치기만 해도 바로 폭발합니다. 지하철에서도 다들 화가 난 표정이라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가뜩이나 살기 힘든데 배추 값까지 천정부지로 올라 어디 하소연…
지난달 초 7박 8일간 북-중 접경 지역을 돌며 무역 종사자들을 만나고 온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유엔 제재로 잠시 주춤했던 북-중 교역은 제재 이전보다 더 왕성하며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엔 금지 품목이 거의 없어졌다는 말을 많이 들…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핵전쟁 전략을 연구한 버나드 브로디 예일대 교수는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지자 “내가 쓴 글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며 “지금까지 군의 목적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지는 걸) 피하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한다”고 했다. 북이 잠수함발사탄도…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소위 ‘헬 조선’ 같은 속어가 유행하는 풍조를 비판했다. 8·15 경축사에서 젊은이들을 훈계하는 것이 참으로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못난 스포츠 감독은 선수 탓하고 못난 선생…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미국이냐 중국이냐 양자택일을 요구받는 작금의 상황이야말로 이 정부 외교정책의 총체적 난맥을 보여준다. 지금 우리는 미국 일본과는 틈이 벌어지고 중국에 뒤통수 맞고 북한에는 아무런 카드를 쓸 수 없는 고립무원이다. ‘내가 혼자…
도쿄의 7월도 무덥고 습했지만 하늘은 눈부시게 파랬다. 서울을 떠날 때부터 슬픈 마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일본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비행기를 탄 것은 평생 처음이었다. 와카미야 요시부미 전 아사히신문 주필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하지만 한일 언론인들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그와의 …
리우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이 브라질에 도착한 27일, 평소 잘 알고...
몇 년 전 김정주 넥슨 창업자와 점심을 같이 한 일이 있다. 은둔의 사업가로 알려졌던 그여서 어렵게 마련된 자리였다. 듣던 대로 말이나 차림새가 소탈했지만 방어벽을 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청소년 게임중독에 대해 죄책감은 없는지 물었더니 “게임은 산업이다. 중독은 다른 문제…
“별다른 벌이가 없던 골동품상(위작 총책) 계좌에서 위작을 산 화랑 주인이 지급한 거액의 수표가 나오고, 위조범들 증언이 서로 정확히 일치하는 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까지 나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실망스러웠던 것은 이우환 화백의 태도였다. 위작 판별된 작품들을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