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만리장성이 있어. 적들을 막기 위해 높이 쌓았지. 보이지 않지만, 나도 그런 벽을 쌓았어. 넌 힘들게 그 벽을 넘어와서 나를 감싸 안아줬지.” “뭔가 잘못되는 것엔 난 익숙해. 하지만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면 난 혼란에 빠져. 이런 좋은 일이 내겐 익숙하지 않아.” 폴 …
명절에 가족들이 다 모이면 아버지의 ‘조크’가 시작됩니다. 아버지에게 유머는 진지한 공부 대상입니다. 은퇴한 분들과 함께 생활하시게 된 후 타인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시죠. 아버지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인기를 얻으려면 △생색내지 않고 돈을 잘 쓰거나 △노래 같은 특기를 …
며칠 전 아내와 TV 프로를 보면서 오랜만에 박장대소를 했죠. 다음 날 아내와 그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제일 웃겼던 부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 그거 있잖아∼, 배꼽 잡고 웃었던 거?” “뭐, 나만 배꼽 잡고 웃었나?” “정말 기억 안 나?” “…. 어찌되…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땐∼.” 작년 이맘때 돌아가신 조동진 씨는 인내심과 성숙함으로 존경을 받았던 분입니다. 동진이 형은 제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말을 가장 느리게 적게 하셨던 분이죠. 처음 동진이 형을 직접 만났을 땐 그런 모습이 무게를 잡는 것이라고 오해했습니다. …
이 노래는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의 민요를 편곡한 노래입니다. 주인공이 긴 여행을 마치고 ‘슬루프 존 비’라는 배를 타고 고향 바하마로 돌아가는데 항해 중 선원들이 반란을 일으키죠. 약탈을 당하고 엉망진창이 된 주인공은 “이 여행은 내 생애의 최악의 여행이었어!”, “난 집에 가고 …
전주가 시작됩니다. 물을 잔뜩 먹은 건반이 높고 몽글몽글한 음으로 지붕에 내려앉는 빗소리를 묘사합니다. 그 소리에 마음이 젖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베이스가 초킹으로 “두우둥∼!” 하면서 차양에 고였던 물을 아래로 뚝뚝 떨어뜨립니다. 베이스의 여운은 떨어진 물방울이 원을 그리며 퍼져 나…
원래 재즈 노래였는데 1960년대 애니멀스가 록으로 편곡해서 히트시켰고, 1970년대에는 산타 에스메랄다가 라틴 음악이 가미된 디스코로 편곡해서 더 인기를 끌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이 노래를 영화 OST로 알고 있죠. 긴박한 추격전의 배경 음악으로 주로 사용되곤 하니까요. 노래의 주…
영원히 딸기밭에 있고 싶다는 이 노래는 존 레넌이 만들었습니다. 레넌의 어머니는 그가 어릴 적 돌아가셨고, 그는 한동안 보육원에서 자랐답니다. 그 보육원 옆에는 딸기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고 하죠. 어머니를 잃어 슬펐지만, 동시에 복잡한 상황과 걱정에서 벗어나 또래의 친구들과 놀게 된…
저는 ‘딸 바보’입니다. 늦은 밤 딸의 학교 앞에서 딸이 자율학습을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리며 음악을 듣습니다. 김민기의 ‘강변에서’는 저 같은 딸 바보 아빠가 부르는 노래죠. 때는 1970년대 초입니다. 새벽부터 ‘새마을 운동’ 노래가 잠을 깨우고, 엉성한 슬레이트 지붕들이 늘어가고,…
‘기다려줘’는 김광석이 동물원을 떠나 독집을 낼 때 제가 만들어 준 노래입니다. 너의 슬픈 마음을 위로하고 싶은데, 그 이유를 몰라서 도움이 되지 않고, 그래서 내가 슬퍼진다는, 하지만 너를 사랑하기에 꼭 너의 마음에 이르는 길을 찾겠다는 내용입니다. 말이 쉽지 매우 어렵더군요. 광석…
봄노래를 한 곡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화창한 봄날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서글프게 투덜거리고 울적하게 웃기는 삐딱한 봄노래죠. 아마 ‘섬진강 박시인’이란 노래를 모르시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정태춘 박은옥 부부가 2012년에 발표한 앨범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에 실린 곡이죠…
요즘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한 소식들과 이에 대한 복잡한 생각들을 피할 수 없습니다. 매우 불편합니다. 수치심을 느꼈고 아직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의 힘겨운 고백들이 수치심으로 인한 고통의 과정을 마치 교과서처럼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기에 그 고통이 가슴 깊이 전해져서 불편하고, 죄책감을 …
“우리의 삶엔 늘 고통과 슬픔이 있어.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더 현명해질 수 있다면, 그래서 서로의 부족함을 수긍하고 서로를 도울 수 있다면, 더 좋은 내일이 올 거야. 우린 누구나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하니까.” ‘Lean on Me’의 가사처럼, 인간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
“당신의 불행한 삶을 보며 난 당신같이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당신이 나의 잘못을 지적하며 나를 통해 당신의 삶을 만회하려 할 때, 난 울지 않는 것으로 당신에게 저항했죠. 이제 당신은 없고 울음을 참을 필요가 없지만 당신 때문에 아직도 나는 두렵고, 아무도 믿을 수가 없고, 상처받…
저는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의료지원 혹은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큰 축제에 아주 작은 일부가 되고 기여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참에 평창에서 그 맛있는 황태 해장국을 매일 먹을 계획입니다. 명태, 동태, 생태, 황태, 노가리…. 같은 생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