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굿바이 옐로 브릭 로드’가 엘턴 존 최고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가사도 좋지만, 노래의 구성 때문이죠. 당시의 노래들은 도입부인 A파트의 멜로디를 두 번 반복하고 후렴으로 가거나, 그 사이에 4마디 연결 고리를 넣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A파트의 멜로디가 매번 조금…
곧 2018년입니다. 새해가 되면 듣기 싫어도 아바(ABBA)의 ‘Happy new year’를 몇 번은 듣게 될 것입니다. 미디어는 물론 창작자들의 창의력 부족 때문이죠. 멜로디는 복 많이 받으라는 것처럼 경쾌하지만, 가사는 오히려 쓸쓸하고 우울한 내용의 노래를 아직도 기쁜 새해를 …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추운 날에 꼭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따뜻한 손이죠.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거리로 나섰는데, 찬바람에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들었습니다. 아내도 추운지 제 곁에 꼭 붙습니다. 아내의 손을 잡아 제 주머니 안에 넣습니다. 아내의 손은 겨울이면 늘 차갑죠.…
늘 새로우면서도 보편성을 잃지 않는 영특한 에픽하이가 새 앨범을 냈습니다. 처음에는 진부한 실연 이야기를 ‘우리 한때 자석 같았던 건, 한쪽만 등을 돌리면 멀어진다는 거였네’ ‘가진 게 없던 내가, 네가 준 상처 때문에 슬픈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같은 비유로 깔끔하게 풀었다고만 …
너를 보면 지진이 일어난 듯 발밑의 땅이 흔들리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가슴이 마구 두근거린다는 이 노래는, 1971년에 발표된 캐럴 킹의 명반 ‘Tapestry’의 첫 싱글로 빌보드 1위를 차지했던 명곡입니다. 건반의 악센트가 격하게 출렁거리는 마음을 잘 표현해주죠. 그 싱글의 사이…
이 노래는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가 부르기 10년 전에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이 멋지게 불렀었죠. 저는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보다, 조지 벤슨이 부른 버전을 더 좋아합니다. 가장 중요한 사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노랫말을…
“너는 모든 도덕적 가치를 짓밟았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지. 네가 고통받는 것을 보니 내 가슴이 후련해진다. 넌 악마 같은 여자니까!” 이런 예쁜 멜로디에 어떻게 요즘 유행하는 ‘사이다 발언’ 같은 그런 저주의 노랫말을 붙일 생각을 했을까요? 그런데 그 여자는 정말 악마 같은 사…
명절이라 가족이 모이면 안타깝게도 기쁘기보다는 마음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서열이 높은 사람의 독재나 배려하지 않는 태도 때문일 수도 있지만, 엇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의 경쟁과 비교와 질투 때문이기도 하죠.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힘겨루기를 하다가 큰 문제를 만들…
국민 여동생이었던 아이유가 예술 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틀더니 이제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날’의 이병우 씨가 만들고 양희은 씨가 불렀던 따뜻한 행복의 깨달음을 노래한 원곡을, 삶의 고통과 어쩔 수 없는 수긍을 통한 성숙의 노래로 진화시켜 놓았더군요. 뮤직비디오…
최근 제가 농담이라고 한 말 때문에 절친한 친구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하여간 저는 아직도 바보짓을 너무 많이 합니다. 진료실에서는 말로 용서할 수 없는 상처를 줬던 친가, 시댁 식구들을 다시 만나야 하는 걱정과 분노에 대한 이야기가 늘어갑니다. 벌써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오늘 소개…
어느새 늦여름입니다. 북핵, 달걀, 경제 등이 불안을 더 부추기지만, 주말입니다. 휴식도 필요합니다.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를 듣습니다. 제철 음식이 있듯이, 제철 노래도 있죠. 이 노래는 너무 긴 곡이라 방송에서 잘 들을 수 없고, 그래서 잊힌 노래가 되었지만 잊혀지면 …
요즘 저희 늦둥이 막내딸은 워너원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특히 강다니엘과 열애 중이죠. 딸은 이 예쁜 소년들의 ‘에너제틱’이란 노래가 너무 좋답니다. 아이에게 가사가 안 들린다고 하니까, 아이는 요즘 노래는 가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리듬과 ‘훅’이 중요하고, 얼마나 더 매력적인 가수가…
한밤중에 잠이 깼습니다. 너무 더워요. 오전 3시입니다. 다시 잠들려 해도 도저히 잘 수가 없습니다. 매미들 때문에요. 이놈들은 언제부터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을까요? 어떤 이유에서건 어둠 속에서 울어 젖히는 수컷 매미들은 헛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땅속에서 10년의 긴 시…
지질한 남자 이야기 전문가 윤종신이 더 극단적으로 지질한 노래를 발표했더군요. 지질한 태도는 어떤 결과나 현상을 인정하거나 승복하지 못하고 자꾸 토를 달거나 변명을 하며 귀찮게 하는 것쯤으로 정의될 수 있겠죠? 여자와 헤어졌는데 그녀가 잘 지낸다는 소식이 자꾸 들려옵니다. 남자는…
동생 내외가 저희 집에 왔습니다. 고양이를 보더니 고양이가 점점 저를 닮아간다고 합니다. 얼굴이 둥글넓적해지고, 찡그리며 뭔가 떨떠름한 생각을 하는 것 같은 표정이 딱 저랍니다. 아내도 동의합니다. ―남편: 그래도 난 쟤처럼 까칠하지는 않잖아? ―아내: 쟤도 자기가 까칠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