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노래를 라디오에서 한 번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요즘 누군가 사과만 하면 꼭 이 노래가 나오더군요. 일종의 야유입니다. 사과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자칫 잘못 사과를 하면 오히려 더 큰 분노, 더 나아가서는 재앙을 불러올 수 있죠. 잘못도 잘못이지…
나이가 들면 현명해지는 것일까요? 그래서 나이가 들면 타인의 쓴 말들에 흔들리지 않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가슴을 두드려도 그냥 스쳐 지나가게 비켜서 줄 수 있을까요? 떠나간 사람으로 인한 슬픔도 떠나보내고, 그냥 함께했던 시간에 감사할 수 있게 될까요? 앨런 파슨스는 비틀스, 핑크 …
그녀는 떠났지만, 난 아직도 그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니 그녀와의 시간과 그녀의 잔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그녀의 모습이 보이고, 어디서든 그녀의 음성이 들립니다. 간절히 그녀와 다시 만나기를 원하기 때문이죠. 인간은 대부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
추석 연휴가 끝나갑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셨나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그 사랑, 기쁨 가슴속에 잘 간직하시고, 삶이 우리를 속일 때, 더 나아가서는 우리를 괴롭힐 때 꺼내 보시며 다시 힘을 얻으세요. 하지만 연휴 동안 꼭 즐겁지만은 않…
여자가 머리를 짧게 잘라 달랍니다. 미용실 아줌마가 “아가씨, 무슨 일 있어?”라고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그냥요. 날이 너무 더워서요”라는 여자의 대답에 아줌마는 머뭇거리다가 이내 단호한 가위질을 시작합니다. 여자의 뒤에서 동네 아줌마들이 쑥덕이고, TV는 또 다른 비극들을 보도합니…
끝이 없을 것 같은 어느 여름날, 노부부는 짐을 싸서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편안한 길을 걷던, 안락한 삶을 살던 부부가 왜 갑자기 떠났을까요? ‘The way’는 미국 텍사스의 노부부 실종 기사를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둘은 옆 동네 축제 …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다 아는 이 가사는 허무주의자의 독백, 혹은 패배자의 넋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 가사가 지독한 실존주의자의 혹독한 자기반성으로 들립니다. 똑같은 현상과 이야기를 놓고 해석이 전혀 달라질…
요즘 ‘잘하라고 하지 말고, 잘하고 있다고 말하라’는 요지의 광고가 자주 나오더군요. 저는 전반부는 동의하지만, 후반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잘하고 있는 것이냐고 물어올 때 ‘매우’ 지지하는 태도로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모가 혹은 상사가 콤플렉스 덩…
그녀와 지지고 볶고, 울고불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그녀를 따라 거리로 나섭니다.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녀가 이제 ‘정말’ 헤어지자고 합니다. 집에 간다고 길을 건너갑니다. 그토록 익숙한 그녀의 동네 이름을 외치며 택시를 잡습니다. 그렇게 내게서 빨리 벗어나고 싶니? 택시가 …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틀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답니다. 비틀스의 열혈 팬인 저로서는 정말 기쁩니다. 오늘 소개하는 ‘엘리너 리그비’는 폴 매카트니 형님께서 만든,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노래입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조지 마틴이 톡톡 튀는 스타카토 문향을 넣어서 멋진 대위법의 …
아이는 늘 혼자입니다. 아빠 엄마는 일하러 나가시고, 누나들도 학교에서 늦게 돌아옵니다. 함께 놀던 친구들이 다 엄마들의 고함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겨지면 아이는 아빠에게 전화를 합니다. 택시를 운전하시는 아빠는 늘 “아들, 심심해? 아빠가 과자 사갈게. 지금 어디냐고? 양…
“아하, 누가 푸른 하늘 보여주면 좋겠네. 아하, 누가 은하수도 보여주면 좋겠네. 구름 속에 가리운 듯, 애당초 없는 듯. 아하, 누가 그렇게 보여주면 좋겠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우리 때처럼 열정을 가지고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혀를 차고, 아이들은 존경하며 따를 수 있는 스…
몇 년 전 작곡을 의뢰받았습니다. 양희은 씨가 후배들에게 곡을 받아 부르는 프로젝트에 들어갈 곡이었죠. 이적, 윤종신 등 쟁쟁한 작곡가들이 참여한다더군요. 제 노래가 타이틀곡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의도나 대중을 위한 배려가 없는, 한심한 보통 사람에…
벌써 벚꽃이 흩어져 내립니다. 우리 안에 숨어 있던 어린아이를 끄집어내는 마력을 지닌 4월 초의 마력이 이렇게 끝나갑니다. 저는 음악방송 DJ를 하는데, 이맘때 가장 많이 신청을 받는 노래가 오늘 소개하는 ‘벚꽃 엔딩’입니다. 잘 안 틀어줍니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노래니까…
이 노래는 저에게 늘 이른 봄입니다.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고 추운 야외극장에 여드름쟁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한쪽에서는 응원가를 가르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의식화 교육을 하기 시작하는 그런 계절 말이죠. 그 당시 저는 거의 20년 동안 의식도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