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69)은 2월 9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에 국민 혈세가 더 투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달도 안 돼 말이 달라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3일 “대우조선의 위험 요인을 보수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점, 대단히 죄송하…
《 외환위기의 광풍이 몰아치던 20년 전 그는 제일은행 광화문지점의 40대 초반 당좌대출 담당 대리였다. “지옥문이 열린 것 같았던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생활영어 정도의 어학 실력으로도 외국계 은행에서 살아남았고, 입행 36년 만인 2015년 1월엔 한국스탠다드차타드…
《 지난해 11월 2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을 위한 부동산 투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청와대가 임명한 지 1시간 반 뒤였다. 이튿날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요건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11·3 대책’이 발표됐다. …
《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한국 경제가 병상을 털고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고 청년 실업률이 9.8%까지 상승하는 등 일자리 창출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켰다. 한국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워야 할까. 세계 최대 컨설팅사인 맥킨지 한국…
《 2010년 당시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67)이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그가 묵던 힐턴 호텔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이 호텔을 소유한 세계 최대 사모펀드운용사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69)이었다. 그는 “내 호텔에 머물러줘 고맙다”며 세계 3대 연기금이자 글로벌 증…
《 역사의 페이지를 채우는 일은 무척 어렵다. 굴곡이 많았던 한국 현대 경제사도 그렇다. 최근 발간된 책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는 전직 고위 관료들의 증언을 통해 1997년 외환위기 극복과 새로운 경제 시스템 정착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구조조정 집도의’인 관료들…
《 외국인 경제활동인구가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었다. 올해 5월 말 현재 국내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142만 명 중 100만 명이 일을 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뜻이다.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없다’는 칼럼으로 화제가 됐던 대니얼 튜더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 …
《 최근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음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2%대 성장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경제의 기초 체력이 허약해졌다는 것이다.…
《 ‘23.23%(저축은행) vs 4.24%(시중은행).’ 2016년 7월 현재 은행과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2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1000만 원을 빌리면 은행은 42만4000원, 저축은행은 약 6배인 232만3000원의 연 이자를 물어야 한다. 은행 밖으…
《 “21세기 정부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감’입니다. 국민의 요구는 굉장히 다이내믹해졌는데, 예측 가능성은 크게 줄었어요. 감성적 요소도 중요하죠. 무더위가 아니었다면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이 이렇게까지 커졌을까요.” 재정학 교수로 33년을 살아온 오연천 울산대 총장(65)이 …
《1997년 치솟던 주택시장은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1998년 들어 넉 달 만에 전국 15대 도시의 아파트값이 평균 11%, 전세금은 20.6% 떨어졌다.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세입자가 집주인이 되는 ‘역전세난’이 벌어졌다. 최근 역전세난…
“선장은 다음 어장을 생각해야 합니다. 선원들이 고기를 낚을 때 홀로 내일 아침엔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선장입니다.” 선장 출신 창업가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81)은 “고기를 못 잡는다고 선원을 탓해선 안 된다”며 리더의 책임을 강조했다. 우리…
《 ‘한강의 기적’이 흔들리고 있다. 조선과 해운업은 부실이 커져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랐다. ‘산업의 피’인 철강업은 세계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신음하고 있다. 중동의 모래바람과 근로자의 땀을 먹고 자란 건설업은 해외 시장에서 우리끼리 출혈 경쟁으로 깊은 멍이 들었다. 한국의 허…
《 #1. “하아악교오 조옹이, 때앵때앵때애….’ 2000년대 초반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무대를 누비던 테너 배재철(47)의 오페라 공연 기록은 2005년 10월 이후 빈칸으로 남아 있다. 그해 독일에서 갑상샘 암 수술을 받고 오른쪽 성대 마비가 온 것이다. ‘하이 C’(기준 도…
《 1957년 ‘한국의 케인스가 돼 나라의 가난을 극복해보고 싶다’는 스물아홉 청년이 미국 보든 칼리지의 입학허가서와 100달러를 들고 유학길에 올랐다. 카키색 군복과 검정 고무신을 신고 악착같이 공부한 그는 3년 만에 대학을 마쳤다. 이어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