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먹은 점심이 좀 과했나 보다. 속이 더부룩하다. 소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그 구체적 원인은 소화효소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숙취 때문에 고생하는 이유 역시 분해효소 때문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아 내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역시…
우리 몸의 온도는 약 섭씨 37도를 유지한다. 이 온도를 넘으면 신체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그런데 우리 몸 안에선 37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생물학 아카이브(biorxiv.org) 논문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가 생리학적으로 섭씨 50도에 …
1952년 에르빈 슈뢰딩거(1887∼1961)는 과학 강연에서 놀랄 만한 주장을 펼친다. 나라는 존재가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는 동시에 부산에서 바다를 구경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를 우주로 간주하면 서로 다른 우주가 발전할 수 있다. 슈뢰딩거의 얘기는 최근 천체물리학…
해마다 봄이면 언급되는 과학자가 있다. 바로 레이철 카슨(1907∼1964)이다. 그녀의 ‘침묵의 봄’은 DDT의 문제점을 고발한 역작이다. 1962년 이 책은 미국 정부의 환경 정책에 파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된다. ‘침묵의 봄’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게 될 명저임에 분명하다. 왜…
어릴 적 한 번쯤 들어봤을 늑대와 양의 ‘강 건너기’ 문제를 기억할 것이다. 농부와 늑대, 양, 배추가 모두 안전하게 강을 건너야 하는데, 강의 어느 쪽에도 늑대와 양 혹은 양과 배추가 같이 있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늑대는 양을 잡아먹을 수 있고, 양은 배추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56년 미국 다트머스대 여름 워크숍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말이 처음으로 소개된다. 그 시절 존 매카시 교수와 인지과학자인 마빈 민스키는 기계가 과연 인간의 지능을 따라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사실 생각하면서 스스로 움직일 수 …
1928년, 인류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이 발견됐다. 알렉산더 플레밍은 당시에 혈액 중독을 일으키는 포도상구균을 연구 중이었다. 휴가를 다녀온 플레밍은 배양접시 주변에 낀 푸른색 곰팡이를 발견한다. 곰팡이 때문에 포도상구균은 더 이상 증식하지 못했다. 알고 보니 연구실 아래층에 있…
1962년 11월호 ‘네이처’에 미국의 고생물학자 존 웰스의 논문이 실렸다. 제목은 ‘산호의 성장과 지질 연대 측정법’이다. 논문은 지구의 자전이 데본기 중기에 훨씬 더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데본기는 고생대를 6기로 나누었을 때 4기에 해당한다. 지금으로부터 3억9500만 년 전부터 …
최근 뉴트리아가 화제다. 국내 연구진이 20마리의 뉴트리아 담즙을 분석한 결과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성분 비율이 평균 43.8%로 나타났다는 보도 이후다. 이는 곰이나 오소리의 담즙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다. 하지만 기생충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우려되고, 독성 실험이나 일상 실…
1896년 스웨덴 한 화학자가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의 평균온도가 비례 관계임을 밝혀냈다. 정교한 컴퓨터의 도움 없이 계산한 예측치는 적중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5.6도만큼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되는 시점을 예측하는 데는…
치타 기린 개구리의 공통점이 생겼다. 바로 개체 수가 감소하여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만약 이 동물들이 멸종하면 세상에서 가장 빠른 포유류는 더 이상 치타가 아니다. 목이 가장 긴 동물은 기린이 아니고, 물과 육지를 오가는 작은 양서류는 개구리가 아닐 것이다. 최근 라이브사…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H5N6형이 확산 중이다. 2014년 전국 농가를 울게 했던 AI에 비해, 이번엔 더 세고 빨라졌다. 부산 기장군의 확진 판정으로 피해는 전국적 규모다. 근 한 달 만에 18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도살 처분된다고 한다. 가히 우주 대학살이다. A…
1945년 7월 16일 오전 5시 29분. 미국 뉴멕시코의 사막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이 폭발했다. 폭탄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현장의 벙커 안에 있었다. 그 가운데는 엔리코 페르미(193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도 있었다. 그는 원폭의 충격파가 지나갈 때 종이 한 장을 살며시 …
계몽주의란 17, 18세기 유럽에서 나타난 사상운동이다. 당시 유럽은 종교의 권위가 무너지고 신분제의 모순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계몽주의에서는 신이 아니라 이성(理性)이 핵심이다. 계몽주의의 믿음은 이렇다. 인간은 이성의 도움으로 자연의 본질을 밝히고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며 진보…
옷을 다 입은 상태에서 속옷만 벗는 것이 가능할까. 이론물리학자로서 진지하게 답한다면 “그렇다”이다. 다만 속옷이 위상수학의 적용을 받는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위상수학이란 대상을 마음대로 늘이거나 줄여도 변하지 않는 성질을 다루는 분야다. 남자의 러닝을 예로 들어보자. 러닝에는 구멍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