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밥 먹는 것을 꺼려 왔던 한국 사회에도 이제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 시대가 왔다. 일본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옆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1인 칸막이 좌석도 식당에 등장했다.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 내가…
8일은 세계 174개국이 채택한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한국에서는 여성단체가 행사를 열었는데, 이날을 기념하는 일반 가정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남편이 부인에게 꽃 선물도 한다는데 말이다. 이날은 여성의 참정권 부여와 직장에서의 지위 향상을 요구하며 미국 뉴욕에서 시…
시댁에서 살게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요리에 대한 개념이 달라서 시어머니에게 자주 혼났다. 예를 들어 “찌개에 왜 이렇게 물을 많이 넣었냐” “국인데 왜 이렇게 물이 적어”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무엇이 찌개고 무엇이 국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또 국에는 쇠고기만 넣는다는 것도…
무심코 던진 말로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 있고, 반대로 고마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일상에서의 오해는 내국인이냐 외국인이냐, 남자냐 여자냐의 차이도 약간 영향이 있겠지만 대부분 각자 살아온 세월의 배경 때문에 언어 습관이 달라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지역 여성들의 모임에서…
내가 한국에 왔을 때에는 다문화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외국인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국제결혼의 이혼율이 높아지게 된 2006년부터 법무부에서 결혼이민자 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들어줬다.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부인 가운데 먼저 한국에 거주한 사람들이 늦게 입국한 사람들의 …
한국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는데 일본에서도 비슷한 속담이 있다. ‘세살의 영혼이 100세까지도’라는 속담이다. 둘 다 어릴 때 습관은 평생 동안 바꾸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일본에서 어릴 때 듣는 말 중 하나는 “자기 일은 자기가 스스로 하라”는 것이고 또 하나…
한국에서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아랫사람에게 반말을 쓰는 일이었다. 존댓말은 일본에서도 사용하는데, 한국에서는 나이에 따라 말을 가려야 해서 만나자마자 나이를 묻고 어느 쪽이 위인지 알려고 하는 게 당황스러웠다. 일본에서는 20대와 50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나이가 어려도 일방…
한국과 일본의 선물 문화에도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는 선물을 받으면 바로 답례를 하는 것이 예의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도 받은 값의 반 정도를 답례해야 한다든가 하는 규칙이 존재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선물을 받고 바로 답례를 하면 정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바로 하는 것을 좋지 않…
‘노래는 세상에 따라, 세상은 노래에 따라’라는 말이 일본에 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반영해서 그런가 생각되기도 하고, 그런 드라마를 보면서 남들이 그렇게 사는데 나도 그럴 수 있다고 힌트를 얻어 생활에 반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구로 국제어린이영화제가 서울 구로구에서 열렸다. 일본 영화 ‘사랑이 꽃피는 가족’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계속 거론되고 있는 ‘지방창생’(지방 부흥)의 일환으로 시즈오카 현 미시마 시민 약 1만 명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영화다. 일본 전통…
남편의 고향은 전북 순창군 금과면이다. 1년에 두세 번 산소에 가는데 옛날에는 자동차로 6시간 정도 걸렸다. 가도 가도 도착하지 않아 남편에게 “얼마나 더 가야 하느냐”라고 물었다. 남편은 “다 왔다”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고 거의 다 도착했나 싶어 안도했지만 좀처럼 목적지는 …
한국에서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기대감과 동시에 ‘내게 뭔가 부탁할 게 있나?’ 하는 경계심이 스쳐간다. 누가 밥을 사겠다고 해서 나갔다가 부담스러운 부탁을 받은 뒤부터다. 그렇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같이 밥 먹자”는 말 자체도 ‘당신과…
외국인이 한국에서 겪는 난감한 일 중 하나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요즘엔 그렇지 않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버스 두 대가 정류장에 나란히 도착하면 세 번째 온 버스는 서지 않고 가버리기 일쑤였다. 지난해 한 대학의 일본어과 학생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사람마다 표현에 차이가 있는데, 한국인들이 일본인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하다는 것을 느낀다. 일본에는 ‘얼굴은 웃고 마음에서는 울고’라는 속담이 있다. 화가 나도 얼굴에는 나타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기도 하다. 한국에선 처음 만난 사람끼리 서로 소개할 때 면전에서 “잘생겼…
한국에서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 등 자주 인용되는 속담이나 표어가 있듯 일본에서도 사람 행동을 재촉하는 마법의 문구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그 자리에) 왔을 때보다 깨끗하게 (하고 떠나라!)’라는 표어는 수십 년 동안 일본인을 움직이는 큰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