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많이 들어온 말입니다. 일견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고, 희로애락의 우리 일상사도 되풀이되는 것 같습니다. 전철을 밟는다는 말이 있듯이, 정치·사회적으로 잘못된 일이나 행동도 팬 수레바퀴 자국을 그대로 따라가듯 또다시 일어나는 …
하양. 성탄절 하면 떠오르는 빛깔입니다. 이맘때면 모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합니다. 하양은 다양한 상징을 품고 있습니다. 흰 눈이…
‘깜냥’이라는 우리말은 혀끝에 감기는 세속적 친근함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늘 우리 현실을 비추어주는 의미 깊은 개념어로 손색이 없습니다. 깜냥은 우선 ‘지니고 있는 힘’을 뜻합니다. 능력 또는 역량의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낼 만한 능력’을 뜻합니다. 그러…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1970년대를 풍미했던 김추자의 히트곡 ‘거짓말이야’의 노랫말입니다. 거짓말이란 단어가 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 거짓말이 많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권모술수의 책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또한 그 악명 덕에 살아 있는 고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 읽어보면, 권모술수 이상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가 보존의 원칙, 권력과 금력의 속성, 권력의 합리적 사용법, 정치적 다양성의 문제, 갈등의 조정,…
가을이 깊어갑니다. 저 너머에서 겨울이 서두르고 있습니다. 석양이 하루의 고통을 감싸 안으며 지듯이, 가을은 우리 삶의 상처들을 보듬고 깊어갑니다. 시인들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의 언어를 선사합니다. 저 유명한 푸시킨의 시구가 그렇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
최근 공직 사회에서 우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부정한 일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부당한 일을 공모하면서 서로를 “친구야”라고 부르는 뻔뻔함을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양심의 갈증을 느끼듯 우정이 진정 무엇인지 곰곰 다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고대 신화에서부터 사람들은 우정에…
올해로 출간 500주년이 되는 ‘유토피아’의 저자 토머스 모어는 영국의 고위 공직을 두루 지냈습니다. 또한 청렴한 공직자로서의 일화들을 그의 저서 못지않게 소중한 문화적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모어는 ‘뇌물’을 결코 받지 않았지만 ‘선물’에 대해서는 당시 사회 관습에 반하지 않도록 처세…
요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요리 프로그램이 없는 방송이 없고, ‘요섹남’이라는 유행어가 등장한 지도 한참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리를 독특한 창조 행위이자 예술의 경지에 올려놓는 것은 일부 사람에게 아직 어색한 것 같습니다. 요리와 음식의 과잉 담론을 우…
개막 직전까지 ‘말 많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큰 ‘탈 없이’ 치러졌습니다. 앞선 올림픽보다 소박했지만 오히려 인간적 감동과 즐거움이 풍부했던 올림픽이었다는 점에서 긴 여운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건 아마도 리우 올림픽이 우리를 ‘놀이하는 인간’의 본질적 의미에 더욱 가까이 다가…
이마누엘 칸트는 통상 ‘머리에 쥐가 나게 할’ 정도로 어려운 철학이론을 전개한 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귀담아들을 만한 생활의 지혜를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칸트는 인간성에 걸맞은 복된 삶이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일상에서 쉽지만은 않…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매일 호수를 찾던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매혹돼 결국 호수에 빠져 죽고 그 자리엔 수선화가 피었다. 나르키소스가 죽었을 때 요정들이 찾아와 그의 아름다움을 매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호수를 위로했다. 그의 죽음이 얼마나 슬프겠냐고. 그…
공인의 길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인격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길을 올바르게 가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위 공직자의 언행이 문제가 되고, 나라의 중책을 맡은 분들이 가족·친척 관계에서 공사 구분 없이 처신하는 것은 가슴 …
변화는 종종 개념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변화를 앞세운’ 현대사회에 살면서도 그 변화를 일으키는 아이디어와 개념에는 무심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일상적 삶과 밀접해서, 슬쩍 넘어가기에는 뭔가 손해 볼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합니다. 벌써 한 세대 이전에 디지털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