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늘 수혈로만 연명하는 조직이 정상일까. 적지만 늘 일정수의 청년 국회의원들이 당선되고, 각 당에는 청년 조직이 수두룩한데 왜 여전히 청년 수혈이 필요한 걸까.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35)은 “비례대표…
《우리도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같은 청년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사람을 길러내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당들은 선거철마다 화제가 되는 청년을 빌려오는 데만 급급하고, 낙선하면 버린다. 그리고 이런 지적은 잘 안 하지만… 나이 외에는 자신이 기성 정치인과…
《마스크 대란이 한창이던 2월 26일 정부는 긴급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물량 확인도 없이 발표부터 한 탓에 혼선만 가중되고, 시중에선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다. 같은 날 부산 기장군에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전 군민(7만 가구·16만7000여 명)에게 마스크 무상공…
《지난달 27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한 백발의 할머니가 문재인 대통령을 붙잡고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폭침으로 아들(고 민평기 상사)을 잃은 윤청자 씨(77)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 했고, 언론은 대통…
《감염병 발생 때마다 인용되는 말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이다. 지난해 예산만 73억 달러(약 9조3000억 원)에 이르는, 전 세계 공중보건 기구의 모델.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도 미국 국민의 75%가 CDC를 신뢰했다(트럼프는 42%). 탁상우…
《질병관리본부장은 정말 힘들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일은 일대로 하고 책임도 져야 한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끝난 뒤 감사원은 대응 실패를 이유로 당시 양병국 본부장의 해임 등 8명에게 중징계를 권고했다. 정기석 전 질본 본부장…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리고, 전국의 학교 개학도 일주일 연기했다. 일부에서는 생필품 사재기와 정상적인 생활을 꺼리는 사람들도 생기는 상황. 대응은 철저해야 하지만 과도한 공포는 질병 자체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지금, 모든 것이 뚫리고…
《“절박함이 없어….” 2018년 6월 어느 날, 김형오 당시 백범 김구 선생 기념사업회장은 옆에 있던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과의 통화를 막 끝낸 후였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국당은 국회의장을 지낸 그를 비대위원장 1순위로 접촉 중이…
《2011년 석해균 선장을 수술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당시 빠지지 않고 받은 질문이 “골든아워가 뭡니까?”였다. 두 번째는 권역외상센터. 9년여가 지난 지금 국내에는 14곳의 권역외상센터가 운영 중이고, 골든아워를 모르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에 비해 중증 외상에…
《보수 악몽의 시작은 거기서부터였다. 20대 총선 ‘막장공천’. 2016년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은 입 가진 사람이면 욕하지 않는 이가 없는 막장 드라마였다. 지금 지나간 일을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당시의 상황이 재연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오…
《매년 섣달 그믐날 자정이면 서울 보신각(普信閣)에서는 ‘제야(除夜)의 종’ 행사가 열린다. 1953년부터 열렸으니 올해로 66년째다. 그 오랜 세월 뒤에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종지기’를 천직으로 여기고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었다. 5대 종지기인 신철민 보신각 관리소장(45·서…
《그는 정말 시장 자리를 도둑맞은 걸까. 지난해 3월 경찰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불거진 경찰의 선거 개입 의혹은 올 3월 이 수사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의심을 더했다. 그리고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60)에 대한 첩보를 내려보낸 진원지가 청와대인 것…
지난달 17일 불출마 선언을 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이후 인터뷰에서 “30, 40대 원외 당협위원장 6명이 쇄신을 요구하며 직을 사퇴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공천을 받아야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있는 원외조차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에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언급…
《모른 척해도 될 일이었다. 1월 정부의 대규모 개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그가 죄송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장학금 수혜 논란도 그나 환경대학원이 잘못한 건 없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부정한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했고, 잘…
《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을까. 14명을 살해하고 30여 명을 강간·강간미수했다고 자백한 이춘재가, 안 나와도 그만인 자리에 나와 결국 자백을 한 것은 또 무슨 까닭이었을까. 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인 이수정 교수(55)는 “조사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