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큰키나무 측백(側柏)나무는 아주 오래 사는 나무다. 중국 산시(陝西)성 황링(黃陵)현 동쪽의 차오산(橋山)산에 위치한 황제릉(黃帝陵) 앞의 측백나무는 수령 5000년이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인 대구 동구 도동의 측백나무의 나이는 200년 정도다. 측백나무의 이름 중 ‘…
어떤 생명체든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위기를 만난다. 그런데 동물은 위기를 맞으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피하지만, 나무는 다른 곳으로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나무들은 뿌리를 통해 생존을 도모한다. 하지만 나무들마다 뿌리를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 예컨대 추운 곳에 사는 …
땅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하늘로 뻗는 나무는 천지를 아는 존재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대부분 천지를 모르고 살아간다. 포장도로 때문에 땅을 밟을 기회가 거의 없고, 자동차와 지하철 생활로 하늘을 볼 틈이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나무 중에서도 능소화과의 능소화(凌소花)는 ‘하늘을 능가하…
담쟁이덩굴은 식물세계에서 유명한 전문가다. 식물학자들이 포도과의 담쟁이덩굴처럼 식물에 전문가를 의미하는 ‘쟁이’를 붙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담쟁이덩굴의 전문 분야는 ‘담 타고 올라가기’다. 담쟁이덩굴이 식물학자들에 의해 전문가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전문가의 기본 …
치열한 삶은 생존의 조건이다. 치열하지 않고서는 결코 아름다운 삶을 만들 수 없다. 나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도 단순히 꽃과 열매를 맺기 때문이 아니라 치열하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낙우송(落羽松)과의 갈잎큰키나무 메타세쿼이아의 삶도 그 어떤 나무 못지않게 치열하다. 학명인 메…
은행나무는 ‘동방의 성자’다. 중국 저장(浙江)성 톈무(天目)산이 원산인 은행나무는 지구상에서 은행나뭇과에 은행나무만 존재하는 유일성(唯一性)의 나무다. 그래서 은행나무는 암수 부부만 존재하는 외로운 존재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아주 오랫동안 외로움을 견디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은행…
나무의 인격화는 인간이 나무를 스승으로 삼은 중요한 증거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사군자(四君子), 소나무 대나무 매화의 세한삼우(歲寒三友)는 인간이 닮고 싶었던 대표적인 식물이다. 인간의 나무에 대한 인격화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계승하…
인간의 마음은 태어나면서부터 청청하다. 그래서 삶은 청청한 마음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청청한 마음을 드러내는 행동은 공부다. 산다는 것은 곧 공부다. 그러나 산다는 것이 공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삶을 공부라고 생각하는 순간, 몸속의 무한한 잠재력이 밖으로 드러나 빛난다. …
식물의 꽃은 언제나 제때 핀다. 내가 사는 곳에는 지금 부처꽃과의 갈잎중간키나무 배롱나무의 꽃이 피고 있다. 나무의 꽃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피는 시기가 다르다. 배롱나무의 꽃은 우리나라에 사는 나무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핀다. 배롱나무는 100일 동안 붉은 꽃이 피기 때문에 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