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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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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는 자유로울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90〉

    새는 자유로울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90〉

    “나는 자유로운 여자가 된 것 같아요. 새처럼 아무 계획도 없고, 새처럼 행복하고, 새처럼 깨끗하고 날개가 달린.”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 사람은 이십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다. 사람들과 사회로부터도 자유롭고 싶었다. 젊은 나이의 그녀로서는 충분히 할…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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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의 소유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9〉

    고통의 소유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9〉

    고통은 오로지 고통을 당하는 사람만의 것이다. 남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느끼고 공감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 고통이 나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 고통에도 일종의 소유권이 있는 셈이다. 남의 고통 앞에서 우리가 한없이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 2020년에 ‘태평양 전쟁에서의 성 계약’이…

    •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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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와 자유는 동의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8〉

    용서와 자유는 동의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8〉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용서의 모범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달에 개봉한 영화 ‘모리타니안’의 주인공이 그러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화가 바탕으로 하고 있는 ‘관타나모 일기’의 저자 모하메두 울드 슬라히가 그러하다. 슬라히는 그의 조국 모리타니아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납치됐다.…

    •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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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도의 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7〉

    애도의 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7〉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누군가를 애도하는 것은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다. 문학이 애도에 유독 민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김화진 작가의 단편소설 ‘사랑의 신’도 그러하다. 소설의 화자는 불어난 계곡물에 뛰어들었다가 죽은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

    •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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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실의 아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6〉

    지하실의 아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6〉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인물 이반은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행복이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다수가 배부르고 행복하고 평화롭기 위해 한 아이가 고문을 당해 죽어야 한다면 그런 사회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판타지문학의 거장 어…

    •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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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사회학[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5〉

    건축사회학[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5〉

    크게 보면 회의나 냉소는 관심의 역설적 표현이다. 관심이 없으면 굳이 회의적이거나 냉소적일 필요도 없는 거니까. ‘건축사회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함성호 시인의 연작시에서 엿보이는 회의와 냉소도 그러하다. 그의 눈에 비친 서울의 모습은 겉만 번드르르한 수입 완제품이다. “서울은 광난다―…

    •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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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들의 가르침[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4〉

    별들의 가르침[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4〉

    같은 조상을 둔 사람들이 죽기 살기로 싸우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그들에게 형제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워줘야 한다. 열흘 전 이라크 우르에서 있었던 일은 좋은 예다. 우르는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고대도시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시조인 아브라함의 고향이다. 수메르 …

    •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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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를 향한 헌사[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3〉

    할머니를 향한 헌사[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3〉

    사랑은 항상 제한적이고 조건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이 ‘미나리’에서 재현하는 사랑이 그러하다. 장르적으로 보면 아주 평범한 영화다.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에서는 차고 넘치는 게 이민 서사다. 이 영화를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낯설…

    •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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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양지[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2〉

    어머니의 양지[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2〉

    책을 통해 배우지 않아도 인간의 마음은 선을 향해서 움직인다. 그래서 양명학에서는 경전을 읽는 것보다 그러한 마음, 즉 양지(良知)를 자각하고 실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금숙 작가의 만화 ‘기다림’은 상처와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양지의 꽃을 감동적으로 형상화한다. 한국전쟁이 …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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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프카의 편지[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1〉

    카프카의 편지[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1〉

    정신분석학자 도리 라웁은 트라우마를 “시작도 없고 끝도 없고 이전도 없고 중간도 없고 이후도 없는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시간이 흘러도 과거의 사건에 붙들려 있는 트라우마의 무서움을 강조한 말이다. 프란츠 카프카가 쓴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는 이것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편지를 쓴 …

    •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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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0〉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80〉

    달걀이 떨어지면 그러하듯 인간의 마음도 때로는 깨지고 부서진다. 한국계 미국 작가 태 켈러의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은 그 깨어짐과 부서짐의 고통을 다룬 감동적인 소설이다. 화자인 열두 살짜리 소녀는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에 나갈 예정이다. 6∼8학년(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2학년)…

    •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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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픈 초콜릿[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9〉

    슬픈 초콜릿[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9〉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슬프고 비참한 이야기일 수 있다. 1964년에 출간된 이래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그러한 이야기에 속한다. 일 년에 한 차례만 초콜릿을 사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가난한 찰리는 다른 네 명의 아이와 더불어 초콜…

    • 202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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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곤장을 버리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8〉

    곤장을 버리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8〉

    권력은 엄하고 차가운 게 속성이지만 따뜻한 옷을 입을 때가 있다. 조선의 문호 연암 박지원이 입은 옷이 그러했다. 그의 아들 박종채가 지은 ‘과정록(過庭錄)’을 보면 그는 관리로서 곤장 형을 내리는 일을 몹시 괴로워했다. 어쩔 수 없이 곤장을 쳐야 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반드시 사람을…

    •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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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빛이 되는 용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7〉

    스스로 빛이 되는 용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7〉

    한 편의 시가 감정의 격류를 몰고 올 때가 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맨다 고먼이라는 젊은 시인이 5분 남짓 낭독한 자작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이 그랬다. “우리는 끝이 없는 그늘 속에서 빛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자문합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시에서 그늘은 미국 사회가 정…

    •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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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자루질 하는 사람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6〉

    빗자루질 하는 사람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76〉

    예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냐고 물으며 예술가를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헝가리 작가 서보 머그더의 ‘도어’(문)는 그런 인물을 등장시켜 예술의 의미를 성찰하는 속 깊은 소설이다. 유명 작가인 여성이 화자로 나오는데 그녀는 글을 쓰고 강연을 비롯한 사회활동을 하느라 집안일…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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