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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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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5〉

    눈물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5〉

    네덜란드의 명문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 졸업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졸업생이 자신을 힘들게 했던 교수들 중 한 명인 학과장을 향해 총을 쐈다. 무시무시한 얘기 같지만, 사실 그 총은 눈물을 총알로 사용하는 총이었다. 맞더라도 작은 우박에 맞는 정도의 느낌일 터였다. 그래도 …

    •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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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레이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4〉

    그레이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4〉

    독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시들이 있다. 트리니다드 출신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영국 흑인 시인 로저 로빈슨의 시집 ‘낙원’은 그런 시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간호사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시 ‘그레이스’는 특히 뭉클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내 아들은 태어났을 때 1kg에 지…

    •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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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리를 잃고 싶었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3〉

    소리를 잃고 싶었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3〉

    영화가 끝나고 이어지는 맺음 자막에 낯선 헌사가 펼쳐진다. ‘눈으로 말하고 듣는 어머니와 아버지께.’ 그렇다면 감독의 부모도 영화 속 부모처럼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농인이었다는 말일까. 감독도 영화 속 주인공 소녀처럼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최근 상…

    •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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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에 그려진 토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2〉

    달에 그려진 토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2〉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앞다투어 도우려 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달과 토끼에 얽힌 이야기는 그 모습을 멋지게 펼쳐 보인다. 원숭이, 승냥이, 수달, 토끼가 사는 곳에 어떤 노인이 찾아왔다. 노인은 지치고 배가 고픈 모습이었다. 노인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

    •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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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1〉

    아버지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1〉

    어머니의 눈물을 얘기하는 신화는 많아도 아버지의 눈물을 얘기하는 신화는 그리 많지 않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 마지막 장에 나오는 아버지의 눈물은 그래서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트로이의 왕은 아들 헥토르가 죽자 땅에서 대굴대굴 뒹굴며 울었다. 죽어서도 묻히지 못하고 있는 …

    •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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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니의 다락방[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0〉

    제니의 다락방[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40〉

    이마누엘 칸트는 모든 거짓말이 잘못이라고 했다. 인간애에서 나온 거짓말까지 잘못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나 자신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더라도 ‘살인자들에게조차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럴까. 1980년 5월 광주를 다룬 제니퍼 헌틀리의 ‘제니의 다락방’은 칸트와는 다른 …

    •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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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면접[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9〉

    부모 면접[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9〉

    ‘모든 어른의 가슴속에는 자라지 못한 아이가 살고 있다.’ 이희영 작가의 소설 ‘페인트’에 나오는 말인데, 국가가 설립한 양육센터에 사는 열일곱 살짜리 고아 화자가 ‘부모 면접’을 하는 과정에서 속으로 하는 생각이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모 면접이라는 낯선 개념부터…

    •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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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밭 가는 사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8〉

    밭 가는 사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8〉

    소를 몰고 쟁기로 밭을 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새참 시간이 되자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었다. 그런데 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 사람들 틈에 서 있었다. 그는 못마땅해져 말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십시오.” 일을 하지 않았으니 먹을 자격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자…

    •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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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란드 작곡가의 ‘파랑새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7〉

    폴란드 작곡가의 ‘파랑새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7〉

    ‘새야 새야 파랑새야’는 배경을 모르고 들어도 슬프게 들리는 민요다. 3음계로 된 단순한 선율은 가슴을 파고드는 마력을 갖고 있다. 이 민요가 일본군의 꼭두각시였던 관군에게 참수당한 동학 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슬픔은 배가된다. 결국 이 민요는 불의와 외…

    •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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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바인의 그리스도[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6〉

    홀바인의 그리스도[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6〉

    서구의 예술가들은 예수의 죽음에 집착했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엘 그레코,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은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의 마지막 모습을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형상화한 ‘피에타’가 많은 이유다. 그러한 예술품…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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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으로 빚은 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5〉

    구름으로 빚은 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5〉

    상상의 힘으로 세상을 따뜻하고 순수하게 만드는 예술작품이 있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은 모범적인 예이다. 첫 작품인 ‘구름빵’에서 시작하여 ‘달 샤베트’ ‘이상한 엄마’ ‘알사탕’을 거쳐 ‘나는 개다’에 이르는 그림…

    •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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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스토옙스키와 아이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4〉

    도스토옙스키와 아이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4〉

    ‘어른들은 아이들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백치’에서 주인공 미시킨 공작이 경험에 입각해 했던 말이다. 공작이 스위스의 어느 마을에 살았을 때였다. 어느 날, 아이들은 외국인인 그가 마리라는 여자에게 입맞춤을 하는 걸 보고 그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오해였다. 그…

    •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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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리 베이의 궤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3〉

    누리 베이의 궤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3〉

    우화에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오한 지혜가 들어 있다. 수피(이슬람 신비주의) 수도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전승되었던 우화들을 모아 펴낸 인도 출신의 작가 이드리스 샤, 그의 우화집에 나오는 부부의 이야기도 그렇다. 누리 베이는 생각이 깊고 존경받는 알바니아인이었다. 그의 아내는 …

    •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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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형을 진찰하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2〉

    인형을 진찰하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2〉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예술품이 있다.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인 노먼 록웰이 40대 후반인 1942년에 그린 ‘의사와 인형’이라는 그림이 그렇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의사가 민트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안고 있는 아이를 진맥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한의원에 가면 그러…

    •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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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만보다 더 무서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1〉

    야만보다 더 무서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31〉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쓰는 것이 야만일 수 있겠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말없이 망각하는 것은 야만일 뿐만 아니라 더 무서운 야만일 것입니다.’ 중국 작가 옌렌커(閻連科)가 2020년 ‘대산문화’ 봄호에 실린 글에서 한 말이다. 더 정확히 하면, 독일 철학자 테오도어 아도르노가…

    •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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