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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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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가 아파요[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5〉

    어머니가 아파요[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5〉

    어떤 철학자는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억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말년에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다. 그는 어머니가 생존해 있을 때 틈만 나면 옆으로 달려갔다. 옆에서 글도 쓰고 교정도 보고 책도 읽고 명상도 했다.…

    •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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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도 꿈 이야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4〉

    강화도 꿈 이야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4〉

    문학은 때로 사건을 기록하면서 거기에 감정의 기록을 덧붙인다. 조선시대의 한문소설 ‘강도몽유록(江都夢遊錄)’, 즉 강화도 꿈 이야기는 그러한 기록이다. 소설에는 열다섯 명의 여자 귀신이 으스스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새끼줄에 목이 묶여 있기도 하고, 머리가 깨지거나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

    •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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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비 월드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3〉

    럭비 월드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3〉

    한국에서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럭비 월드컵이 지난 몇 주 동안 일본에서 열렸다. 2일 치러진 결승전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예상을 뒤엎고 영국을 이겼다. 남아공은 1995년, 2007년, 2019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신기하게도 12년마다 우승을 한 나라가 되었…

    • 20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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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사과가 된 홍시[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2〉

    중국 사과가 된 홍시[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2〉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상처가 때로는 예술의 질료가 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 시인 리영 리의 경우도 그렇다. 리의 가족은 인도네시아에 반중 감정이 고조되던 1964년 홍콩과 마카오,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마주한 것도 차별이었다. 그의 …

    •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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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신자의 치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1〉

    광신자의 치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1〉

    증오와 반목이 난무하는 시대에도 화해와 공존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2015년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한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그가 특히 경계한 것은 유대인들의 광신주의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을 내치고 들어앉았으면서도 그들을 악이라고 생각하고 증오하는 광신주…

    •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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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0〉

    어머니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10〉

    어머니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미국에 온 지 20년이 갓 넘었을 때였다. 그녀는 이제 스무 살이 훌쩍 넘은 아들이 부엌에서 쌀을 씻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 너를 그곳에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큰 실수를 했다.” 아직도 옛날 일이 한스러운 모양이었다. 이렇게 일찍 죽…

    •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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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도의 색깔[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9〉

    애도의 색깔[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9〉

    누가 그렇지 않으랴만 상처에 유독 민감한 예술가들이 있다. ‘흰’을 쓴 작가 한강도 그런 예술가에 속한다. ‘흰’이 형상화하는 상처는 엄밀하게 말해 작가의 것이 아니다. 태어나서 두 시간 만에 죽은 언니와 관련된 것이니 상처는 어머니의 것이라고 해야 맞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작…

    • 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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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춤의 건축미학[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8〉

    낮춤의 건축미학[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8〉

    ‘국적 대한민국, 한국 이름 유동룡(庾東龍). 하지만 일상의 생활은 일본에 있었던 건축가 이타미 준. 한국과 일본 그 어느 쪽에서도 늘 이방인이라는 시선을 받아온 고독한 건축가. 나의 아버지.’ 자신의 이름보다 이타미 공항의 이타미와 한국 음악가 길옥윤의 윤(일본식 발음 준)을 합…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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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7〉

    아버지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7〉

    아버지는 설날이 가까워질 때마다 자신이 저축한 약간의 돈을 작은 단위의 빳빳한 지폐로 바꿔 숨겨 놓았다. 그리고 설날이 되면 아들과 딸, 조카들에게 한 장씩 나눠줬다. 그러던 어느 정월, 그는 돈을 나눠주다가 몇 장의 지폐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아들이 범인이었다…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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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아지의 슬픈 눈[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6〉

    강아지의 슬픈 눈[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6〉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슬픔은 때로 인간을 깊게 만든다. 유년시절의 슬픔은 더 그럴지 모른다. 예민한 마음에 더 단단히 자리를 잡고 더 오래 머물게 되니까. 이탈리아 비평가이자 문헌학자 안토니오 프레테가 그랬다. 어렸을 때 그의 집에는 알리라는 이름의 귀여운 강아지가 있었다. 그는…

    •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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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대나 태자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5〉

    수대나 태자의 눈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5〉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기로 유명한 태자가 있었다. 어떤 바라문(승려계급)이 그걸 악용하여 아들과 딸을 종으로 삼겠다며 달라고 했다. 태자는 거절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내어줬다. 바라문은 눈물로 범벅이 된 아이들을 끌고 가버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태자의 눈에 비…

    • 201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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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마워, 반장[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4〉

    고마워, 반장[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4〉

    여자는 훗날 유명 사진작가가 되어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반장,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뭔지 알아?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이라고.’ 조해진 작가의 소설 ‘빛의 호위’는 그 위대한 일을 한 사람들에 관한…

    •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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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의 돌멩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3〉

    아이의 돌멩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3〉

    젊은 엄마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치게 된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어느 날 그 엄마는 어린 아들이 짓궂은 행동을 하자 회초리로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이었다. 그런데 집 안에는 아이를 때릴 만한 게 없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밖으로 나가 막대기를 찾…

    • 20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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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픈 모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2〉

    슬픈 모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2〉

    시집 한가운데를 펼치면 두 편의 시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왼쪽에는 ‘어떤 피에타’가, 오른쪽에는 ‘슬픈 모유’가 있다. 하나는 시인의 슬픔을, 다른 하나는 칠레 여성의 슬픔을 표현한 시다. ‘나’의 슬픔과 타인의 슬픔의 절묘한 배치. 나희덕 시인의 시집 ‘파일명 서정시’ 얘기다.…

    •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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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러비드의 유령[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1〉

    빌러비드의 유령[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1〉

    아픈 역사는 기억하고 애도해야 치유된다. 지난주에 세상을 떠난 미국 작가 토니 모리슨은 그렇게 생각했다. 특히 그는 ‘아무도 이름을 모르고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고 전설에도 나오지 않고, 그들에 관한 노래도, 춤도, 이야기도 없는’ 흑인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려 했다. 그의 생전에 고전이 …

    •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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