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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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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실링이 남긴 상처[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0〉

    10실링이 남긴 상처[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100〉

    소년은 생일날 어머니한테 받은 10실링으로 친구들에게 한턱을 내기로 했다. 그는 가장 친한 친구 셋과 함께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크림과 초콜릿과자를 주문해 먹기 시작했다. 친구들에게 그런 호의를 베풀고 있으니 왕자라도 된 것 같았다. 그러나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루한 옷차림의 …

    •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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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의 원리[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9〉

    눈물의 원리[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9〉

    ‘나는 죽으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 참기 힘들다.’ 조선 후기 문인 심노숭(沈魯崇)이 쓴 짧은 글 ‘무덤 옆에 나무를 심으며’(新山種樹記)의 마지막 문장이다. 그가 31세에 죽은 동갑내기 아내를 그리며 무덤가에 나무들을 계속 심자, 죽으면 아무것도 모른다며 사람들이 만류했던 모양이다…

    •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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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주 대낮[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8>

    백주 대낮[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8>

    그들은 간통한 여자를 학교 운동장으로 끌고 갔다. 역사의 격랑에 휘말려 학교가 문을 닫고 있던 시절이어서 운동장은 공개재판에 알맞은 곳이었다. 여자를 끌고 간 사람들은 스무 명 남짓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의 눈에 여자는 벌레이자 독사이며 악마였다. 그들은 여자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랐…

    • 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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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자의 비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7〉

    묵자의 비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7〉

    사전은 평화를 ‘전쟁이나 갈등이 없이 평온함’이라고 정의한다. 그 평화를 사유의 핵심에 놓은 철학자가 묵자였다. 그는 비공(非攻)을 주장했다. 비공이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문제는 약육강식의 시대에 그것을 어떻게 관철시키느냐 하는 것이었다. 약자와 약…

    •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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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 살려주시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6〉

    어머니, 살려주시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6〉

    100년도 더 전에 쓰인 한글 편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글씨들이 편지를 쓴 사람의 불안정한 심리를 말해준다. ‘어머님께 올리나이다’로 시작하는 편지는 처음에는 큰 글씨이더니, 그걸로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점점 작은 글씨로 변한다. 위쪽 여백은 아예 더 작…

    •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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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고세러피, 의미치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5〉

    로고세러피, 의미치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5〉

    며칠 후면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게 될 사형수를 위해 몇 마디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정신의학자가 있었다. 교도소장의 의뢰로 죄수들에게 강연을 하고 난 직후였다. 그는 기꺼이 요청에 응했다. 그는 자신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가스실의 그림자 속에 살았다며 그때의 경험을 사형수에게 얘기…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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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4〉 라디오헤드의 플라스틱 사랑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4〉 라디오헤드의 플라스틱 사랑

    그는 1994년, 머릿속에 떠다니는 악상을 노래로 완성한 후 울었다. 영국의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가수 톰 요크가 그랬다. ‘가짜 플라스틱 나무들’이 그 노래였다. 유난히 쓸쓸한 노래를 톰 요크의 몽환적인 고음으로 듣는 순간, 우리는 저절로 그 쓸쓸함 속으로 빠져든다. 노래는 이렇게…

    •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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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3〉조제와 구미코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3〉조제와 구미코

    예술가들은 종종 다른 예술가들의 것을 빌려 창조적으로 전유한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원작자인 다나베 세이코도 그렇다. 그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을 빌려 장애와 관련한 속 깊은 사유를 펼쳐 보인다.…

    •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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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2〉살아 있는 순교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2〉살아 있는 순교

    “어미와 떨어지거든 하늘이 찢어지도록 울어라. 울어서 네가 살아 있음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만 네가 산다. 그 울음을 주께서 들을 것이고 사람의 귀가 들을 것이고 종국에는 인정이 움직일 것이다.” 김소윤의 소설 ‘난주’에 나오는 말이다. 아이를 떼어놓는 어미는 정약현(다산 정약용의 형…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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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1〉신을 부를 수 있는 특권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1〉신을 부를 수 있는 특권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도 여전히 읽히고, 미국에서는 국민시인이라 불리는 휘트먼이나 프로스트의 시집보다 더 많이 팔리는 시집.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루미의 ‘마스나비’다. 세계의 독자들이 루미의 시에 환호하는 이유는 거기에 담긴 지혜와 사랑과 위로 때문이다. 마스나비 3권에 나오는 …

    •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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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0〉핑크색 배의 위기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90〉핑크색 배의 위기

    한 척의 핑크색 배가 떠 있다. 아니, 떠 있다기보다는 번잡한 교차로 한복판에 높이 들려져 있다. 배의 옆구리에 쓰인 ‘진실을 말하라’라는 굵은 검정 글씨가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사람들이 에워싸 그 배를 보호하고 있다. 이따금 누군가가 배 위로 올라가 무슨 말인가를 한다. 유명배우 …

    •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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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9〉책임의 집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9〉책임의 집

    예술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규범이나 제도를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해체하여 그 허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에 상영 중인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후자의 경우다.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의 의미를 해체하여 재구성한다. 가족이라는 틀은 결코 무너지지 않…

    •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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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8〉상처는 약할 때 생긴다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8〉상처는 약할 때 생긴다

    우리는 이따금 예기치 않은 곳에서 역사의 상처와 마주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해군 장교였던 피에르 로티의 자전소설 ‘자두부인’은 좋은 예이다. 이 소설의 영어판 제목은 ‘일본과 한국―자두부인’이지만 제목이 암시하는 것과 달리, 240쪽 중 한국에 관한 부분은 20쪽에…

    •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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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7〉부처의 마지막 공양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7〉부처의 마지막 공양

    지난 몇천 년 동안 인류의 스승이기를 멈춘 적이 없는 부처. 그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자비를 실천했다. 그의 죽음은 보석공 쿤다가 준 음식 때문이었다. 부처는 음식을 먹더니 쿤다에게 세상 천지에 그걸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며 나머지 음식은 땅에 묻고 다른 사람들에게…

    •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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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6〉방탄소년단의 위로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86〉방탄소년단의 위로

    지난 몇 년 동안 세계인의 귀를 붙들고 좀처럼 놓아줄 기미가 없는 방탄소년단. 그들이 발표한 새 앨범에 수록된 ‘소우주’에는 별에 관한 비유가 나온다. 인간을 별에 비유하는 것은 우리에게 친숙한 수사법이다. 인간을 소우주로 표현하는 것도 친숙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니 특별할 건 없다. …

    • 20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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