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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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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의 음악[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80〉

    공자의 음악[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80〉

    자신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없으면 성인이라 불리는 사람도 판단력이 흐려진다. 음악에 대한 공자의 태도가 그랬다. 그는 악기를 타며 노래를 즐기고 노래도 만들던 음악의 장인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만 고집했다. 사마천의 ‘사기세가’를 보면 그가 얼마나 일방적…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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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미의 마지막처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9〉

    매미의 마지막처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9〉

    모든 생명은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삶에 집착한다. 그게 본능이다. 매미라고 예외가 아니다. 더 이상 날지도 못하고 나무에 매달리지도 못하는 매미는 배를 위로 향하고 땅바닥에 누워 날개를 젓는다. 하늘을 향해 배를 보이고 누웠다는 것은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의미지만 매미의 허망한 날갯짓은…

    •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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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반주 음악처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8〉

    무반주 음악처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8〉

    시작은 그리 아름다운 얘기가 아니다. 열일곱 살에 덜컥 임신한 여학생 얘기니까. 그렇게 만든 남자는 어딘가로 가고 없다.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듣자 어머니는 꼴좋다며 딸을 쫓아낸다. 무책임한 아버지는 가출하고 없다. 학생은 선생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늙은 아버지를 모시고 혼자 사…

    •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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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감도의 아이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7〉

    선감도의 아이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7〉

    발생 당시에는 트라우마가 아니지만 맥락을 이해하게 되면 트라우마가 되는 사건이 있다. 이하라 히로미쓰(井原宏光)의 ‘아! 선감도’는 그러한 트라우마의 윤리성에 관한 고마운 소설이다. 안산에 있는 선감도가 배경이다. 1942년에서 1945년까지 선감학원이 그곳에 있었다. 당시는 섬이었다…

    •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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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의 낙하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6〉

    아빠의 낙하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6〉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시인이자 반전(反戰)운동가인 윌리엄 스태퍼드의 ‘아무 때나(Any Time)’는 그런 주제를 다룬 시다. 부모는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다호의 선밸리, 소투스로 여행을 간다. 그들의 눈앞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그 모습을 …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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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진 도자기의 은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5〉

    깨진 도자기의 은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5〉

    적절한 은유로 사람을 설득하는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조앤 핼리팩스도 그러한 사람이다. 숭산 스님의 제자였고 세계적인 선사(禪師)이며 작가이자 뛰어난 의료인류학자, 그가 들고나온 긴쓰기(金継ぎ) 은유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긴쓰기는 깨진 도자기를 붙이는 일본…

    •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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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알겠습니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4〉

    네, 알겠습니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4〉

    1870년대 어느 겨울,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 주인은 무서운 눈보라를 만나 죽게 생기자 자기만 살겠다고 하인을 버린다. “저런 놈은 죽어도 상관없지. 어차피 별 볼 일 없는 놈이다. 저런 놈은 목숨도 아깝지 않을 거야. 그러나 나는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그에게 하인은…

    •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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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자라는 기적[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3〉

    문자라는 기적[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3〉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아름다우며 열매도 많다./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아니하므로 내를 이루어 바다로 흐른다.” ‘용비어천가’의 한 대목을 현대어로 바꾼 것이다. 한자어가 단 하나도 없다. “천년의 시간을 겪으며 한자 한문에 가려졌던 이 땅의 가장…

    •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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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과 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2〉

    사진과 총[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2〉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것은 그들을 침해하는 것이다.” 수전 손택의 말이다. “그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그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자기들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됨으로써” 침해한다는 거다. 모든 사진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고 사냥하듯 어떤 대상을 카메라에 담을 때 발생하는 비윤리성을 …

    •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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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끼 오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1〉

    토끼 오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1〉

    예술은 경험의 산물이라는 말이 있다. 예를 들어, 도스토옙스키의 위대한 소설들은 시베리아 유형이라는 경험의 산물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그것이 온당한 말일까. 한국이 낳은 위대한 작곡가 윤이상은 그러한 일반화가 얼마나 잔인한 말일 수 있는지를 생생히 증언한다. 그는 납치돼 고문을 당했던…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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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누라보다 아끼는 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0〉

    “마누라보다 아끼는 논”[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70〉

    윤리는 상식과 같은 길을 가다가도 때로는 갈라선다. 정지아 작가의 소설 ‘브라보, 럭키 라이프’는 그 갈라섬에 수반되는 어려움을 펼쳐 보인다. 소설 속의 아버지는 자신이 평생 일해서 마련한 논과 밭을 거의 다 팔아 치웠다. 휴가를 나왔다 귀대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막내아…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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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는 과학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9〉

    “불교는 과학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9〉

    미움이나 분노에서 선과 자비가 싹튼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달라이 라마가 그러하다. 티베트인들의 지도자인 그가 티베트인들의 적인 모택동을 애도한 것은 그래서다. 모택동이 누구인가. 중국인들에게는 “주체적인 역사를 회복시켜준 은인”일지 모르지만 티베트인들에게는 철천지원수였다. 모택동을…

    •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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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의 세계가 줄어들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8〉

    하나의 세계가 줄어들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8〉

    짧은 글에 뭉클해질 때가 있다. ‘1984’와 ‘동물농장’을 쓴 조지 오웰의 에세이 ‘교수형’이 그러하다. 생명의 의미를 성찰하는 심오한 글이다. 그가 1920년대 중반에 미얀마에서 식민지 경찰로 근무할 때 실제로 경험했던 일을 기반으로 한다. 그날은 등이 구부정한 어떤 힌두교도의 교…

    •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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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자가 없는 십자가상[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7〉

    십자가 없는 십자가상[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7〉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슬픈데 내막을 알면 더 슬퍼지는 예술품이 있다. 조각가 권진규의 건칠(乾漆) 작품 ‘십자가 위 그리스도’가 그러하다. 서른세 살의 나이에 십자가형을 받고 세상을 떠난 예수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런데 조각가는 삼베에 건칠 작업을 해 예수의 형상을 만들어 슬픔을 배가…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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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막이 사라진 죽막동[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6〉

    죽막이 사라진 죽막동[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66〉

    신화나 꿈은 집단적 무의식의 표현이다. 카를 융의 말인데 변산반도의 개양(開洋)할미 신화도 거기에 부합된다. 바다가 삶의 터전인 사람들의 무의식이 개양할미를 만들어냈다. 누군가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무의식. 바다는 풍요롭지만 늘 위험한 곳이었다. 사람들은 신화에 기대기라도 해야 살 수 …

    •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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