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너머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건…. 시골 마을 자가펌프장의 계기판과 버튼이 마치 사람 얼굴처럼 보이네요.―경북 의성군에서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 옛 노래가 생각나네요. 서핑을 배우면 바다에 누워 하늘을 볼 수 있답니다. ―강원 속초시 속초해수욕장에서
가파른 계단에 접이식 의자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작은 휴식을 선사하는 배려가 돋보이네요.―서울 성북구 369마을에서
기둥과 붙은 천장에 푸르른 나뭇잎과 구불구불 가지가 생겼습니다. 콘크리트 공간이 단번에 숲으로 변신하네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연꽃의 자비폭염 속에 활짝 핀 붉은 연꽃. “시들기 전에 꿀 가져가렴.” 꽃잎을 열어 꿀벌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네요.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돌담 빈 틈 사이로 작은 풀 하나가 솟아나 있습니다. 시멘트보다도 단단한 생명력에 햇살이 잎을 쓰다듬으며 격려합니다. ―서울 홍익대 앞에서
트럭 뒤에 장착된 파동 탐지기인 걸까요? 덮개를 조인 끈 그림자가 주름진 천에 비쳐 ‘파동’을 그려낸 거랍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에펠탑의 낭만을 함께하며 채운 사랑의 자물쇠. 사랑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으로 끝날까봐 불안을 걸어 잠그는 걸까요. ―프랑스 파리에서
저물녘 바닷가에 앉아 노을과 등대 불빛이 어우러진 자연 유화를 감상합니다. “하늘아, 바다야, 깜깜해지지 마.” ―강원 강릉 정동진에서
할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건 평생 자랑이었던 무공훈장과 평소 즐기시던 믹스커피입니다.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커피 향처럼 번져갑니다. ― 경북 안동시에서
TOILET(화장실)에서 떨어진 E를 어떤 친절한 시민이 I, L 위에 올려두셨는데… 종종 과한 친절은 헛갈림을 부른답니다.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에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누가 조약돌에 예쁜 얼굴 그림을 그렸네요. 회색 담벼락이 다양한 이야기를 담게 됐어요.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지하 주차장 입구로 들어선 제비가 매 모양 연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십년감수했겠죠? ―강원 양양군에서
이토록 깜찍한 스케이트장 낙서라니. 나중에 지우러 오겠다며 이메일 주소까지 남겼답니다. 이런 낙서라면 환영이죠.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엄청나게 내린 비만큼이나 거대한 무지개가 떴습니다. 마치 큰 시련이 지나가면 그만큼 큰 행복이 온다고 알려주듯.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