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뒤늦게 한국에 도착한 미국 해병부대가 이동 중에 육군 중대가 길가에서 야영을 준비하는 것을 보았다. 해병대 장교가 이곳은 적의 포격을 받을 위험이 있으니 산비탈로 올라가라고 조언했다. 육군 중대장은 충고를 무시했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 해병대와 육군의 차이는 경험…
인류 역사를 바꾼 발명품을 뽑으라면 총을 추천하겠다. 전문가들은 자기 영역이 중요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펜이나 붓이 총보다 더 큰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총을 지지한다. 총은 전투 방법만 바꾼 것이 아니다. 이전에 기사나 무사를 양성하려면 10년…
영국 몽고메리 원수가 추진한 ‘마켓가든 작전’은 영국과 미국의 최정예 공수부대가 모두 투입된 사상 최대 규모의 공수작전이었다. 운하가 많고 길이 좁은 네덜란드의 주요 교량을 공수부대를 투입해 점거한다. 그 다음 기갑부대를 앞세운 지상군이 진군해 단숨에 네덜란드를 가로질러 독일로 진입하…
조선 영조 때 조정에서 벽돌 논쟁이 벌어졌다. 숙종 때부터 수도 방어를 위해 강화도 요새화 사업이 진행되었는데, 새로 수축하는 성벽을 전통적인 방식인 석재가 아니라 벽돌로 쌓자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벽돌이 건축재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토질…
남북전쟁 전반기에 남군은 연승을 거두었다. 전적만 보면 우세해 보였지만 전쟁 자체는 북군이 공세, 남군이 수세였다. 공세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던 남군 사령관 로버트 리는 대담한 작전을 구상한다. 남군의 주력을 이끌고 서북쪽 펜실베이니아주의 볼티…
1740년 5월 30일 독일을 유럽의 강국으로 만들고 프로이센이 독일을 통일하는 기초를 놓은 프리드리히 2세가 국왕에 즉위했다. 그해 10월 오스트리아에서는 카를 6세가 사망하고 딸인 마리아 테레지아가 왕위를 계승했다. 같은 해 12월 프리드리히는 전격적으로 오스트리아 슐레지엔을 침공…
1944년 9월 미국 패튼 전차군단이 승승장구하며 라인강을 향해 진격할 때 진격로 위에 메스(Metz)라는 도시가 나타났다. 프랑스 북동부 로렌 지방, 독일과의 국경에 위치한 모젤강에 설립된 도시다. 1552년에 프랑스령이 됐고 다시 독일 영토가 되었다가 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 …
화약은 중국에서 처음 발명했다고 한다. 도교의 선사들이 불로장생약을 만들기 위해 유황과 초석 등을 가열하다 폭발하면서 화약을 발명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불로장생약이 인류 최대의 살인 물질이 됐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화약과 관련된 또 하나의 아이러니가 있다. 화약 제조법을 …
미국 남북전쟁 당시 기병대의 능력은 남군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로버트 리 장군의 총애를 받았던 잽 스튜어트의 기병대는 전술 능력에서 북군 기병대를 농락하며 신출귀몰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전쟁 후반에 가면 북군도 기병대 능력이 일취월장해져 스튜어트를 격파하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20세기에 벌어진 세계대전은 지구상의 전 대륙을 전쟁으로 몰아넣었다. 동시에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를 땅과 바다에서 하늘과 바닷속으로까지 확대했다. 바닷속 전투의 주인공인 잠수함은 20세기의 전쟁사를 바꾼 놀라운 병기가 되었다. 지금도 잠수함은 가장 비밀스럽고 공포스러운 존재다. 그…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시작될 때만 해도 아테네가 패배할 것 같지는 않았다. 스파르타의 전사들이 워낙 강력해서 단기간에 스파르타를 굴복시킬 수는 없었지만 경제력, 전략적 구도 등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장기적, 거시적 지표들은 아테네를 가리키고 있었다. 더욱이 스파르타의 장점이라는 백병전 …
전국시대가 마지막을 향해 치달을 때다. 진나라의 명장 백기는 기원전 262년 장평에서 조나라 군대에 대승을 거두었지만 항복한 포로 40만 명을 학살했다. 과장된 숫자겠지만 충격적인 대량 학살이었음은 분명하다. 백기는 나중에 모함을 받아 죽게 됐다. ‘내가 무슨 죄를 지어 이런 억울한 …
중국은 6·25전쟁에서 자신들이 세계 최강의 미군에 승리했다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세계 최강 미군을 웃음거리로 만든 군대는 북한군이 먼저였다. 한국 땅에 처음 발을 디딘 미군은 일본에 주둔하던 주일미군이었다. 자신들의 목적은 경찰 임무이며 미군이 한국에 왔다고 하는 순간 전쟁은 끝…
아무리 난공불락의 성이라도 약점은 있다. 성의 설계도를 펴놓고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 시대를 살았던 군인이라면 모두가 안다. 바로 배수구다. 모든 성은 배수로가 필요하다. 배수하지 못하면 성벽이 수압을 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릴 테니 말이다. 성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개천이 …
임진왜란 초기의 일이다. 조선 조정은 왜군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고민했다.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하면서도 왜군의 대략적인 병력도 몰랐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면 명나라가 원군을 보내려고 해도 왜군의 세력을 모르니 얼마나 파병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왜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