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마르셀 뒤샹은 목수를 시켜 작은 크기의 프랑스식 창을 만들었다. 창문에는 유리 대신 검은 가죽이 덧대어져 있어서 무용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도대체 뒤샹은 왜 이런 창을 만든 걸까? ‘신선한 과부’라는 생뚱맞은 제목은 또 뭘 의미하는 걸까? 뒤샹은 20세기 미술에 가장…
하얀 얼굴의 소녀가 화면 밖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머리에 쓴 가발에는 하얀 나비 리본들이 잔뜩 달려 있다. 장식도 과하고 무게도 상당해 보인다. 큰 가발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아이의 이름은 마리아 테레사. 스페인 펠리페 4세의 딸이다. 어린 왕녀는 왜 저리 무거운 가발을 쓰고 있는…
태어난 모든 생명은 언젠가는 죽는다. 이 뻔한 사실을 모를 리 없건만, 막상 죽음이 다가오면 누구나 두렵기 마련이다. 핀란드 화가 알베르트 에델펠트는 25세 청년 시절,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렸다. 게다가 이 그림을 파리 살롱전에 출품했다. 이국의 젊은 화가는 왜 하필 죽음을 주…
침팬지들이 국회의사당을 장악한 이 그림. 영국을 대표하는 그라피티 화가 뱅크시의 대표작 중 하나다. 길이가 4m에 이르는 거대한 유화로 2019년 경매에서 약 150억 원에 팔리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뱅크시는 왜 하필 침팬지를 그린 걸까? 이 그림은 어째서 그리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비운의 천재 화가로 불리는 빈센트 반 고흐. 가난과 광기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그는 평생 딱 한 점의 그림을 팔았다. 모두가 외면하던 고흐의 작품을 기꺼이 구매한 이는 바로 벨기에 화가 안나 보슈다. 보슈는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국의 무명 화가 그림을 어떻게, 왜 수집한 걸까?…
앤디 워홀은 코카콜라, 캠벨 수프캔, 브릴로 상자, 매릴린 먼로 등 미국을 상징하는 상품이나 스타를 그려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가 됐다. 1972년 그는 처음으로 정치적인 작품을 제작했는데, 바로 마오쩌둥의 초상화였다. 항상 정치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던 그가 왜 갑자기 중국의 정치인을 …
이카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테네의 발명가 다이달로스의 아들이다. 밀랍과 깃털로 만든 날개를 달고 태양 가까이 날아오르다 추락했다. 순리를 거스르는 과도한 욕망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은 이카로스의 이야기는 후대에 많은 문학가와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줬다.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화…
검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푹신한 암체어에 편하게 앉아 있다. 배경도 의자도 모두 빨간색이라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하얀 피부를 가진 소녀의 얼굴은 무표정하지만, 화면 밖을 응시하는 눈빛은 편안해 보인다. 도대체 이 소녀는 누굴까? 윌리엄 체이스는 19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작업대 위에는 다려야 할 세탁물이 놓여 있다. 19세기 파리의 여성 세탁부를 그린 이 그림은 툴루즈로트레크의 초기 대표작이다. 귀족 가문 출신의 화가는 왜 신분이 낮은 노동자 계층 여성을 모델로 그린 걸까? 툴루즈로트레크는 남프랑스…
외눈박이 거인이 바위산 뒤에 숨어 있고, 꽃이 핀 산비탈에는 나체의 여인이 누워 있다. 이 인상적인 그림은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의 말년 대표작이다.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기괴하게 큰 거인의 눈이다. 위협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불안해 보이기도 하는 눈빛이다. 거인에게는 과…
인생은 힘들면 힘들수록 웃음이 필요하다. 빅토르 위고가 한 말이다. 위고보다 200년을 앞서 살았던 화가 유딧 레이스터르도 같은 생각을 했던 듯하다. 그녀가 20세 때 그린 그림에는 웃는 남자가 등장한다. 웃는 초상화가 드물던 시절, 그녀는 왜 웃는 남자를 그린 걸까? 레이스터르는 …
세상에는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삶과 죽음, 낮과 밤, 승자와 패자처럼 말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반대의 속성을 가진 대상을 한 화면에 동시에 그려놓곤 했다. 그의 말년 대표작인 ‘빛의 제국’에서도 낮과 밤이 동시에 존재한다. 화가는 왜 이런…
검은 옷에 검은 우산을 쓴 여자아이가 정면을 응시하고 서 있다. 수심 가득한 눈빛과 발그레한 볼에서 경계심과 불안감이 느껴지지만 꼭 다문 입술에선 단단함도 읽힌다. 이 인상적인 초상화는 19세기 말 파리에서 활동했던 우크라이나 출신의 마리 바시키르체프가 그렸다. 그림 속 소녀는 대체 …
깜깜한 밤을 배경으로 벌거벗은 남녀 한 쌍이 누워 있다. 이들이 누운 곳은 편안한 침대가 아니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바다 같기도 하고, 밤하늘의 구름 위 같기도 하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남자 품에 안겨 편히 눈을 감고 잠들었다. 반면, 남자는 근심이 있는지 뜬눈…
정사각형 캔버스 위에 빨강, 파랑, 노랑 색면과 다섯 개의 검은 직선이 그려져 있다. 이 단순한 그림은 추상미술의 선구자 피터르 몬드리안의 대표작이다. “이 정도는 나도 그리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래봬도 미술사를 빛낸 위대한 걸작이다. 참 쉽게 그린 것 같은데 왜 명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