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이나 행동 등의 차이로 갈라진 집단을 ‘파(派)’라고 한다.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등 미술사에는 여러 화파가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애시캔파(Ashcan School)도 있었다. 예술가 집단의 이름이 ‘재떨이파’라니! 이 인상적인 이름은 조지 벨로스의 그림에서 유래했다. 세 명의…
임신부로 보이는 여성이 알몸으로 포즈를 취하고 서 있다. 엉덩이에는 흰 천을 둘렀고, 상체는 벗은 채 목에 호박 목걸이를 하고 있다. 요즘에야 만삭의 누드 사진이나 누드 보디 프로필을 찍는 이들이 많지만 이 그림이 그려진 시기는 20세기 초다. 게다가 그림 속 모델은 화가 자신이다. …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가면 잘생긴 말 한 마리를 만날 수 있다. 18세기 영국 화가 조지 스터브스가 실물 크기로 그린 말 그림이다. 세로 3m에 달하는 거대한 캔버스에 말 혼자 단독으로 등장한다. 기수도 없고 배경도 그려지지 않았다. 미완성 그림인 걸까? 화가의 의도인 걸까? 스터브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목이 길고 눈동자 없는 여인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초상화 속 여인도 유난히 긴 얼굴과 목을 가졌다. 나무 의자에 비스듬하게 앉은 모델은 그의 아내 잔 에뷔테른이다. 눈동자 없는 푸른 눈 때문일까. 왠지 무기력하고 우울해 보인다. 화가는 아내를 왜 이런 모습으로 …
좋아하는 일에 몰입한 사람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19세기 독일 화가 카를 슈피츠베크는 고풍스러운 도서관에서 독서에 몰입 중인 노인을 그렸다. 그는 대체 누구고, 무슨 책이기에 저리 집중해서 읽고 있는 걸까?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슈피츠베크는 원래 약사였지만 유산을 물려받…
앙리 루소가 그린 정글 풍경화다. 폭풍우가 내리치는 날, 호랑이는 번개 때문인지 먹잇감을 덮치기 위해선지 몸을 한껏 낮추며 앞으로 향하고 있다. 동그란 눈을 크게 뜬 맹수는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무엇을 쫓고 있는 걸까? 파리시 세관원이었던 루소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49세에 은…
나이 50세를 가리켜 지천명이라 부른다. 하늘의 명을 알아 세상 이치를 깨닫게 되는 나이란 의미다. 메리 커샛도 쉰 살이 되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그 덕에 용기 내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주제의 그림에 도전할 수 있었다. 과연 그 도전은 성공했을까? 커샛은 프랑스 인상…
성모와 아기 예수는 중세 초기부터 미술가들에게 인기 있는 주제였다. 인자하고 자애로운 어머니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기를 사랑스럽게 품에 안거나 돌보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한데 막스 에른스트는 전혀 다르게 그렸다. 세상에! 성모가 아기 예수를 때리고 있다. 대체 화가는 …
성서에 등장하는 인류 최초 부부는 아담과 이브다. 신에게 복종하지 않을 자유를 가졌던 그들은 결국 죄를 짓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타락과 원죄의 상징이 된 아담과 이브는 오랫동안 서양미술의 단골 주제였다. 20세기 화가 파울 클레도 이 커플을 그렸다. 그런데 그가 그린 커플 이미지는…
눈 내리는 광장에 알몸의 젊은 여자가 죽어 있다. 오른쪽엔 십자가가 세워져 있고, 창을 든 병사가 그 앞을 엄호하고 있다. 배경에는 마을 사람들이 보이고, 땅에 내려앉은 비둘기 떼가 죽은 여자 주변을 맴돌고 있다. 도대체 이 여성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스페인이 로마제국 통치하…
메디치 가문은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후원해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특히 산드로 보티첼리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가장 많이 받은 화가였다. 올해 1월 그의 초상화 한 점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9220만 달러(약 1089억 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도대체 그림 …
죽음만큼 확실한 것이 있을까. 이유와 시기가 다를 뿐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죽는다. 그렇다고 모든 죽음에 애도가 따르는 건 아니다. 19세기 영국 화가 브리턴 리비에르가 그린 이 그림 속엔 죽은 자만 있고 애도하는 자는 없다. 개 한 마리만 있을 뿐이다. 왜일까? 빅토리아 시대에 활…
1943년 독일 나치는 유대인 없는 베를린을 선포했다. 반유대주의를 표방한 뉘른베르크법이 발표된 지 8년 만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유대인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악착같이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있었다. 화가 게르트루데 잔트만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1893년 베를린의 부유한 유대인…
서양 미술에는 웃는 초상화가 드물다. 모델이 장시간 웃으며 포즈를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한데 이 그림 속 여인은 너무도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상기된 볼과 빛나는 눈에선 기쁨과 행복이 묻어난다. 검은 베일을 쓰고 있는데도 미소가 가려지지 않는다. 그녀는 대체 누구기…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이 목 잘린 남자의 머리채를 잡고 서 있다. 짙은 어둠 속에 감춰진 다른 손에는 칼이 들려 있고, 나이 든 하녀가 뒤에서 그녀를 보고 있다. 한눈에 봐도 그녀는 적장의 목을 베 조국을 구한 이스라엘 영웅 유디트다. 한데 그림 속 유디트는 용감한 영웅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