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귀스트 로댕은 58세 때 완성한 오노레 드 발자크 조각상 때문에 정치적 위기에 빠진다. 지금은 ‘가장 위대한 19세기 조각’이라는 평을 듣지만 당시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주문자에게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민감한 정치 스캔들에도 휘말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막대한 빚을…
‘개 팔자가 상팔자’는 주인 잘 만나 호화롭고 평안하게 사는 개를 부러워할 때 쓰는 말이다. 삶이 고되고 고생스러울 때 넋두리로 내뱉는 말이기도 하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알프레드 드드뢰의 그림에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개가 등장한다. 배불리 먹고 마신 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
피노키오는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발표한 동화 속 주인공이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이 나무 인형 때문에 긴 코는 거짓말의 상징이 되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1940년대 중반부터 긴 코를 가진 인물 조각들을 제작했다. 지독한 거짓말쟁이를 표현한 걸까. 동화 …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다. 특히 정치인이나 연예인처럼 대중의 관심과 지지로 사는 사람들은 이미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 16세기 영국 왕 헨리 8세도 이미지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당대 최고의 화가에게 초상화를 의뢰했다. 17세기에 소실됐는데도, 이 초상화는 가장 유명한 영국 군주…
앙리 마티스가 이 그림을 파리에서 처음 공개했을 때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극소수를 제외하곤 마티스에게 우호적인 평론가들조차도 혹평을 쏟아부었다. 그중 한 평론가는 형편없는 작품이라고 실망하면서도 이 그림을 구매했다. 이유가 뭐였을까? 1900년대 초부터 새로운 기법 실험에 몰두했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크리스토와 잔클로드 부부의 꿈이자 마지막 작품이 실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리의 상징 에투알 개선문을 은색 천으로 통째로 감싸는 프로젝트로 9월 18일 완성됐다. 이미 작고한 부부 예술가의 꿈은 어떻게 실현될 수 있었을까? 왜 하필 개선문이었을까? 1806년 나…
보름달이 뜬 밤, 한 여인이 사막 한가운데 잠들어 있다. 손에 지팡이를 들었고, 옆에는 만돌린과 질그릇 물병이 놓여 있다. 덩치 큰 사자가 다가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어 살짝 긴장감이 감돈다. 여인은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가로 2m가 넘는 이 거대한 그림은 초현실주의 아버…
용혜원 시인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고 했다.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카유보트는 그림에 더 목말랐던 듯하다. 그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을 즐겨 그렸다. 빗방울과 강물을 사랑했고, 뱃놀이를 즐겼다. ‘이에르, 비 효과’는 그가 사랑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파리…
난관에 빠지면 구세주를 기다리기 마련이다. 2017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가 약 5000억 원에 팔리며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했다. 살바토르 문디는 구세주를 뜻하는 라틴어다. 구매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으로 그림을 신생 미술관 루브르 아부다비에 전시할…
죽음보다 더한 공포가 있을까.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해안가 말뚝에 묶여 있다. 밀물 때가 되면 찬 바닷물이 서서히 차올라 그를 집어삼킬 것이다. 도대체 그는 누구고, 왜 이렇게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 것일까? 그림 속 여성은 17세기 스코틀랜드 위그타운에 살던 마거릿 윌슨이다. 스…
1819년 파리 살롱전은 그림 한 점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역사나 신화 속 영웅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일어난 조난사건을 다룬 작품 때문이었다. 메두사호의 비극을 생생하고 비참하게 그려낸 이 그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도대체 메두사호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816년 7월 2일…
새 신부가 생애 첫 스튜를 만들기 위해 부엌에서 양파를 까고 있다. 테이블 옆에는 손질할 채소가 잔뜩 쌓여 있고 냄비도 그리 크지 않은데, 계속 양파만 깐다. 어찌나 눈이 매운지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가사도우미는 어리둥절해하며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다. 신부는 왜 양파만 다듬고 있…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만들어내는 쓰레기양은 얼마나 될까? 그걸 버리지 않고 6개월 정도 모은다면?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실험한 예술가 듀오가 있다. 바로 영국 현대미술가 팀 노블과 수 웹스터. 이들은 직업 정신을 살려 자신들이 버린 쓰레기를 모아 멋진 예술작품까지 만들어냈…
기원전 5세기에 활동했던 미론은 당대 최고의 조각가였다. 그는 운동선수 조각상으로 유명했는데, 특히 ‘원반 던지는 사람’은 그리스 시대 미술의 걸작이자 올림픽의 상징적 이미지로 여겨진다. 궁금해진다. 미론은 왜 하필 원반던지기 선수를 선택한 걸까? 고대 올림픽 선수들은 진짜 나체로 경…
1950년대 미국 화가 모리스 루이스는 새로운 회화 방식과 재료를 실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시 여느 화가들처럼 그 역시 잭슨 폴록이 이룩한 추상표현주의 유산의 계승과 극복에 몰두하고 있었다. 1953년 루이스는 헬렌 프랭컨탈러의 작업실을 방문했다가 유레카를 외쳤다. 그녀의 물감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