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주와 같은 여성 영웅을 만나 평생의 친구가 되어 부부의 도리와 형제의 정을 맺고 일생을 마치는 것이 바로 나의 소원이다. 나는 원래 한 남자의 부인이 되어 남편의 통제를 받으면서 남편에게 아름답게 보이려고 화장하는 것을 괴롭게 여겼으며, 부부로서 화목하게 살아가는 삶을 원하지 않…
“도적의 손에 부질없이 죽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도적놈을 죽여서 죽어도 원수를 갚아야지. 그러자면 억지로라도 밥을 먹어서 기운을 차려야 할 일이다.” ―신돈복의 ‘학산한언(鶴山閑言)’ 길녀(吉女)는 평안도 영변에서 태어난 향관의 서녀(庶女)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삼촌 집에 …
‘진세백이 웃으며 말하였다. “오늘 밤! 우리 부부가 여기에서 조용히 원앙금침 속에서 즐거이 지내면 내일 돌아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백일이 지나도 여기서 떠나지 않을 것이오.” 그러자 하옥주가 정색을 하며 말하였다. “왕의 이 같은 이상한 행태는 경박한 무리들이나 하는 일입니다. 조…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말하자면 불타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떠났다가도 다시 오고, 죽어서도 못 잊는 것입니다. … 저승의 사람이지만 못 다한 인연을 다시 맺기를 원합니다.” ―고전소설 ‘삼한습유’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는 여인은 1814년에 지어진 고전소설 ‘삼한습…
“너는 탐라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한라산에 올라 백록담의 물을 떠 올렸다. 이제 또 금강산까지 두루 구경했으니, 삼신산(한라산, 금강산, 지리산) 중에 그 둘은 네게 정복된 셈이다. 천하의 수많은 남자 가운데 이러한 자가 있겠느냐?” ―채제공의 ‘만덕전’ 18세기를 살다간 …
“제가 비록 관상 보는 사람만큼의 안목은 없지만 이 시대 최고의 인물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그래서 이 한 몸 의탁하여 천한 이름을 씻어볼까 합니다.” ―남영로의 ‘옥루몽’ 중에서 유명인을 동경하고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현대의 ‘워너비(Wannabe)’는 고전에서도…
“별안간 칼을 들고 몸을 솟구쳐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처음에 옆구리에 끼고 있던 칼을 사방으로 휘두르자, 꽃잎이 지고 얼음이 부서져 내렸다. 다음에 칼을 둥글게 모으자, 눈이 녹고 번개가 번쩍였다. 마지막에는 훨훨 비상하여 고니처럼 높이 오르고 학처럼 날아올랐다.” ―안석경의 ‘검녀’…
“여자의 일생은 남편에게 달려 있으니, 시집을 잘못 가면 원망이 매우 클 것입니다. 큰길가에 높은 누각 한 채를 지어 주시면…. 두목지(杜牧之)같이 잘생기고, 이태백(李太白)같이 문장을 잘 지으며, 왕희지(王羲之)같이 글씨 잘 쓰고, 정자산(鄭子産)같이 지혜로워, 훗날 높은 관직에 오…
“머리털은 희끗희끗하나 마음은 소년이고/푸른 물은 출렁거리며 세월을 옮겨놓는다./평생 스스로 남아의 뜻이 있으되/다만 안방 가운데 여인네 머리쓰개 쓴 것을 탄식하노라.” ―‘기각한필(綺閣閒筆)’의 우음(偶吟) 기삼(其三) 중에서 19세기 중반을 살았던 매력적인 여성 ‘기각(綺閣)…
“그대는 일이 돌아가는 형세를 모른다. 우리는 국가의 중대사를 맡았고, 그대는 이미 내 수하에 있다. 그대가 법을 어겼다면 어찌 부부의 의리에 구애되어 군법을 어지럽히겠는가? 그대가 나를 하찮게 여기는데 나 또한 그대 같은 장부는 원하지 않는다.” ―고전소설 ‘정수정전’ “수나…
“아아, 이익을 탐하는 폐단이 끝내 예의염치를 돌아보지 않고 인륜을 저버리는 데까지 이르렀으니 참으로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조선 문신 송지양(1782∼1860)이 ‘다모전(茶母傳)’을 마치면서 외친 말이다. 다모는 보통 관아에서 잔심부름을 하거나 연회에서 흥을 돋우는 존재…